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대학교 시절의 얘기가 나왔다. 그녀가 수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했음을 알게 되었다. 말하기 쑥쓰러워 하는 그에게 이런 저런 질문을 던졌던 것이다. 나의 원래 전공은 생물자원기계공학부인데,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경영학 공부를 했다. 판단의 결정적인 원인은 공업수학, 열역학 등이 무지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공업수학은 껌수학이라 불렀는데, 너무 쉬워서." 그녀의 명랑스러운 유머를 듣고 하하 웃었다. 유쾌했다. 사람들의 서로 다름이 참으로 통쾌했고 신비로웠다. 나는 무식하지 않다. 다만 한 동안 엉뚱한 곳에 가 있었을 때 그렇게 느껴졌다. 다음과 같은 수업에 나를 들여다 놓으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공업수학, 정역학, 유체역학, 재료역학, 열역학 등. 모두 나의 전공 수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