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3

독서가에게 던지는 3가지 조언 - 『뜬 세상의 아름다움』

다산은 양계를 시작했다는 작은 아들의 소식을 듣고 써 보낸 편지에서 양계는 생업으로서 훌륭한 일이지만, 독서한 사람은 생업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고 써 보냈다. 독서한 사람은 양계라는 생업의 결과를 연구와 연결시켜 민생에 도움이 될 양계법의 저술로 이어낼 수 있어야 하고 개인적으로는 관조적인 거리를 유지하며 시정으로 승화시킬 줄 아는 여유를 지녀야 한다고 타이른다. 인생을 즐길 줄 안다는 것도 다산이 생각하기에는 인간의 중요한 조건의 하나였다. 그것이 생존의 차원을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이룩하는 '문화'의 기본요소였다. - 정약용 저, 박무영 역 『뜬 세상의 아름다움』, 태학사 일은 밥벌이의 지겨움이 아닙니다. 일은 즐거움과 의미만을 추구하는 취미와도 다릅니다. 우리에게 밥과 의미를 모두 만족시..

다산이 걸어간 '사람의 길'

"내 자식의 굶주림과 남의 자식의 굶주림을 똑같이 여겨야 할까? 그것은 위선이다. 생활에 매몰되고 말아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인정과 실정에 반하는 지나친 고상함도 ‘사람의 길’은 아니다. 내 자식의 굶주림 때문에 남의 자식의 굶주림도 구원해 주려고 노력하는 것 - 그것이 다산이 걸어간 ‘사람의 길’이었다." - 정약용 저, 박무영 역 『뜬 세상의 아름다움』, 태학사 나보다 남을 더 사랑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셨겠지요. 자기 몸을 아끼는 일은 쉽고, 다른 이의 몸을 아끼는 것은 어렵습니다. 전자는 이기적 본성을 따르는 자연스러운 길이고, 후자는 선한 의지를 발휘해야 하는 힘겨운 길이니까요. 누구나 자기 자식의 굶주림에는 고통스러워..

[여유당 기행] 아! 다산 선생님...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에 주섬주섬 여장을 꾸려 다산 생가 ‘여유당(與猶堂)’행 길을 나섰다. 하필이면 여행가는 날에 웬 비람, 하고 투정 섞인 생각이 들었다. 다산 선생님이 쓰신 책과 누군가가 다산 선생님에 관하여 쓴 책을 가방 속에 집어넣고 우산도 챙겨들었다. 마음먹은 일을 행하는 길이니 발걸음이 가볍고 기분이 좋다. 지하철에서 책을 꺼내들고 읽었다. 집에는 다산 선생이 쓰신, 혹은 다산 선생에 관한 7~8권의 책이 있었다. 그 중에 어떤 책을 넣어갈까, 하는 짧은 고민 후에 선택된 책은 『뜬 세상의 아름다움』이라는 가벼운 다산 산문집이었다. 책을 펼쳐 들었는데, 첫 장의 첫 구절이 그대로 마음에 와 닿았다. “벼르고 벼른 끝의 다산 생가 행이었다.” 하하. 저자는 여유당으로 가는 길이다. 나 역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