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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필명 '보보'의 의미

카잔 2010. 3. 29. 09:43

가끔씩 제 필명인 '보보'의 의미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지요.

보보라는 개념 속에 제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과 생각이 들어 있답니다. ^^ 

 

1. 보보의 의미

 

'보보(Bobo)' '부르조아 보헤미안(Bourgeois Bohemian)' 약칭입니다.

'부르조아'(Bourgeois) 경제적 기반에

'보헤미안'(Bohemian) 자유로움을 가진 이들을 일컫는 신조어입니다.

데이비드 브룩스의 [보보스]라는 책을 읽고 사용하기 시작한 닉네임이지요.

 

저자의 설명에 의하면,

20세기는 부르조아의 자본주의 세상과

보헤미안의 '반문화(counterculture)'를 구분하기가 쉬웠으나

지금은 사람들에게서 보헤미안과 부르조아가 한데 뒤섞여 있습니다.

저자의 직접 설명을 들어보죠.

 

"부르조아는 진지하고 현실적인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전통과 중산층의 도덕을 옹호했다.

그들은 대기업에서 일하고, 교외 지역에 살고, 교회에 다녔다.

반면에 보헤미안은 전통을 비웃는 자유주의자들이었다.

그들은 예술가와 지식인들로서 히피족과 비트족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보헤미안은 진보적인 1960년대의 가치를 옹호했고,

부르조아는 1980년대의 기업 중심적인 여피들이었다."

 

그런데, 21세기의 엘리트들은 이 두 가지의 가치를 조화시킨 사람들입니다.

금융 자본 못지 않게 아이디어와 지식이 성공에 필수적이며,

아이디어와 감성을 제품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 앞서 나갑니다.

이들은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들로서(공교육 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헤미안의 창의성과 부르조아의 경제적 안정을 추구합니다.

말하자면 디지털 시대의 엘리트, '부르조아 보헤미안(Bourgeois Bohemian)'라 불리울

신계급이 탄생한 것입니다.

 

저는 이런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였고, 제가 살아가는 방식과 비슷하다 생각했습니다.

물론 저자가 설명하는 보보들의 삶과 저의 삶은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삶의 방식은 같을지라도 추구하는 가치와 삶을 바라보는 철학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부르조아가 제 삶을 들여다보면 "당신이 어찌 부르조아인가?"하고 따질지도 모릅니다.

저는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이지, 화려한 경력과 부러울만한 업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굳이 따지고 들자면, 저는 보헤미안 쪽으로 조금 더 가까운 보보입니다.

 

경제적 안정을 누리면서도 욕심장이가 아니고

오히려 물질을 선하게 사용하고 원대한 이상과 영적인 변화를 추구합니다.

상사의 기대를 충족시키면서도 비위를 맞추기보다는 자기 영혼의 소리에 귀기울입니다.

세속적인 성공을 거두었으면서도 사회적 평등이라는 이상을 추구하고,

넉넉한 삶을 살면서도 과도한 소비보다는 현명하고 거룩한 지출을 추구합니다.

교육을 통해 탄탄한 지식을 갖추었으면서도

예술적 취향과 자유 정신으로 감성이 메마르지 않은 사람들이 바로 보보입니다.

 

물론 보보라고 불릴 만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두 이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계층이든 구성원들이 똑같은 모습을 가지지는 않으니까요.

 

2. 와우팀장 삶에서 발견되는 보보의 특성

 

정장을 입고 괜찮은 기업에서 근무하며 그곳에서 인정받기를 꿈꾸었습니다.

부르조아의 미덕인 검약, 정직, 질서, 중용, 근면, 인내, 절제 등의 가치를 추구했고,

보다 세련된 모습의 교육받은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근데, 언젠가부터 '세련'과는 거리가 멀어졌지요.)

이것은 부르조아들과 가까운 모습들입니다.

이들 부르조아가 자주 경멸의 대상이 되는 까닭은 그들의 물질주의 때문입니다.

좋게 말하면, 실용주의라고 볼 수 있으나, 지나치게 물질을 만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남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가지 않고 나만의 길을 걷고 싶었습니다.

지배 이데올로기가 옳지 않을 때에는 과감히 나의 목소리를 내며

세속적 성공보다는 나의 이상과 영적 가치를 추구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고 싶었고, 창의력, 상상력, 영혼을 좋아했습니다.

이것은 보헤미안과 가까운 모습들입니다. 

 

나는 부르조아의 영역에서 보헤미안의 특성을 한껏 받아들였습니다. 

저는 글을 쓸 때, 제가 추구하는 사상에 대한 깊이를 가지면서도 (보헤미안적 사상)

바로 써 먹을 수 있는 실용성을 추구했습니다. (부르조아의 특성)

강사와 저자로서의 명예를 꿈꾸면서도 (부르조안의 사상)

영적 가치와 자유 정신을 잃지 않기를 갈망했습니다. (보헤미안의 사상)

나는 기업에서 근무를 하며 그들과 어울리면서도 (부르조아의 특성)

내 영혼이 다른 이들을 따라가지 않도록 주의하였습니다. (보헤미안의 사상)

자유롭고 때로는 진보적인 정신을 가지고 지식인이 되고자 노력하면서도 (보헤미안)

문화에 지나치게 적대적이지 않는 중용을 실천하기를 바랐습니다. (부르조아)

 

부르조아와 보헤미안, 이 두 계급의 특성을 두부 가르듯이 명확하게 구분할 수는 없지만,

두 계층 간에 사상과 라이프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는 것은 분명하고,

디지털 시대의 엘리트들이 그 다름의 경계를 허물어버리고 있다는 것도 사실로 보입니다.

저 역시 두 계층의 좋은 점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보보'라고 생각했답니다.

두각각의 나쁜 점들은 쏙 빼놓고 이야기한 반쪽짜리 설명이었음을 감안해 주세요. ^^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