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2

김연아가 우리에게 보여 준 것들

오늘 새벽, 현역으로서의 마지막이 될 김연아의 경기를 보았다. 아니 예술활동을 보았다. 다른 피겨 선수들은 스포츠를 했고, 김연아를 예술을 했다. 이것이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한 줄의 소감이다. 그녀는 4분이라는 짧은 시간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에 낄 예술 작품을 창조해내는, 스포츠 예술가다. 마이클 조던의 더블클러치, 리오넬 메시의 환상 드리블에 버금간다. 그녀의 경기를 앞두고서 내 안엔 얼마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금메달을 땄던 쇼트트랙 계주 경기를 생방송으로 챙겨보지 못한 것! 반 바퀴를 채 못 남겨둔 상황에서 막판 추월에 성공한 심석희의 근성을 리플레이로 거듭 보았지만, 생방송으로 보았더라면 아마도 나는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살다가 감격의 눈물을 맛본다는 것은 얼마나 짜릿하고 경이..

피겨 예술가, 김연아

아, 요즘 김연아라고. 그 녀석 하는 것 보니 기분 좋두만. 나도 기분 좋아. 경희대에서 연락이 왔어. (더 큰 목소리로)아니, 김연아 올림픽 스케이트 선수 말야. 올림픽에서 금메달 땄어? (쩌렁쩌렁하게) 아니, 김연아가 어제 1등했잖우. 아, 그렇지. 나도 어제 봤어. 카페에서 여든은 되어 보이는 어르신들의 대화다. 저만치 떨어진 곳이었는데, 내가 있는 곳에서도 다 드릴 만큼 어르신들의 목소리를 기본적으로 컸다. 나도 봤다. 김연아 선수의 쇼트 경기. 김연아의 경기는 환상적이었다. 경기가 아니라 예술이었다. 김연아의 예술을 보기 위해 여행 출발을 미룬 것은 좋은 결정이었다. 나는 일찌감치 TV 앞에 앉았다. 한국의 곽민정 선수 경기도 보았다. 가녀린 모습의 소녀는 실수없이 잘 해 냈다. 올림픽 첫 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