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나름대로 예술만끽

<서울 그 곳은> 장철웅

카잔 2010. 7. 19. 23:33


2002년, 한국리더십센터에 취업하게 되면서 서울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어느 덧 8년이라는 세월이 지났고, 서울은 고향보다 편안한 곳이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지요. 첫 몇 년간은 대구에 갔다가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가 한강대교를 지날 때마다 낯설었지요.
타지에 왔구나, 하는 느낌이 그대로 온 몸을 감싸곤 했던 시절입니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지, 바로 그 한강대교를 지나는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 내 집에 왔다. 어서 들어가서 쉬자'
2006년, 2007년 어느 때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가물해서 기억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서울 이 곳은, 이제는 완연한 제 일상이 펼쳐지는 곳이고
제 꿈이 이뤄져 가는 내 삶의 터전입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내가 타지 사람임을 인식하게 되는 곳이 있습니다. 한강이지요.

한강변에 나가 바람을 맞으면, 서울에 처음 왔을 때의 그 낯설음이 되살아납니다.
낯설은 생경함과 어쩐지 어색한 듯한 느낌이 감돕니다.
그 때마다 떠오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드라마 <서울의 달> 주제가였던 '서울 이 곳은'!

"아무래도 난 돌아가야겠어. 이곳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아.
화려한 유혹(고단한 일정) 속에 웃고 있지만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해.
힘든 건 모두가 다를 게 없지만 나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일 뿐이야."



살아가다가 딱 한 번 낯설다는 느낌이 드는 한강, 묘한 기분입니다.
사실, 삶이 힘들다거나 휴식을 필요할 만큼 고단한 것도 아니지요.
그런데도, 늘 이 노래가 떠오릅니다. 한강을 다녀 온 한동안은 이 노래를 부르며 지내지요.

동영상을 유심히 한 번 보시지요.
오른쪽에서 '장고'라는 글이 새겨진 노란 헬멧을 쓰고 미소 짓는 아저씨 덕분에 웃게 되고,
노래 한 소절이 끝날 때마다 김종서 분위기가 나는 보컬이 매력적입니다.

가사는 어찌 그리 나의 심금을 울리는지요.
드라마 주인공이었던 한석규의 파란만장한 삶이 오버랩되면서
삶의 고단함, 그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 떠오르는 가사압니다.

마지막 가사는 "약한 모습 보여서 미안해"입니다.
저는 이 때마다 한석규의 눈물이 떠오릅니다. 측은지심입니다.
친구에게 사기도 치고, (기억으로는) 사기 결혼도 했던 그였습니다.

때로는 절망하기도 하고, 고단하기도 했겠지요.
그를 좋아하는 채시라, 채시라를 좋아하는 최민식, 최민식을 좋아하는 김원희.
이네들의 얽힌 사랑 이야기, 김용건 아저씨의 츄리닝이 떠올라 추억에 잠깁니다.

<서울 이 곳은>이 제게 주는 분위기는 이처럼 다양합니다.
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은 가사를 음미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내 마음에 각인된 노래여서 부르면 흥겹습니다.

언젠가 노래방에 가면, 이 노래를 불러야겠습니다.
한 번도 부르지 않았던 것 같네요. ^^
기분이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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