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어른들과 바다에 가면 아쉬움을 안고 돌아서곤 했다. 바다를 보고 있으면 이런 저런 감상에 젖게 되고 생각이 많아지곤 했다. 그래서 조금 더 바닷가를 거닐고 싶은데, 어른들은 이제 그만 가자고 한다. 이렇게 잠깐 볼 거면 왜 이 먼 곳까지 왔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따라나서야 했다. 혼자서 바다에 갈 수 있는 나이가 되고서는 홀로 바다에 가곤 했다. 여자 친구와 추억을 만들기 위해 당일치기 포항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동생과 함께 여행을 하며 나의 앞날에 대해 계획을 세우기 위해 1박 2일로 강릉에 다녀오기도 했다. 연인과 헤어지고 난 후에는 이별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홀로 훌쩍 2박 3일 동안 바다 곁에 머물다 오기도 했다. 나는 머무르고 싶은 만큼 바다 곁에 있었다. 모래사장에 드러누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