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 2

훌륭한 1인자 & 위대한 2인자

이승훈은 '행운의 금'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을 땄어도 축하할 일이고 장한 일이다. 세계 2위라 해도 얼마나 대단한 실력이란 말인가! 그러나 1위로 골인한 크라머의 실격 소식이 전해지고 이승훈은 금메달의 주인공이 되었다. 감격적이다. 동시에, '불운의 주인공'에게 관심이 간다. 아뿔싸! 그는 코스를 잘못 타는 바람에 실격 되었다. 10,000m 경주에서는 인라인, 아웃란인을 번갈아 타야하는데 순간의 착각으로 코스를 놓쳐 버린 것이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우리네 인생이었다. * 스포츠에서 Rule 을 지키지 못한 메달은 박탈 당한다. 인생에서도 Rule 을 지키지 못한 영광은 빛이 바랜다. 스포츠만큼 눈에 띄지 않는 것 같지만, 그래서 더 무서운지도 모른다. 눈에 띄지 않은 것은 계속 그렇게 살아도 ..

볼펜 한 자루와 소보루빵

라는 펜이 있다. 볼펜찌꺼기가 없고 잘 번지지도 않는 좋은 펜이다. 이런 녀석이 저렴하면 참 좋으련만 역시 비싸다. 얼마 전부터 딱 이 펜이 필요할 일이 있어 집을 뒤졌는데도 없다. 오늘 아침, 잠시 사무실을 나왔다. 펜을 사려고. 삼색볼펜도 아닌 놈을 1,600원이나 주고 사야 하지만 필요하니 어쩔 수 없다. 얼마예요? 잔돈을 챙겨갔기에 문구마트 캐시어에게 금액을 물었다. 2,200원이요. 예? 이거 예전엔 1,600원이었는데요, 라고 속으로 되물었다. 사실, 조금 큰 문구마트라 저렴하게 팔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었는데 웬걸, 내가 기억하고 있는 금액보다 600원이나 비쌌다. 녀석의 가치가 37%나 뛰어오른 것이다. 문구점을 나오면서, 녀석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녀석은 그 동안 정체되어 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