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내 안의 두 가지 욕망

카잔 2011. 8. 3. 16:32


내 안에는 두 가지 욕망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성취'하고 싶은 욕망 그리고 내 삶에 '자유와 여유'를 조각하고 싶은 욕망입니다. 이것은 서로 다른 욕망입니다. 욕망의 모양과 성격이 다를 뿐만 아니라, 서로 배타적입니다. 하나의 추구가 다른 하나를 방해한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나는 생산적인 삶과 낭만적인 삶을 모두 구현하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재능이 있습니다. (다만, 재능의 크기가 서로 달라 다른 이들과 비교하는 사이에 자기 재능을 몰라 볼 뿐입니다. 자기가 가진 것들 중에서 좀 더 뛰어난 것이 재능입니다.) 나는 나에게도 재능이 있다는 확신과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많은 일을 이뤄낼 자신도 있고, 탁월하게 해 내고 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문제는 세상이 이것을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은근한 욕심과 조바심이 생겨납니다. 나에게 이런 재능이 있고, 그러니 제대로 알아 달라는 마음이 있는 게지요. 빨리 세상의 인정을 받아 나도 돈을 벌어 좀 더 느긋하게 살고 싶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오늘 친구에게 했더니 "그래도 너는 네 주변 사람들이 인정해 주잖아"라고 말하더군요. "그래. 한 60명은 되겠지." 와우 연구원들을 떠올리며 한 말입니다.

60명은 저의 지금 모습을 생각하면 과분하고 영광스러운 숫자이지만, 내가 벌고 싶은 돈과 얻고 싶은 명예에 비하면, 다시 말해 내 욕심에 비하면 적은 숫자입니다. 이런 생각들은 나를 노트북 앞으로 몰아갑니다. 일을 해야지! 그래야 실력도 쌓여가고 돈도 벌 수 있으니까, 라는 생각으로 저는 하루를 열심히 삽니다. 욕심과 조바심의 긍정적인 효과입니다.

나의 딜레마는, 스스로를 제어하지 않으면 일주일 내내 '열심히 일하는 하루'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생겨 납니다. 일과 삶의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내가 꿈꾸는 낭만적인 삶에서 멀어지는 겁니다. 생산성이 나의 행복에 방해가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생산성은 내가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이고 나는 생산성을 추구할 때 행복해집니다. 하지만 생산성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누군가 나의 일상을 들여다 본다면,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이미지가 떠올랐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는 지금까지 말해 온 탁월한 성과를 올리는 비즈니스맨의 이미지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생산성, 효과성, 탁월한 성과, 모던한 감각, 세련미, 현명한 성실 등이 떠올랐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이러한 탁월한 생산성을 누리는 삶은 필요조건에 불과합니다.
 
다른 하나는, 내 삶에 낭만이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감상적이고 이상적인 나는 꿈과 상상의 나래가 만들어내는 감미로운 분위기를 즐깁니다. 내가 꿈꾸는 라이프스타일은 여유와 자유가 가득한 일상을 사는 것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가까운 곳으로 짧은 여행을 떠나 느긋하게 풍류를 즐기고, 시간에 쫓기지 않고 커피와 독서를 즐기는 일 없이 살고 싶진 않습니다.

놀랍게도 낭만적인 삶이라는 꿈을 가장 방해하는 것은 나의 또 다른 꿈입니다. 생산적인 삶에 대한 꿈 말입니다. 어서 책을 써서 와우 연구원들에게 모델이 되고 싶고, 세상에 나도 책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마음, 이를 위해서 좀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생각들이 낭만적인 삶을 방해합니다. 낭만을 누리려면 지금의 나는 일을 좀 줄여야 하니까요.

수년 동안 나름 낭만적인 삶을 구현하며 지내왔습니다. 매년 여름이면 해외로 휴가를 떠나고, 가을이면 공연과 나들이를 즐겼습니다. 야구장에 가고 싶을 때에는 불쑥 혼자서 잠실 야구장이든, 인천 문학 경기장을 찾기도 했습니다. 연인이 있었으면 해야 할 일들을 혼자서도 참 잘 즐겨왔었지요. 생산적인 삶과 낭만적인 삶의 균형이 조금 무너진 것은 올해의 일입니다. 

N 사건으로 인해 올해 출간되어야 할 책의 원고가 날아갔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고, 새롭게 시작한 일의 규모가 워낙 커서 그 일에 투자해야 할 시간이 많은 것도 주요한 원인입니다. 하지만, 나의 행복을 상황과 환경에 맡겨 둘 생각은 없습니다. 나는 주도적인 사람입니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영역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시도할 수 있는 일에 도전해 보아야지요.

 




낭만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까닭은 분명합니다. 일상적 행복을 포기한 채 어떤 일에 헌신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기 삶을 발전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안 좋아질 경우, 피해의식을 갖거나 탈진할 수도 있습니다. 기업가는 직원들에게 '일상의 행복을 밀쳐 둔 헌신'을 강요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

8월에 해야 할 일을 잔뜩 세웠습니다. 집필 중인 책을 올해 안에 출간하려면 바짝 일을 당겨 두어야 합니다. 이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낭만적인 삶을 희생시키지 않으려는 노력도 해야겠지요. 그래서 8월의 목표 사이사이에 낭만적인 삶을 위해 영화 관람과 담양 여행과 같은 일을 끼워 두었습니다. 두 가지의 서로 다른 목표들을 향해 힘차게 달려 보려구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기경영지식인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ceo@youni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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