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fe is Travel/훌쩍 한국여행

[영월여행] 절경과 비극을 만나다

카잔 2014. 5. 14. 15:16

 

동강은 곳곳에 비경을 품고 있다. 평창군 미탄면 문희마을 앞을 흐르는 동강도 아름답고, 정선 아우라지에서 보이는 골지천과 영월의 어라연 계속에서 내려다보는 동강도 절경이다. 태백시의 검룡소에서 시작한 골지천과 오대산에서 발원한 오대천이 만나 동강을 이룬다. 평창강과 주천강이 만나 서강을 이룬다. 동강과 영월에서 서강을 만나 남한강이 된다. 남한강은 충주, 여주를 거쳐 양평 두물머리에서 북한강을 만나 한강을 이룬다. 서울에 접어든 한강은 서해로 흘러든다.  

 

영월은 동강과 서강의 비경을 만날 수 있는 천혜의 여행지다. 요선정, 한반도 지형, 선돌, 청령포에서는 서강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다. 영월읍에서 어라연 계곡까지 이르는 지방도로를 달리면서는 동강의 절경을 곳곳에서 만난다. 영월은 조선 역사상 가장 슬픔 역사를 품은 단종의 유배지다. 단종이 유배를 당한 청령포, 죽음을 맞이한 관풍헌 그리고 단종의 영혼이 잠든 장릉 등의 역사 유적지를 둘러보면서 조선 초기의 슬픈 역사를 만나고 사육신과 생육신의 충절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영월이다.

 

동강 시스타리조트

 

추천 여행지

 

서울에서 출발하여 영동고속도로 - 중앙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신림 IC로 빠져나오면 원주시 신림면을 만난다. 동쪽으로 달리면 이내 영월군의 주천면에 이른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에도 다시 신림 IC 로 오게 되니 (서울에서 영월을 여행할 때엔) 신림IC가 영월군의 출입문인 셈. 이를 염두에 둔 동선을 고려하여 1박 2일 여행을 기준으로 여행지를 추천한다. 

 

 

1) 한반도 지형

 

영월군 한반도면 선암마을의 한반도 지형은 영월의 대표적 명소다. 굽이치는 평창강이 한반도를 닮은 지형을 휘감아 돈다. 절묘한 모양에 감탄이 절로 난다. 주차장에서 15분이면 오를 수 있으니 접근하기 쉽다. (네비게이션으로 검색할 경우 '선암마을'보다는 '한반도 지형 입구'로 하는 게 낫다.) 한반도 지형처럼 강이 휘돌아가는 절경으로는 안동 하회마을 앞의 부용대, 평창 문희마을의 칠족령, 경북 예천의 회룡포가 있다.

 

매표소에서 바라본 청령포 (배로만 출입이 가능)

 

2) 청령포

 

청령포는 뛰어난 풍광과는 대조적으로 슬픈 역사가 서린 곳이다. 조선의 6대 임금인 단종이 영월로 유배되어 갇힌 곳이 청령포다. 3면이 서강으로 둘러싸였고 나머지 한쪽면은 절벽으로 이뤄져 유배지로 최적인 청령포! 이곳을 제대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조선사 제일의 비극을 이해하면 좋다. 그래서 청령포에 가기 전, 장릉부터 들러 <단종역사관>을 둘러본 후에 청령포를 여행하는 게 낫다. (청령포와 장릉, 관풍헌 그리고 동강사진박물관은 영월읍내에 있다.)

 

조선 제6대 단종의 능, 장릉

 

3) 장릉

 

장릉은 제6대 단종의 능이다. 잠시 역사를 살펴보자. 문종은 세종대왕의 아들이다. 몸이 약했던 문종은 재위 2년 4개월 만에 세상을 떠난다. 문종의 아들 단종이 1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른다. 연약한 임금은 권력을 탐하는 이들의 표적이었다. 단종의 작은 아버지가 그랬고, 구한말의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도 마찬가지였다. 훗날 세조가 되는 수양대군이 단종의 작은 아버지였다. 수양대군은 계유정난을 일으켜 권력을 잡았고, 단종을 영월로 유배 보냈다. 그리고 그해 사약을 내렸다.

 

 

제향을 올릴 때 왕의 신주를 모시는 정자각(왼쪽)

 

17세의 어린 나이로 승하한 임금, 단종! 유배 온 해에 홍수로 강물이 범람하여 단종은 거처를 청령포에서 영월읍의 관풍헌으로 거처를 옮겼다. (청령포에서 관풍헌까지는 3km 거리다.) 단종이 수양대군이 보낸 사약을 마신 곳이 관풍헌이다. 단종의 자취를 시간순으로 따라간다면 청령포 - 관풍헌 - 장릉의 순이 되지만, 장릉부터 들러 단종역사관을 보고서 청령포와 관풍헌을 보기를 권한다. 단종역사관에 단종의 유배길 등 역사를 이해할 자료가 있기 때문이다.   

 

* 장릉, 청령포, 관풍헌은 모두 영월 읍내에서 차로 5분 이내 거리다. 영월읍내에는 동강사진박물관, 라디오스타 촬영지 등이 있다.

 

동강 너머로 보이는 동강시스타 리조트

 

4) 어라연 계곡

 

차를 타고 어라연 계곡을 향하는 길은 동강의 절경이 이어진다. 동강오토캠핑장 인근의 절벽이 특히 볼만하다. 삼옥교를 지나 동강을 따라 내달리는 길도 환상적이다. 강건너로 보이는 동강시스타 리조트의 풍광도 양양의 쏠비치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멋지다. 어라연계곡 횟집에서 송어회를 맛보고 어라연을 둘러보는 것, 영월의 동강이 주는 짜릿한 순간이다. (어라연을 따라 북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평창군 미탄면이다. 제장마을과 문희마을이 있는 그곳 역시 환상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난고 김삿갓 문학관

 

5) 김삿갓 유적지 

 

영월의 남동쪽에 위치한 김삿갓 면은 영주시와 단양군과 그리고 봉화군을 접한다. 영월읍에서 차로 약 40분을 달리면 김삿갓 유적지에 도착한다. 김삿갓의 본명은 김병연이다. 김삿갓 계곡에 있는 조선민화박물관, 김삿갓 문학관, 김삿갓 묘를 동선으로 잡아 다녀올 만한 가치가 충분한 곳이다. 출중한 재능을 지닌 청년 김병연이 하늘을 보기 부끄러워 평생을 삿갓을 쓰고 방랑한 사연은... 가슴 아프면서도 그 질곡을 해학적 시로 승화한 예술가의 삶에 감동하게 된다. (아래 안내문 참고. 유적지 내에서 가장 잘 쓰인 생애 소개글이다.)

 

 

6) 요선정

 

요선정은 동선 상으로는 영월 관광을 시작할 때나 마무리하고 돌아올 때에 들르면 좋다. 법흥사로 가는 길목에 있어서 법흥사를 들른다면 꼭 가볼 만한 명소다. 개인적으로는 영월 관광을 마무리하고 요선정에 들러 잠시나마 명상에 잠기는 코스를 좋아한다. 요선정 뒤로 난 바위에 걸터 앉아 내려다보이는 주천강 상류의 풍광이 꽤나 운치가 있기 때문이다. 요선정을 오르는 산책길에는 강으로 내려가는 작은 길로는 요선암으로 갈 수도 있다. 영월 여행의 갈무리는 요선정! (한번 가 보시라.)

 

요선정에서 내려다보이는 주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