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돈 아까운 책들?!

카잔 2010. 5. 26. 15:58

"책값이 무지 아까워요."

연구원 형과 점심을 먹고, 봉은사를 향하여 걷다가 나온 말이다.
13년 동안 부지런히 사 모았던 책값은 4천만원을 훌쩍 넘을 게다.
책을 열심히 읽은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음은 분명하다.
'나는 읽는 대로 만들어진다'라는 선언은 진심이었고, 여전히 진실이다.
나의 엄살(!)은 오래전에 구입했던 책들 중 소장가치가 떨어지는 책을 겨냥한 것이었다.  

"20대에 샀던 책들 중 일부는 별로인 책이 많아요."
"그 땐, 너도 선구안이 떨어졌을 거 아냐."
"그렇죠. 근데 그렇게 해서 사들인 책이 되게 많아요."

한창 인터넷 서점이 30% 할인할 때, 무진장 사들였던 기억이 떠올랐다.
삼성 크리센스몰, 교보문고, yes24 등을 돌아다니며
가장 가격이 싼 곳을 골라서 무진장 주문하던 시절이었다. 10년도 더 지난 일들.

"그런 책들도 너를 만들었을 거야."

형의 이 말을 듣자마자, 동의했다. 그런 책들 덕분에 할 수 있는 이야기도 많은 게 사실이니.
적어도 책의 선별이 중요하다는 점은 경험을 곁들여 절절히 이야기할 수 있다. ^^
좋은 책, 자신에게 적합한 책을 고르는 것은 독서 생활에서 아주 중요하다!

"우와~! 좋아요. 이렇게 긍정적인 사고방식 말예요."
"내 일 아니니까 그럴 수 있는 거야.
내 일에는 소심하지만 남의 일에서는 정말 대범한 거지.
상황도 모르고, 감정 상태도 모르지만, 내 일 아니니까 막 던질 수 있는 거지.
그러니까 남들의 (그런 식으로 던지는) 조언은 들을 필요가 없는지도 몰라."

하하하. 유쾌하게 웃었다. 난 형의 이런 스타일의 이야기가 좋다.
어떤 식인지, 설명하라면 못 한다. 현실적인? 진솔한? 모르겠다.
어쨌든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즐거웠다.
돈 아깝게 느껴지는 책들도 나를 만들었다는 말에 동의하니까.

사실, 읽었던 책들은 모두 도움이 되었으리라.
좋은 책은 양식으로 여기어 내 몸으로 삼키고, 덜 좋은 책은 반면교사로 삼으면 되니까.
정말 안타까운 것은 구입한 지 몇 년이 지나도 읽지 못했던 책들이 있다는 게다.
의욕이 앞서, 사 두기만 했던 책들 말이다.
실천을 덧붙이지 못하여서 투자한 돈이 아까워진 책들이다.

실천을 덧붙일 수 없을 정도의 비현실적으로 책을 구입하기도 했다.
알면서도 책 구입은 자제가 잘 안 된다. 얼마 전 시작한 방법이 효과가 좀(^^) 있다.
3편의 리뷰를 쓰기 전에는 책을 구입하지 못한다는 나와의 약속이다.
책을 구입하려면 읽어야 하니, 나름의 좋은 시스템인 것 같다.
3편을 쓰면 10만원 이내, 5편을 쓰면 20만원이내로 구입할 수 있다.

지난 주 서울국제도서전 때, 참지 못한 채 10만원 치를 구입해 버렸다.
아직 두 편을 더 써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미래에서 빌려 온 돈이다.
이제 책을 구입하려면 2편을 쓰고, 3편을 더 써야 한다. 행복한 절제다.

독서. 하나에 열렬히 끌린다는 것, 참 즐거운 일이다.
규율. 좋은 자기 규율은 자기경영의 훌륭한 조력자다.
우리. 서로 공감하기란 무지 힘들다. 그래서 '사랑'의 힘은 귀하고 강력하다.

이런 이야기들.
뒤죽박죽이지만, 오늘 내 삶의 일부였다.

참. 하나 더.
5월 26일, 오늘 하루 동안 교보문고에서만 반값 할인을 하는 내 책.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92975131&orderClick=LAG

이건, 저자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까?
가격저항이 낮아져 보다 많이 읽히는 좋은 일일까?
골치 아픈 문제이고, 답을 모르는 일이라
신경 끄고 살던 일이나 계속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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