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슬픈 귀갓길

카잔 2014. 7. 19. 07:15


슬픈 귀갓길

 

새벽 두 시 반

늦은 귀갓길

또, 친구 생각에

깨버린 술기운

 

밤하늘 별빛마냥

그리움 초롱초롱

불야성 거리 따라

서글픈 터벅터벅

 

홍대 앞 밤거리엔

휘청대는 젊음들

저들 속에 뒤섞였던

젊은 날의 추억들

 

추억마다 함께했던

그 친구는 저 세상에

추억 나눌 사람 없어

내 마음도 저 세상에

 

#. 연일 술이다. 어젯밤엔 오랜만에 만난 연구원들과의 술자리였다. 대화를 듣던 중에도 불쑥 불쑥 친구 생각이 찾아오더니, 헤어지고서 집으로 가는 내내 친구가 그리웠다. 문득 데미안의 <또 다른 시작을 위하여>가 떠올랐다. 친구가 좋아했던 노래, 우리 인스펙션 모두가 자주 불렀던 노래!

 

나지막이 노래를 불렀다. 술에서 깼다. 그리고 눈물이 났다.

<또 다른 시작을 위하여> www.youtube.com/watch?v=OwZUvIP2LZI

 

#. 문득 자살충동을 느꼈다.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절망이나 죽고 싶다는 바람이 아니다. 지금 죽어도 괜찮겠다는 용인이었다. 생명을 얻자마자 아비를, 청소년 시절엔 엄마를 잃었다. 절망스런 시절이었다. 학창 시절, 나를 일으켰던 선생님을 찾아갔더니 이태 전에 돌아가셨다 하고, 삶의 모델이었던 스승은 지난해에 세상을 떠나셨다. 참 슬펐던 날들!

 

그리고 올해, 25년 지기 친구가 눈을 감았다. 고통스럽고 충격적인 죽음이었다. 힘든 나날들을 보내는 요즘이다. 살면서 얼마나 많은 사별의 아픔을 겪어야 하는 것인가! 앞으로 얼마나 더...?! 오늘 밤 스르륵 눈을 감으면, 모든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보고 싶었던 엄마를 만나고, 선생님을 뵙고, 친구와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순간의 충동이니, 걱정하실 일은 전혀 아닙니다.

충동을 행동으로 옮길 용기도, 우울증도 제게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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