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한 시간, 마음대로 살기

카잔 2016. 4. 22. 08:30

1.

딱 30분만(!) 하고 싶은 대로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 먹고서 책상 앞에 앉았다. '블로그 포스팅'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독서'가 뒤를 이었고, '15분 수면'도 끌린다. '아! 30분으론 안 되겠구나...' 나는 큰 마음을 먹고 1시간을 나에게 선사하기로 했다. 갑자기 이마에 땀이 맺혔다. '오전에 할 일이 많은데... 이래도 되나?' 

 

나의 내면에는 삶의 여유를 앗아가는 '의무감'라는 이름의 꼰대가 산다. 귓가의 허공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스 수업 녹음 파일도 보내야 하잖아!' 1시간을 나에게 써도 오늘 일정이 시작되기 전에 녹음파일은 보낼 수 있겠다는 계산을 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 숨을 쉰다. 이 놈의 나쁜 꼰대!

 

2.

얼른 포스팅을 마무리한 후에 잠자리에 누워 책을 읽다가 잠시나마 단잠에 빠져들기! <1시간 동안 마음 가는대로 살기>를 위해 급조한 전략이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느긋해진다. 행복해진다. 나는 지금 베시시 웃는다. 나도 모르게 퍼진 미소다. 이 미소가 나의 오늘에, 평범한 일상에 퍼져가기를!

 

3.

지난 일주일은 정신없이 지냈다. 지난 주 토요일부터 오늘 금요일까지, 일정이 많았다. 토요일 새벽 5시에 출발해서 일요일 새벽 2시에 도착한 창원 플로라이팅(글쓰기) 수업, 일요일의 독서모임, 월화수 3일에 걸쳐 진행된 학습조직화 연수 참관 그리고 목요일날의 '황금빛 아테네' 수업과 뒷풀이 모임까지!

 

연수 참관하는 날에도 저녁마다 강의나 약속이 나의 남은 하루를 채웠다. 월요일 저녁엔 럭셔리 버스 '성찰' 특강이 있었고 화요일 수요일 저녁에도 늦은 밤까지 일정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오늘, 금요일 오전! 모처럼만의 '짧은' 여유다. 오늘도 11시 개인 수업, 15시 미팅, 17시 와우팀원 만남, 19시 저녁약속이 나를 기다린다.

 

4.

어젯밤은 기온이 많이 떨어졌었나? 아침 6시가 되지도 않은 시각인데, 한기를 느껴서 깼다. 머릿 속에는 밀린 일들이 떠다녔고, 애일당에는 이런저런 물건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주섬주섬 물건을 정리했다. 물을 마신 후에는 한 시간 동안 욕실을 청소했다. 깨끗한 욕실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일상이 분주하거나 마음이 어수선할 때, 나는 욕실 청소에 공을 들인다. 작은 공간이 깔끔해지는 과정은 마음이 안정되고 하루짜리 에너지가 창조되는 연금술이다. <1시간 동안 마음 가는대로 살기>도 샤워하면서 피어오른 자신감에서 시작한 짧은 프로젝트다. 벌써 30분이 지났다. 이제 책을 들고 침상에 누우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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