카테고리 없음

시간관리, 낮잠 & 독서계획

카잔 2013. 9. 2. 15:04

 

1.

오늘은 더블엠이 있는 날. (더블엠은 격주 월요일마다 갖는 와우스토리연구소의 아침모임.) 오랜만에 피터 드러커의 책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를 들고 나갔다. 9월과 10월의 더블엠 주제가 시간관리이고, 책의 여덟 챕터 중 하나는 시간관리를 다뤘기에.

 

지하철에서 책을 펼쳤다. 이미 읽은 부분이라 밑줄이 많이 그어져 있었다. 모임을 어떻게 진행할지를 생각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나는 종종 그간 읽어온 책 중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책을 살핀다. 읽기 위함이 아니라 머릿 속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책을 읽으며, 내가 대부분의 내용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음을 느꼈다. '아이, 새로운 내용을 알고 싶은데' 하는 생각도 잠시, 지금까지 삶으로 실천하여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닌 '삶으로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누군가에게 전달할 때에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으로 실천했고, 실천하면서 이해했고, 이해한 것들로 누군가에게 강의를 했다. 이런 과정이 책을 오랫동안 생생히 기억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경영학을 공부할 때에도, 자기경영의 비결을 배우는 데에도 드러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 고마운 드러커 아저씨.

 

문득, 그가 세상을 떠난지 8년이 지났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드러커는 2005년 11월 11일에 운명을 달리 했다. 96번째 생일을 9일 앞둔 날이었다. 내게 특별한 존재였기 때문일까? 이런 날짜들이 모두 기억이 난다. 스티븐 코비가 떠난 날은 모르는데. 8월 26일이던가?

 

스티븐 코비와 피터 드러커는 내가 존경하는 작가들이다. 이제는 고인이 된 분들. 두 분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지닌 찰스 핸디는 2013년 7월 25일에 여든 번째 생일을 맞았다. 그가 아흔 번째 생일을 맞이하게 될까? 모를 일이다. 그랬으면 좋겠다.

 

내가 몸담은 분야에서 가장 존경하는 작가는 구본형 선생님이다. 그는 올해 세상을 떠나셨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누구나 언젠가는 떠난다.  이러한 사실들을 외면하거나 피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어두운 면들을 피한다. 그것이 영화든, 소설이든, 인생이든.

 

피하면 지혜로부터 멀어진다. 우리가 언젠간 죽는다는 사실과 시간의 속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시간의 소중함과 한번 뿐인 인생에 대한 감사함에 절절히 젖어들수록 시간관리를 잘 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허망함이나 무상함에 빠지지 않고서 말이다.

 

시간관리는 시간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을 갖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이것이 오늘 더블엠의 주제다. '인식'의 전환을 위해 필요한 이야기들을 생각하며 강남역으로 향했다. 월요일 아침, 7시까지 도착하는 일은, 때론 귀찮지만 와우들에게 의미와 힘이 되니, 내게 기쁜 일이다.

 

2.

어젯밤엔 3시간 밖에 못잤다. 그럴만한 일이 있었다. 오전까지는 멀쩡했지만, 오후엔 졸음이 몰려왔다. 10분 동안 낮잠을 잤더니 나아졌다. 낮잠은 정말 멋지다. 한번은 고작 2분을 잤는데 피로가 싸악 가셨던 적도 있다. 와우 8기들과 대부도로 MT를 가면서의 일이었다. 차가 밀렸고 운전자인 난 졸음이 왔다. 휴게소에서 잠시 잤는데, 그게 2분이었다.

 

나는 15분은 잤다고, 최소한 10분은 잤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2분이었다. 나도 놀라고 옆에 있던 와우도 놀랐다. 아니, 그는 내가 얼마나 단잠에 빠졌는지 모르니 나만큼 놀랄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낮잠은 효과적인 에너지 관리의 도구다. 낮잠, 자기경영서를 쓸 때 꼭 포함하고 싶은 주제다. 렘수면의 최신 연구 결과를 반영한 효과적인 수면법과 함께.

 

3.

이번 달에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조르바 원고를 위한 책도 읽어야 하고, 변화경영연구소의 9월 수업을 진행하기 위한 책도 읽어야 한다. 수업 준비를 위한 책은 4권의 자서전이다. 칼 구스타프 융,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버트런트 러셀 그리고 김구 선생.

 

다시 읽는 책도 있고 처음 읽는 책도 있다. 나의 느린 독서 속도와 산만하게 이책 저책을 읽는 습관을 감안하면 네 권을 모두 읽을 확률은 낮다. 그러면서도 나는 또 스스로를 격려한다. 열심을 내 보시게. 조르바. 나는 얼마나 읽어낼까? 2권이라도 끝까지 읽을까?

 

와인에 대한 책도 읽으려 한다. 와인을 교양 차원에서 알고자 하는 책이 아니라,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 참고하는 책들을. 이를테면, 캐런 맥닐의 『The Wine Bible』과 로버트 파커의 『보르도 와인』을 꼼꼼히 공부해 볼 계획이다. 하반기 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