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문득, 고마움이 느껴지는 놈들

카잔 2008. 1. 9. 09:35
새벽에 눈을 떠졌다. 역시 일찍 잠드니 일찍 일어나기가 쉽다. ^^
문득 몇 놈의 얼굴이 떠오른다.

#1. 구미 인동 GUESS

초등학교 때부터 단짝이었던 친구.
별다른 일이 없어도, 별달리 할 말이 없어도 우리는 종종 전화를 주고 받는다.
어제 저녁에도 전화가 왔었는데, 무슨 얘길 나눴는지 생각해 보면 별 얘기도 없었던 것 같다.
아마도 일하다가 문득 내가 그리워서 전화를 했겠지... 내가 그렇듯이 말이다.

1월 14일, 15일 이틀동안 대구에서 강연이 있다.
대구는 나의 본가가 있고, 친구와 와이프가 사는 곳이다.
보름 전에 친구놈에게는 15일에만 강연이 있다고 말했던 것 같다.
이틀 강연이라고 하면 자기 집에서 자라고 할까봐서. ^^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부담이 될 것 같으면 말 못하는 나다. 친구놈이 들으면 섭섭할테지...
사실 친구 집에 가는 것은 내 입장에서는 부담이지만, 친구 입장에서는 반가움일 게다.
이 놈이 서울에 온다고 해도 나는 우리 집에서 자라고 성화할 테니깐 말이다.

그런데 친구 놈이 블로그의 강연일정을 보았나 보다. 블로그를 생각 못했네.
어제 전화 통화에서는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강의하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했다.
어디서 자냐고 물으며 자기네 집에서 자라고 한다. 딴 소릴 했더니 헛소리 말라고 한다. ^^
주고 받는 얘기 속에서 정겨움이 느껴진다.
아마 이 글도 GUESS 구미 인동점에서 볼 테지... ^^
고맙다~ 친구야. 곁에 있어줘서. 언젠가는 네가 서울에 올라와서 장사하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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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군수송사령부 시설과

며칠 전 또 다른 한 친구 놈이 저녁에 우리 집에서 보자고 한다.
몇 시에 집에 들어갈 거냐고 묻는 문자 메시지가 온 것이다.
그렇게 해서 10시가 조금 넘어 우리집 앞에서 만났다.
손에는 햇반 두 개를 들고서... ^^ 집으로 가서 밥을 해 달란다. 하하하~
계란후라이를 하고 베이컨을 굽고
김과 김치, 멸치조림과 깻잎 그리고 옥수수통조림으로 상을 차렸다.
친구놈이 "오.. 생각보다 잘 먹고 사네" 그런다. 뿌듯~ ^^

친구놈은 큰 햇반을 홀로 뚝딱 먹어치웠다. 저녁을 안 먹었다더니 배가 고팠나 보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나에게 선물을 주었다. 쵸콜릿과 메달을 주었다.
메달은 2007.11.12~17일까지 특새 전출자에게 주는 메달이다.
이 때, 나를 위해 많이 기도했다고 하면서 내게 기념으로 준 것이다.
짜식... 올해는 나더러 새벽기도 많이 하라고 한 것 같았다. ^^
고마운 놈이다. 자고 가면 좋은데 집에 가야 한단다. (사실 전날 밤 우리집에서 잤었다.)
직업군인인 이 놈도 자주 그리워지게 만드는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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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와우팀원들

1월 2일, 몸이 피곤하여 오후에 잠깐 누웠는데 3시간 가까이 잠들어 버렸다.
눈을 뜨니 저녁 9시가 다 되어 간다. 헉! 저녁에 장을 보려 했던 계획이 깨졌다.
집 앞 마트는 9시면 문을 닫기 때문이다.
반찬도 없는데, 뭘 먹지... 라고 고민하다가 '에이 그냥 있는 걸로 먹자' 하며 밥을 데웠다.
그런데, 와우팀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뭐하시냐고? 지나가는 길인데 생각나서 무슨 간식 사 드릴까요? 하고 묻는다.
오잉? 이렇게 반가울 수가... 막 밥을 먹으려던 참이라고 했더니
찌개와 내가 좋아하는 호떡 그리고 던킨 도너츠를 사다 주었다.
츄리닝 차림으로 나가서 길게 얘기하지도 못하고 그냥 헤어졌다. 고마웠다.
덕분에 이 날의 저녁 식사 메뉴가 풍성해졌다.

다른 와우팀원 한 놈은 급한 돈이 필요했던 내게 수업료를 선지불하여 나를 감동시키기도 하고
또 다른 한 놈은 성실한 과제로 나에게 놀람과 기쁨을 동시에 안겨주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지난 해 크리스마스 이브 때에도 나는 와우팀원들과 함께 했고
2008년 새해의 첫날에도 만나 함께 2008년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와우팀은 내 삶의 아주 중요한 일부가 된 지 이미 오래다.
앞으로 또 얼마나 아름다운 일들이 많이 벌어질까? 그들은 얼마나 멋진 삶을 살아갈까?
이런 생각을 하면 한 놈, 두 놈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

새해들어 우리 집에서 자고 간 놈들이 많다. 며칠 새 3명이 자고 갔다.
2008년의 8일 중에 3일은 누군가가 우리 집에서 묵고 간 게다. 내일 또 누군가가 온단다. ^^
약간 부담이 되더라도 부탁하고 그래야 정도 들기 마련인데 나는 도무지 이걸 못한다.
근데, 이 놈은 왜 또 온다냐? 요즘 밤에도 할 일이 많은데... 오해들 하실라...!

1월은 보보의 강연이 가장 많은 달이다.
지지난 해에도, 지난 해에도 그렇더지만 올해도 그렇네.
내년에는 미리 조절을 좀 하든지 해야지... ^^
아니다, 1월에 많이 챙겨서 일년을 먹고 살 궁리를 해야 하는 건가?

암튼 어서 1월이 지나고 사랑하는 친구놈들과 여행이나 떠나고 싶다.
에고... 여행을 이놈들과 갈 계획을 하다니... 청승맞아진다. 글을 맺을 때가 됐나 보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