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어떤 언어를 잘하고 싶나?

카잔 2014. 7. 2. 21:41

 

1.

칸트냐, 헤겔이냐? 오래 묵은 질문이다. 사유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 사숙하고 싶은 철학자들이 있다. 니체는 다른 철학자와 사상적으로 양립할 수 있다. 칸트를 택하든, 헤겔을 택하든 니체는 계속 읽어갈 것이다. 칸트와 헤겔은 선택을 강요한다.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저들을 알지 못하니 선택할 수 없다. 이제 칸트와 헤겔을 공부할 때가 왔다. 피상적이나마 철학사를 살폈고, 스스로 끌어올린 화두도 품었으니.

 

 

2.

젊은 날에 어학 공부를 해 두지 못한 것이 아쉽다. 앞으로도 종종 아쉬워할 것이다. 그만큼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아직 내가 젊다는 사실도 안다. 심정으로는 이십대보다 나이가 많다는 사실에 더욱 눈길이 가지만, 이성으로는 남은 인생의 가장 젊을 때가 지금이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십년 후엔 삼십대 후반을 그리워할지도 모르니, 지금부터라도 시작하련다.

 

어떤 언어에 관심 있느냐? 독해를 위한 언어로는, 독일어, 프랑스어, 헬라어, 라틴어 순이다. 회화를 위해 익히고 싶은 언어는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다. 영어는 왜 없냐고? 영어는 디폴트다. 독해와 회화 모두에서 절대적인 언어니까! 욕심이 많다고? 나도 안다. 그냥 이상적인 인간이라도 해 두자. 나는 실천하는 이상주의자가 되기 위해, 평생 노력할 것이다.

 

 

3.

집으로 돌아가는 오는 길에 광화문 교보문고에 잠시 들렀다. 6,500원짜리 작은 책 하나를 샀다. 알베르 카뮈의 삶과 작품을 다룬 가볍게 읽을 책인데 구입한 이유는 세 가지다. 절판된 책이고, 역자가 김화영 선생이고, 저자가 카뮈의 친구였다. (카뮈를 아시는 분은 많다. 그를 아는 게 아니라, 그의 책 『이방인』 정도는 들어보셨을 거라는 말이다.)

 

참고로, 『이방인』은 좋은 책이다. 책을 읽고서도 이 정도의 느낌만 서술한다는 게 부끄럽지만, 어쩔 수 없다. 삶의 본질적 모습을 담은 책이니 그럴 수밖에! 삶을 표현해 보라. 얼버무리게 되지 않는가? 『이방인』을 읽은 나의 소감은, 이 질문에 답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내겐 좋은 책이다. 삶의 단면 하나를 진실하게 보여주는 책은 멋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