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2

상상력의 날개 달고 일본으로!

1. 한 장의 포스터를 보자마자 마음의 동요가 일었다. 포스터의 풍광 속으로 뛰어들고 싶었다. 언덕에 계단식으로 들어선 주택들, 그 사이로 난 도로는 내 앞까지 뻗어 있다. 짧은 스커트의 교복을 입은 여학생과 철도 건널목이 "이 곳은 일본"임을 말하고 있다. 나는 저 거리를 거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2. 사실 하나 : 짧은 스커트의 교복은 종종 어른들의 성적 상상력에 불을 지핀다. 사실 둘 : 나도 어른이다. 두 가지의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한다. 또 다른 두 가지의 사실 때문이다. 사실 셋 : 대부분의 여중생들은 (어른들의 응큼함과 달리) 순수하다. 사실 넷 : 나도 어렸을 땐 순수했지만 지금은 그것을 잃어버렸다. 순수함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나는 영화 에서 영호의 부르짖음이 떠오른다. "나 다시 ..

십대처럼 살고 싶다... (1)

11년 전, 대구역 플랫폼에서 나는 참 많이도 울었다. 친한 친구 녀석이 수원으로 떠나는 날이었다. 친구 놈은 아주대에 합격하였고 이제 공부할 짐을 싸 들고 대구를 떠나는 것이었다. 입장권을 끊어 플랫폼까지 따라 갔고 기차에 타는 놈을 떠나보내는데 눈물이 펑펑 났다. 당시에는 내가 대구와 서울을 그처럼 왔다 갔다 하며 살게 될지 몰랐다. 또한 대구를 떠나면 아주 먼 곳으로 떠나 버려 자주 만나지 못하는 줄 알았다. 세상이 얼마나 넓을지 몰랐고 그 넓은 세상을 얼마나 뛰놀며 살게 될지도 몰랐다. 그 때, 수원으로 떠났던 그 놈과 내가 함께 서울에서 살게 될지는 더더욱 몰랐다. 아마 서른이 넘은 지금은 누군가와 헤어지더라도 그런 애틋함을 가지지 못하리라. 3일 동안의 제주여중 교육을 잘 마쳤다. 많은 자원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