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재능은 누구에게나 있다

카잔 2009. 12. 16. 08:36

오늘은 모지역 방송의 인터뷰가 있는 날이다. 새해 시간관리에 대한 조언을 듣고 싶다는데, 아이고야! 며칠 전 피곤하여 터진 입술 언저리가 아직 낫지 않았다. 좋지 않은 피부지만, 어젯밤만큼은 푸욱 잠들어 조금이라도 뽀송한 얼굴로 가는 수 밖에 없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다. 11시 잠들려는데, 최근 격동의 직장 생활을 보내고 있는 그 녀석(와우팀원) 생각이 났다. 잠깐 전화를 하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질문과 대답, 회의와 설득이 오고 가는 가운데 45분이 지났다. 피부의 뽀송함을 포기하고 개거품 물고 전화기에다 주절댔던 것은 그 녀석의 몇 마디 때문이었다. "저는 재능이 없는 것 같아요." "막상 직장을 옮기려니, 지금까지 해 온 것이 아무것도 아닐까 봐 두려워요."

재능이 없다니! 아니, 재능이 없다니!
재능의 크고 작음은 있지만, 재능이 없는 사람은 없다.
혹은 자신의 재능을 신뢰하지 못하여 계발하지 못할 뿐이다.

내가 녀석의 말에 흥분한 것은 것은 재능이 없다는 생각을 그냥 내버려 둘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내일 인터뷰 때 푸석한 얼굴로 가더라도 대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음에 이야기해도 되지 않냐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에게는 귀한 사람이었기에 하룻 밤이라도 빨리 이 말을 전하고 싶었다. "모든 사람은 자기 만의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다. 또한 그 목적을 달성할 재능도 함께 지니고 태어난다." 세상에 떠도는 관념을 받아들이지 말고, 현자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보자.

경영학의 현자, 피터 드러커는 "강점 위에 (자신의 커리어를) 구축하라"고 했다. 약점으로는 성과를 낼 수 없으니 강점에 집중하라고 했다. 언젠가 『프로페셔널의 조건』을 읽어보시길.  마커스 버킹엄 역시 누구에게나 보다 쉽게 배우고 활용하는 자신만의 강점이 있음을 주장했다. 그의 『강점에 집중하라』라는 책도 권한다. 심리학에서도 최근 20년 동안 큰 흐름이 바뀌었다. 심리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정상의 상태가 되도록 돕는 것이 심리학의 중심 과제였다면, 지금 심리학의 한 분야인 긍정 심리학은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삶을 연구하고 있다. 긍정 심리학회의 중요한 인물인 마틴 셀리그만은 자신의 저서에서 강점을 발견하고 활용하는 법에 대하여 두 챕터에 걸쳐 설명했다.

동양에서도 마찬가지다. 유교의 사서(四書)는 대학, 논어, 맹자, 중용을 말한다. 대학(大學)은 학문을 하는 사람들의 큰 도를 설명한 책인데, 대개 사서 중에서 첫번째로 읽는 책이다. 대학의 첫 구절은 이렇다.

대학지도(大學之道)는, 재명명덕(在明明德)하고, 재신민(在親民)하며, 재지어지선(在止於至善)이니라.
"위대한 사람이 되려는 학문의 이상은 자신의 올바르고 밝은 덕을 밝히는 데 있으며 사람들을 올바로 이끌어 새롭게 함에 있으며 이러한 노력이 지극히 훌륭한 경지에 놓이도록 처신함에 있다."
 - (김학주 역 『大學』서울대학교출판부, 40쪽)

학문을 하는 목적은 자신의 사람이 타고난 본체의 밝음(明德)을 더욱 밝히는 것과 사람들을 올바르게 이끌어 새롭게 혁신하는 것이다. 명덕(明德)은 타고난 재능을 말함이다. 그것을 더욱 계발하여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새롭게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학문의 이상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스티븐 코비의 『8번째 습관』 핵심 메시지와도 닿아 있다. "자기 내면의 소리를 찾고, 다른 사람도 내면의 소리를 찾도록 고무하라.")

'타고난 재능'이라는 말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 말은 '아주 뛰어난 재주'라는 뜻이 아니라,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는 재능'이라는 뜻이다. 평범한 우리들의 재능은 남과 비교하면서 찾기는 힘들다. 자기 안에 있는 장점들을 비교해 가면서 재능을 찾아야 한다. "나에게 재능이 있느냐 없느냐"라는 질문을 하지 말고, "나의 장점 중에 좀 더 뛰어나고 쉽게 배우는 것은 무엇인가"를 물어야 한다. 남들과 비교하면 특별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장점 몇 가지가 결합되어 자신만의 고유한 재능이 되는 것이다.

나는 발음이 부정확하다. 어떤 주제가 떠오르면 할 말이 연이어 쭈욱 떠오른다. 주장과 사례가 구분되어 머릿 속에 정리된다. 한 10분 주어지면 조목 조목 얘기할 수 있을 자신감도 생긴다. 허나, 오고가는 대화에서 일방적으로 말을 할 수 없으니 허겁지겁 말하게 된다. 이 때, 상대방의 시간에 최소한으로 끼어들어야 한다는 생각까지 더해져 말을 빨리 하게 된다. (때로는 아예 침묵해 버린다.) 그것이 지속되어 말을 후루룩 내뱉는 습관이 되어 버렸다. 강사로서는 콤플렉스가 될 만한 일이다. 게다가 사투리 억양까지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강사 일을 하고 있다. 발음과 억양을 다른 강사들과 비교하면 프로답지 않지만 아직까지는 잘 버텨내고 있다. 나에게도 재능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학습하여 개념을 정리하고, 그것을 나의 언어로 잘 풀어 설명하는 편이다. 또한 다른 사람들을 격려하려는 마음이 강하여 이것은 곧잘 열정적이고 진솔한 태도로 나타나곤 한다. 학습과 격려가 어우러져 나만의 강연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처럼 자기다운 면들을 한껏 발휘하면 자신만의 고유함을 만들어가게 된다.

이 글을 쓴 것은 42ko의 "저는 타고난 재능이 없으니"라는 댓글에 답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보보는 이렇게 생각하니, 자신에게는 재능이 없다고 믿는 사람들은 다시 한 번 검토해 주시기를 당부하고도 싶다. 인용글의 출처를 일일이 밝힌 것도 그것 때문이다. 보보는 아무리 생각해도 재능이 없는 사람은 없다. 책에서 읽어서일 뿐만 아니라, 7년간 와우팀원들을 들여다 보면서 드는 확신이다. 누구에게나 단점이 있듯이, 누구에게나 재능이 있다. 당신에게도.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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