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Story/즐거운 지식경영

K-F-C의 비밀을 알라~!

카잔 2007. 4. 24. 09:44



책은 결코 시시하지 않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 중 어떤 이들은 책에 있는 내용은 시시하거나 실용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책의 내용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거나 현실적이지 않으니 진짜 지식은 삶을 통해 체득되죠”라고 덧붙인다. 오늘 글에서는 이러한 생각에 대한 나의 주장을 말하고자 한다.


나는 책과 더불어 살아가기 시작한지 10년쯤 되는 초보 독서가이다. 지난 번 글에 언급했듯이 내가 소유하고 있는 단행본과 잡지들은 4,000여권에 이른다. 일주일에 2~3번은 서점에 들러 책들과 시간을 보내고, 책을 소개하는 모든 활자 매체를 사들인다. 그래서, 언제나 책을 소재로 한 대화에서는 할 말이 많다. 내가 이렇게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좋은 책은 사람을 제대로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그 책은 사람이 만들었기에 나는 좋은 책을 지은 저자를 존경하고 좋아한다.


내 인생은 20대 초반에 두 번의 큰 변화를 겪었다. 그 두 번의 변화는 긍정적이면서도 지속적으로 내 삶에 영향을 끼쳐오고 있다. 하나는 신앙을 가짐으로 경험한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독서 습관을 갖게 된 후 경험한 변화이다. 물론 나는 지금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에 여기서는 독서에 대한 얘기만 하겠다.

 

KFC의 비밀을 알라!

  누구나 책을 읽음으로 이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지속적이면서도 강력한 변화는 인식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 인식의 변화는 자신의 신념이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감동 또는 그 이상의 충격이 있어야 변화가 이루어진다. 나는 독서야말로 긍정적인 충격을 주는 최선의 친구가 될 수 있음을 믿는다.

 

  변화는 지(知), 정(情), 의(義)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루어지는데, 다시 말해 잘 알아야 하며(知), 그리고, 그 내용을 충분히 느껴야 하며(情), 마지막으로 행동으로 실천(義)함으로 변화가 완성된다는 말이다.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변화 단계의 첫 번째를 차지하고 있는 “잘 안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훌륭한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멋진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많으면 좋다. 게다가 탁월함에 이르기 위한 최적의 프로세스와 최고의 노하우를 알고 있다면 더욱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시도하고 도전하되, 그 전에 먼저 지식과 열정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높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땅을 밟고 서서, 자세를 낮추었다가 힘차게 뛰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하늘(이상)을 올려다보기 전에 잠깐 내가 서 있는 곳(현실)을 한 번 내려다보자는 말이다.

 

  변화의 단계는 지식 Knowing → 느낌 Feeling → 도전 Challenge 으로 이루어진다. KFC 변화의 단계라고 기억하면 된다. 도전이 마지막 단계임을 기억하라. 레밍이 아무 생각 없이 절벽 아래로 뛰어내린다고 하여 우리도 덩달아 아무런 지식과 열정도 없이 시도만 해서는 안 된다.(이 말이 완벽한 준비를 갖춘 후에 시도하고 도전하라는 말이 아님을 잘 이해하길 바란다.)

 

  세일즈맨인 당신의 판매 실적이 저조한가? 무작정 열심히 한다고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건 아니다.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방법과 태도가 있을지 모른다.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시도하여 실패했다고 해도 여전히 가능성은 남아 있음을 명심하라. 그러므로, 먼저 세일즈에 대한 지식을 갖추라(knowing). 그 지식이 당신에게 열정을 가져다 줄 것이다(feeling). 그런 다음 다시 도전해 보라(challenge). 첫 번째 단계인 지식을 갖추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세일즈에 대한 탁월한 저서를 읽는 것이다. 이를 테면, 세일즈맨 출신의 세계적인 컨설턴트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저서 『세일즈 수퍼스타』나 『판매의 원리』등이 있다. 나는 『세일즈 수퍼스타』를 보았는데, 읽는 내내 감탄을 하며 보았다. 그래서 선후배 몇 명에게 선물을 했었는데, 그들 역시 무릎을 치며 보았다고 한다. 그 외에 프랭크 베트거의 『실패에서 성공으로』나 토드 던컨의 『하이 트러스트 셀링』도 아주 훌륭한 책이니 세일즈맨들은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책을 보라! 답이 보인다.

 

  KFC 변화의 단계는 세일즈를 잘 하는 방법과 같은 실용적이고 뭔가 눈에 보이는 것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다시는 꼴도 보기 싫은 사람을 용서하는 것, 용서함으로 자유를 누리는 법처럼 삶의 지혜에 관한 것도 KFC를 거쳐 이루어진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용서하려면 용서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용서에 대한 올바른 지식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는다. 용서만이 악순환의 고리를 끓을 수 있다.
- 용서할 때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자신을 용서함으로 자신의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고, 타인을 용서함으로 그와의
  증오의 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진다.
- 용서는 공평한 것이 아니다. “내가 잘못한 게 아닌데, 내가 왜 먼저 다가가야 해?”라고 말한다면, 결코 용서할 수 없다.
  용서는 분명 불공평하지만, 용서는 우리에게 치유와 회복, 그리고 자유를 선물해 준다.
- 반복적으로 용서를 다짐하고 실천해야 한다. 용서는 삶의 방식이다. 이 말은 그냥 머리로 용서한다고 해서 다 끝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완전한 자유를 느낄 때까지 몇 번이고 용서를 반복해야 한다.

 

  이처럼 용서에 대한 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리고 그 지식이 정확할수록 용서가 진정 나를 이롭게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용서하려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하면 비로소 변화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나는 용서에 대한 지식의 50% 이상을 책에서 얻었다. 나머지 50%는 삶에서 실천할 때 생기는 갈등, 어려움 등을 극복함으로 얻게 된다. 나는 용서에 대한 선지식이 있었기에, 용서해야 하는 상황에서 진정 용서함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책에서 얻는 지식이 완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이유가 바로 삶에서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책에서 얻는 지식이 완전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주 중요한 얘기이므로 다음에 자세히 언급하려고 한다.)

 

하지만, 시시한 책들도 많다

 

  오늘의 글에서는 무엇보다 Knowing의 중요성을 강조하려고 한다. 모든 발전과 긍정적 변화의 정도는 지식(Knowing)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정확한 지식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의미 있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 싶다면 인생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많아야 한다. 이 말은 죽음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사람들과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우리 인생사에 대한 폭넓고 올바른 신념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죽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보다 의미 있는 인생을 살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일찍이 파스칼은 그의 저서『팡세』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필멸성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영원히 산다고 착각하는 어리석음을 지적한 바 있다. 죽음과 인생의 의미에 대하여 사색할 수 있는 좋은 저서들을 몇 권 소개하면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인생이 내게 준 선물』등이 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룬 분야는 너무나 폭넓어서 오늘 언급한 용서라는 주제에 대한 좋은 책 몇 권만을 소개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언젠가 내가 상실감에 지쳐 쓰러졌을 때가 있었는데, 그 때에 『당신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힘을 어디서 얻는가』,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 그리고 프레드 러스킨의 『용서』등의 책들을 읽으며 용서하는 삶에 대해 큰 배움을 얻었다. 기독교인들이 계신다면, 맥스 루케이도의 『예수님처럼』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자, 그렇다면 바로 당신에게 큰 도움을 줄 책은 무엇이란 말인가?
자신에게 큰 도움을 주는 책을 찾는 건 정말 중요하고도 쉽지 않은 문제이다. 중요하다고 말한 이유는 책을 읽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당신의 인생이 중요하듯 당신의 시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당신의 인생을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시간을 아껴라. 인생은 곧 시간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이왕이면 보다 탁월한 책을 읽어 기회비용을 최대한 낮추어야 한다. 우리 인생이 아무리 많이 남았다 하더라도 낭비할만한 시간은 단 1분도 없음을 명심한다면 책 선별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내가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한 이유는 탁월한 책을 찾는 데에는 지식과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갓 독서의 세계에 입문한 사람들이 아무런 도움 없이 서점에서 탁월한 양서를 고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분은 먼저 “서점에 있는 책들 중에 90%는 읽으면 손해 볼 책이고, 9%는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유익한 책이며, 1%는 구입하여 두고 두고 볼 책이다”라는 생각을 가지시라. 사실, 나는 처음 이러한 생각을 했을 때, 펄쩍 뛰면서 고개를 저었다. 책 한 권 한 권에 들어간 저자의 수고를 생각한다면 어찌 90%의 책들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단 말인가! 책 예찬론가로서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들렸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광화문 교보문고에 한 번 가 보라. 책이 얼마나 많은가? 보유장서 수를 듣긴 들었는데 기억나지 않으니 필자의 모교인 경북대학교에 150만권의 장서가 있다는데, 그 예를 들어보자.
나는 독서가나 출판업 관계자가 아닌 일반인들은 1년에 좋은 책을 12~24권 정도만 읽더라도 영향력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좀 욕심을 내어 한 개인이 1년에 50권의 책을 읽는다고 가정해 보자. 10년이면 500권, 50년이면 2,500권의 책을 읽게 된다. 실로 엄청난 양이다.

 

  그런데, 이 수치는 경북대학교 장서의 1%가 채 못 된다. 150만권의 1%는 1만 5천권이다. 1년에 50권씩 꾸준히 50년을 읽어도 경북대학교 도서관에 있는 책들의 0.16%밖에 읽지 못한다는 것이다. 독서의 효용을 깨달은 사람이 절실히 느껴야 할 것이 바로 이 0.16%라는 상징적인 숫자이다. 경북대학교에 세상의 모든 책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지금까지 발간된 책까지 모두 따진다면 수치는 더욱 낮아질 것이다. 필자가 서점의 1%만이 구입할 만한 책이고, 9%만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한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나도 제한적이라는 명백한 사실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떤 책을 읽을 것이냐, 라는 문제의 해답은 꼭 읽어야 할 9%의 책을 보라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 서점에 있는 책들 중에 1%에 해당되는 책을 사라는 얘기다. 물론 9%와 1%는 상징적인 수치다.

 

  나머지 대다수를 차지하는 90%의 책들 중에도 재미있고 유익한 책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탁월한 저서들에 비하면 시시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 파커 팔머의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윌 듀란트의 『철학이야기』, 모티머 애들러의『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제임스 패커의 『하나님을 아는 지식』, 고든 맥도날드의 『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피터 드러커의『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하워드 진의『달리는 기차위에 중립은 없다』, 구본형의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지그 지글라의 『정상에서 만납시다』, 배르벨 바르데츠키의 『여자의 심리학』, 정재승의『과학 콘서트』, 진중권의『미학 오디세이』등의 책들은 그 분야에서 명성을 날리는 책들이다. 이런 책들이 바로 같은 분야의 다른 도서들을 시시하게 만드는 명저인 것이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거의 모든 것의 역사』,『시크릿 하우스』,『리더십 챌린지』,『대담』, 신영복의『강의』등도 수작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글을 정리하려 한다. 책을 통해 지식을 쌓아가시라. 우리에게 어떤 과제가 주어졌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관련도서를 찾아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다. 이 과정이 탁월함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모든 책이 탁월한 것은 아님을 깨닫고, 보고 또 봐야 할 1%의 도서를 찾아 나서라. 그런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상상하지도 못했던 깊은 지식과 지혜가 당신을 만나줄 것이다. 알베르 카뮈는 그의 스승이 쓴 책의 서문에 “아껴서 조금씩 조금씩 읽을 좋은 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인생의 행복”이라고 썼다. 소설가 김이연 씨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만난 것을 삶의 행복으로 여길 만큼 나에게는 소중한 책”이라고 말했다. 나는 달라스 윌라드의 『하나님의 모략』을 읽다가 ‘우와! 이 책이야말로 내가 찾던 책이고 나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책이다. 평생 내 곁에 두고 적어도 3번은 완독해야지’라고 다짐했다. 이 다짐을 하며 참 즐겁고 기분 좋았었는데, 알베르 카뮈는 이런 흐뭇함을 인생의 행복이라고 표현한 것 같다. 이번 주말에는 당신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책 한 권을 만나기 위해 서점나들이를 하시는 건 어떨까?

 

[PS] 많은 책의 제목을 나열하면서 적지 않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글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굳이 제목들을 일일이 언급하려고 노력한 것은 실제적인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를, 더 나아가 실제로 구체적인 몇 권의 희망도서를 건질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본인의 관심사와 수준에 따라 추천도서 목록은 달라질 터이니, 책 추천을 원하시는 분은 최근에 읽었던 책들과 본인의 관심분야 등의 정보를 제게 메일 주시면 회신 드리겠습니다.


cleopootra    매일 만화 캐릭터(?)로만 얼굴을 접하다가, 실제 사진을 보니 반갑네요!!
                  보보 선생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음 독서강연은 언젠가요? ^^

yjsjhappy    리더십 웹진에서 발행되는 '보보의 내 삶의 여유'를 대할 때마다 독서의 욕구가
            더욱 강해짐을 느낍니다. 글을 읽고 난 뒤, 자문해 볼 수 있는 생각의 여백까지 주시다니..^^

igoodi    경제, 경영, 재테크, 부동산, 과학이 현재 저의 관심사입니다.
           메일을 드려야 하나 이게 더 빠르지 않을까 싶어. igoodi@nate.com

ym97    책벌레 보보님, "열정"은 신이주신 선물이랍니다.

chcblue    K-F-C... C(도전=실행)가 잘 되지 않고 있지만...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빛이 날때까지 시도하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yesmydream    안녕하세요? 보보입니다. 문의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하루에 2~3분에게  계속
   회신드리고 있는데, 다소 많은 분들이 메일을 주셔서 회신이 빠르지 못함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yesmydream    느리지만, 계속 회신을 드리고 있으니 메일 주신 분들은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taejava    주옥같은 책 목록을 보니 저도 추천목록 받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윗글에 있는 것 부터 다 읽고 메일 드리겠습니다. 천천히 메일 드려되 되겠지요? ^^

dlalswn    커다란 보물보따리를 찾아낸 듯한 느낌, 가슴이 벅차고 풍요로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