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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07 십대처럼 살고 싶다... (1)
11년 전, 대구역 플랫폼에서 나는 참 많이도 울었다. 친한 친구 녀석이 수원으로 떠나는 날이었다. 친구 놈은 아주대에 합격하였고 이제 공부할 짐을 싸 들고 대구를 떠나는 것이었다. 입장권을 끊어 플랫폼까지 따라 갔고 기차에 타는 놈을 떠나보내는데 눈물이 펑펑 났다. 당시에는 내가 대구와 서울을 그처럼 왔다 갔다 하며 살게 될지 몰랐다. 또한 대구를 떠나면 아주 먼 곳으로 떠나 버려 자주 만나지 못하는 줄 알았다. 세상이 얼마나 넓을지 몰랐고 그 넓은 세상을 얼마나 뛰놀며 살게 될지도 몰랐다. 그 때, 수원으로 떠났던 그 놈과 내가 함께 서울에서 살게 될지는 더더욱 몰랐다. 아마 서른이 넘은 지금은 누군가와 헤어지더라도 그런 애틋함을 가지지 못하리라.

3일 동안의 제주여중 <성공하는 10대들의 7가지 습관> 교육을 잘 마쳤다. 많은 자원봉사자 분들이 도와 주셨고, 제주교육원에서 잘 리드해 주었고, 학교 선생님의 지원이 있었다. 나는 정말 차려 놓은 밥상에서 숟갈을 뜬 것에 불과하다. (참으로 많이들 사용하여 이제는 식상한 표현이 이렇게 적절한 순간도 있네. ^^) 학생들은 3일 동안에도 정을 주었고, 마음을 주었다. 2일차 교육이 진행될 때에는 어디에서 들었는지, 3일차 교육에는 선생님의 바뀐다는 것에 마음을 쓰고 있었다.

"선생님, 정말 내일은 다른 반으로 가세요?" "응"
"안 가면 안 돼요?" "응"
"그럼 드러누워서 수업 안 받을 거예요?"
"선생님 좋아?" "네!"
"그럼 선생님이 부탁하나 해도 돼?" "뭔데요?"
"네가 나를 도와주는 거야." "네?"
"내일 오실 선생님을 정말 잘 따르면 나는 정말 기쁠 거다.
이건 정말 선생님을 많이 많이 도와주는 거야."

대답이 없다. 그네들의 마음으로는 그저 처음 만난 선생님과 함께 하고 싶으리라. 나를 포함한 8명의 선생님들이 이네들과 헤어지기 전에 한바탕 가벼운(혹은 깊은) 마음앓이를 했다. 그들은 순수했다. 한껏 자신의 마음을 주어 아쉬움이 더 컸을 게다. 싫으면 싫은 기색이 분명한 것도 가면을 쓰고 체면으로 사는 어른들은 가지지 못한 진솔함이다. 십대처럼 살고 싶은 첫번째 이유는 그네들의 순수함과 진솔함 때문이었다. 그네들은 헤어짐에 무척이나 아쉬워했다. 내가 11년 전에 가졌던 그런 애틋함을 그네들은 가슴에 품고 있었다.

교장실에서 회의가 끝날 때까지 학교를 떠나지 않은 녀석들, 문자 메시지를 보내어 선생님 나 잊으면 안 돼요.. 라고 마음을 남겨 둔 녀석들, 조심해서 올라가라고 안부를 전하는 녀석들,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나서 책상 위에 사탕, 쵸콜릿 등을 슬쩍 올려두거나 내 손에 쥐어주고, 혹은 주머니지에 던져 놓고 가는 녀석들... 이것들 모두가 그 녀석들의 애틋함이다.

다시 1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사실 이것은 시간으로의 회귀가 아니라, 순수로의 갈망이다. 나는 지금이 좋다. 하지만, 보다 진솔하고 순수했으면 좋겠다. 상처받을까봐 두려워 마음을 주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렇지는 않지만 3일 동안 10대들의 순수함을 보며 그들의 모습이 참으로 귀여웠고, 아름다웠다. 아... 10대처럼 살고 싶다!

글 : 한국성과향상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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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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