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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봄날을 누리기 위하여

카잔 2009. 3. 27. 10:21


"아우님, 기가 막히게 날씨가 좋네요. 오후에 반갑게 만나요."
3월 20일은 어느 형님이 보낸 문자처럼 기가 막히게 화창한 봄날이었다.
내가 기억하기에 2009년 들어 가장 좋은 날씨였다.
하늘은 밝고 맑았다. 봄햇살은 적당히 따뜻하고 적당히 시원했다.
그런데도, 이날 나는 스스로의 마음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해 서너 시간을 참 아쉽게 보냈다.
누군가를 속상하게 했고, 더불어 나도 기가 막힌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중충한 기분으로 보낸 게다.
컨트롤할 수 없는 하늘의 날씨가 이렇게도 좋은데,
얼마든지 컨트롤할 수 있는 내 마음의 날씨가 엉망이었다니...! 안타까운 날이다.

3월 17일의 날씨는 두 번째로 마음에 들었던 날이다.
아마도 날짜별로 그 날이 어떤 날씨였는지, 기억하시는 분들은 많지 않을 테지. ^^
나도 그렇다. 다만, 언급한 이틀은 날씨가 참 좋았는데 그 좋은 날을 누리지 못했기에 기억하는 것 뿐.
3월 17일은 오후에 별다른 약속이 없어서 가까운 곳에 나들이 가면 딱 좋을 날이었다.
볕이 따뜻한 어느 좋은 날이면 가야지, 하고 마음에 찍어 둔 장소가 몇 있었기에.
나는 나들이를 가지 못했다. 게으름으로 인해 미뤄 둔 일이 이었고
그런 일 중에는 그 날 업무 시간이 끝나기 전에 꼭 해야만 하는 일도 있었기 때문이다. 
훌쩍 떠나고 싶은 날에 떠나려면 일상에서 부지런하고 책임을 다해 두어야 함을 느낀 날이었다.

나는 이렇게 매일 뒤늦은 깨달음이 있는 삶이 아니라,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누군가와 더불어 웃으며 살고 싶은데...
점점 똑똑해지기보다는 점점 지혜로워져서 참 행복하게 살고 싶다.
점점 인정받기보다는 점점 평온해져서 참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
난 지금 어떤 하나의 큰 성취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지하철역에서 사람들 지나치듯 지금 내 삶을 스쳐가고 있는 계절을 그냥 지나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일생에 한 번 뿐인 2009년 봄을 분주함 속에 그냥 흘려 버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2009년 봄날을 위한 몇 가지 결심 또는 생각을 했다. (나를 위한 조언들이다.)
-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다.
- (대부분의 경우) 신속하고 정확한 회신이 먼저다. 때늦은 정성스런 답변보다.
- 원고는 마감일 이틀 전까지 완료해 둔다. (마감일에 날씨가 좋을 수도 있으니 ^^)
- 반나절의 시간도 내지 못할 정도로 일이 긴급해지도록 놓아 두어서는 안 된다.
   (여유를 잃는 결정적 원인이다.) 
- 메일보다 전화가 효과적일 경우에는 용기(!)를 내어 전화로 해결하라.


오너라~! 화창한 날이여.
그 날엔 마음 다하여 하늘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리라
온전히 시간을 주어 새싹을 틔운 나무를 바라보고
화창함을 터트린 꽃봉우리를 바라보리라
자연의 경이로움을 바라보며
온 맘 다하여 하나님의 위대함을 찬양하리라




글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