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아름다운 명랑인생

[하루NA] (3) 동아일보.

카잔 2009. 6. 30. 23:53

6월 30일.
동아일보.

이른 아침, 동생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형 오늘자 동아일보에 형 작가로 소개 나오네.
너무 자랑스럽고 너무 좋네. 축하해 ^^ "
잠시 후에 전화도 왔다. 축하한다고.

이 자식, 얼마 있지 않아 또 문자를 보냈다.
"형 너무 자랑스럽다 ㅠㅠ 형은 우리 집에 큰 자랑거리야
더운데 수고해~"
동생은 완전 감동한 것 같다.
나는 이게 뭐 별 건가, 싶다가 녀석의 호들갑에 잠시 생각에 잠긴다.

곧, 휴대폰 진동 소리가 생각을 깨운다.
할머니다. "살다보니 이런 일도 다 있네. 우리 석이 고맙다."
숙모에게서도 전화가 왔다.
"축하한다. 석이 잘 컸는 줄은 알았는데, 이 정도인 줄은 몰랐네."

오잉?
나도 몰랐다. 가족들이 이 정도로 좋아하실 줄은.
나는 두 번째 책(공저)이 나온 것도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여
아직 집에도, 친구들에게도 알리지도 않았는데...

가족들이 좋아해 주니 기분이 좋아졌다.
동생의 문자와 전화는 가슴이 뭉클했다.
동아일보 기사는 나를 단독으로 다룬 것도 아니고
6명의 독서가들 중에 내가 슬쩍 낀 것 뿐이기에 알릴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을 해 보았다.
나는 누군가의 기쁜 소식을 얼마나 듣고 싶어하는가. 
이것은 기쁨의 크기와는 관련이 없다.  
내게 소중한 이라면, 그의 소식은 무엇이든 반갑다.

나는 종종 편지를 쓸 때, 이런 말을 쓰곤 한다.
"기쁜 일이 있으면 함께 나누자. 사랑으로 공유하면 한결 지속될테니.
슬픈 일이 있어도 함께 나누자. 전심으로 기도하면 어서 해결될테니."
진심이었지만 정작 나는 내 소식을 잘 전하지 못하는 이 아이러니를 어찌해야 하나.

좋은 소식은 나눠야 즐거움이 배가 된다고 말을 하면서도
정작 나는 부끄러워 하고, 별 일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조금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사람 냄새가 풀풀 나는, 조금은 푼수 같아 보여도 누군가에게 만만한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자 동아일보를 읽어 보시게 좋은 소식 나눔이라네. ^^ 좀 부끄럽구만"

와우들에게만 알리는데도, 이걸 보내기가 왜 이리 힘든지.
이런 못난 생각이 들었다. '이거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문자를 쓰고 보내는 이에 Wow 6기들에게도 보낼까, 말까를 두고 한 참을 망설였다.
wow4ever 들에게만 보낼까, 하다가 6기까지 포함시켰다.

이거 하나를 보내는데도 이리 힘들다니!
결국 나보다 연배가 높은 와우팀원 분들께는 끝내 부끄러워 못 보냈다.
문자를 받은 와우팀원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을 건넸다.
축하한다, 왠지 뿌듯하다, 사내뉴스스크랩에 그 기사 스크랩 되었다 등.

나누니 기뻤다.
다음에도 나눠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내 부끄러움의 근원이 궁금했다.
까닭은... 좋은 점 하나. 나쁜 점 여러 가지였다.
좋은 점 : 나의 꿈은 이 정도가 아니다. 꿈에 걸맞으려면 단독기사는 되어야지. ^^ 하하.
나쁜 점 : 내가 먼저 전하는 것은 가벼운 행동이라는 착각 혹은 겉멋이 있는지도. ^^
             다른 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나의 체면을 앞서 생각하는 태도.
 
나쁜 점인지, 아쉬운 점인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무게를 빼고 좀 더 가볍게 행하며 아이답게 살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오늘만세]

- 카페에서 업무를 하는 내내 즐거웠고, 친구와의 점심 식사는 편안했다.
어젯밤의 두통은 어디론가 떠났고, 기분 좋은 감정들이 찾아든 하루였다.
내가 해야 할 일(의무)들을 제 때에 완수하면 하고 싶은 일(소원)들을 만끽할 수 있다.
오전 중, 독서 칼럼을 보내고 나니 오후 시간이 즐거워졌다.
의무와 소원을 마무리하고 나면, 자유로운 여가 시간을 누릴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이뤄진 오늘 하루였다.

- <보보의 독서카페> 정모가 무척 만족스럽게 끝났다.
참가자 분들은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반대 의견을 개진하는 분위기였다.
우리들 각자는 작은 떨림 혹은 기쁨을 느낀 것 같았다.
어떤 분들은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는 것에서,
다른 분은 생각의 전환을 이뤄낸 점에서,
또 다른 분은 토론의 유익으로 인해.
나 역시도 내가 가진 좋은 것들을 확인했던 뿌듯한 시간이었다.
보독카페의 가능성이 느껴져 기쁘기도 했다. ^^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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