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강연 Follow-up

<인문학 길라잡이>에 오신 분들께

카잔 2014. 3. 18. 11:44

 

 

1.

어제 유인물에 제대로 인쇄되지 않았던 표는 위와 같습니다. 인문정신이란,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에 대한 답변들의 목록입니다. 합리성, 감수성, 자유, 비판은 제 견해고요. 하나의 편견에 불과합니다. 또 다른 편견을 만나 점점 더 편견으로부터 벗어나시기를 바랍니다.

 

앞서 말한 네 가지가 보편적 인문정신이라면, '무엇이 나를 나답게 만드는가'에 대한 답변들은 개인적 인문정신이 될 것입니다. 보편적, 개인적 인문정신을 찾아가는 것이 곧 인문학 공부의 유익이고, 목적입니다. '나에게 필요한 인문정신은 뭘까?' 이 화두를 품고서 문사철 식견과 예술적 감성을 키워가는 것이 곧 인문학 공부이고요. ^^

 

2.

지식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인문정신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저자로 '강신주' 선생을 추천드렸지요. 선생께서 인문정신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을 쓰진 않았지만, 그간의 저서에서 인문정신을 여러번 언급해 왔습니다. 제가 몇 군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인문정신의 이해에 도움되시기를 바랍니다.

 

1) 『철학이 필요한 시간』에서는 '정직함'을 강조했습니다. 프롤로그의 제목 자체가 '고통을 치유하는 인문정신'입니다. 프롤로그의 일부를 옮겨 보겠습니다.

 

"솔직함과 정직함은 모든 인문정신의 핵심이다. (중략)

거짓된 인문학은 진통제를 주는 데 만족하지만,

참다운 인문학적 정신은 우리 삶에 메시를 들이대고,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려고 한다. (중략)

나는 이 책에서 참다운 인문정신, 그리고 그 솔직한 목소리를

모으려고 노력했다.  (중략)

정직한 인문정신이 건네는 불편한 목소리를 견디어낼수록,

우리는 자신의 삶에 더 직면할 수 있고,

나아가 소망스러운 삶에 대한 꿈도 키울 수 있다."

 

2) 『김수영을 위하여』에서는 '자유'라는 인문정신을 강조합니다.

 

"한 번 밖에 없는 자신의 삶을 자신의 스타일로 살아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자 인문학이 추구하는 자유정신 아니겠는가."

 

"자유가 없다면 인문정신은 숨을 쉴 수도 없고,

창조적인 수많은 작품도 존재할 수 없다." (p.18) 

 

3.

사족이 될, 제 개인적 감상을 남겨 봅니다. 여러분께 부디 유익한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좀 더 재밌는 진행"은 재밌지 못한 강사로서의 제 화두인데... 어제는 평소보다 더욱 재미없게 진행했네요. ^^ 괜한 시도를 했나 봅니다. ('인문학스러운 진행'이 어제의 제 컨셉이었거든요.) 진지하기만 했고 유쾌하지는 못했는데, 다음엔 더욱 잘 해보렵니다. 이번에도 준비에 소홀한 건 아니었는데, 좀 아쉬워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