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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시작되는 곳

1월 음악회를 다녀온 후, 두 달여 만에 예술의 전당에 갔습니다. 이번에는 전시회나 회화전을 보기 위함입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더군요. 한 달에 한 번 있는 휴관일이라네요. 야외 벤치에 앉아 있기에는 햇살은 좋았지만 바람이 쌀쌀했습니다.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카페마다 문을 닫아 캔커피 하나를 마신 후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생각해 보니 예술의 전당을 감싸고 있는 우면산 자락을 둘러보며 봄꽃이 피었는지 정도는 볼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봄이 오지 않은 것은 3월 말에 어울리지 않은 쌀살한 날씨 탓이 아니었습니다. 주변을 둘러 볼 여유로운 마음을 지니지 못한 제 탓이었습니다. 새로운 변화든, 진정한 계절이든 마음으로부터 시작되나 봅니다. "그대 가슴에 꽃이 피지 않았다면 온 ..

봄을 선취(先取)하다

겨우내내 옷걸이에 걸려 있던 파란색 자켓을 끄집어내어 몸에 걸쳤다. 포근한 날씨에 봄옷을 꺼내 든 것이다. 오후에 전화가 왔다. 점심 먹고 회사로 들어가는 와우팀원이다. "팀장님, 오늘 날씨 정말 좋아요. 근데 회사로 들어가야 해요." "나는 놀러가지롱~!" 이라고 말했던가? 기억 안 난다. 분명한 것은 그 말이 머릿 속에 맴돌았다는 사실이고 했다면 놀리려던 것일 테고, 안 했다면 어떤 이유로 참았던 것이겠지. 오늘부터 3일 동안 나는 휴가다. 여행을 떠난다. 마음 가는 대로. 오늘 날씨가 좋았지만, 실내에 있은 시간이 많았다. 화창한 햇살을 보며 동장군이 물러가고 있음이 실감난다. 허나, 동장군이 가만히 물러가진 않겠지. 방구를 뿡뿡 두 번 정도는 뀌어 대겠지. 3월이 다 가기 전에 두 번 정도는 꽃샘..

화창한 봄날을 누리기 위하여

"아우님, 기가 막히게 날씨가 좋네요. 오후에 반갑게 만나요." 3월 20일은 어느 형님이 보낸 문자처럼 기가 막히게 화창한 봄날이었다. 내가 기억하기에 2009년 들어 가장 좋은 날씨였다. 하늘은 밝고 맑았다. 봄햇살은 적당히 따뜻하고 적당히 시원했다. 그런데도, 이날 나는 스스로의 마음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해 서너 시간을 참 아쉽게 보냈다. 누군가를 속상하게 했고, 더불어 나도 기가 막힌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중충한 기분으로 보낸 게다. 컨트롤할 수 없는 하늘의 날씨가 이렇게도 좋은데, 얼마든지 컨트롤할 수 있는 내 마음의 날씨가 엉망이었다니...! 안타까운 날이다. 3월 17일의 날씨는 두 번째로 마음에 들었던 날이다. 아마도 날짜별로 그 날이 어떤 날씨였는지, 기억하시는 분들은 많지 않을 테지. ..

카테고리 없음 2009.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