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인가, 나는 한 소설가에 관하여 신나게 떠들어 댔다. 김영하가 얼마나 훌륭한 글을 썼는지에 대해서 나는, 『퀴즈쇼』의 어떤 대목을 그대로 읽기도 하고, 나의 견해를 덧붙이기도 하며 한참을 이야기했다. 지루했을 법한 긴 이야기를 '갑자기' 들어야 했던 이는 친하게 지내는 동네 누나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기는 하지만, 책에 대해서 이리 침 튀기며 이야기한 적은 처음이었다. 그만큼 『퀴즈쇼』라는 소설이 내게 안겨다 준 감동은 컸다. 누나가 20대에 대해 알고 싶어하긴 했지만, 그래도 나의 김영하 자랑은 분명 누나에겐 뜬금없음이었고, 갑작스러운 것이었다. 『퀴즈쇼』 이후, 나는 김영하의 단편집 두 권을 더 읽었다. 『오빠가 돌아왔다』(이하 오빠)와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