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일감 바구니 비우기 놀이

카잔 2010. 8. 4. 14:30


자신의 업무 생산성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안다.
점심을 먹고 나면, 집중도와 생산성이 저하된다는 것을.
내가 점심 약속을 1시로 잡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상대가 직장인이면 어쩔 수 없이 12시에 만나야 하지만,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이라면 가능하면 1시에 만나자고 한다.
점심 식사를 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일에 몰입하기 위해서다.

업무 시간은 즐겁다. 즐거운 이유는 두 가지다.
1) 나의 업무는 오래 전부터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고,
2) 그 일에 몰입하여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나는 업무를 '일바비 놀이'라 부른다.
<구니 우기 놀이>의 줄임말이다.
일을 시작하기 전, 플래너에 오늘의 할 일 목록을 작성하고
하나 둘 지워가는 과정은 분명 일이기도 하지만, 놀이이기도 하다.

일과 놀이는 이렇게 구분된다.
일은 활동에 따른 결과를 요구하지만, 놀이는 활동 자체가 목적이다.
일은 조직이나 타인의 제약을 받지만, 놀이는 자유롭다.
일은 노력이 뒤따르지만, 놀이는 흥미와 쾌감이 있다.
일은 의도적 활동이지만, 놀이는 자발적 활동이다.

놀이는 자발적이므로 부담감이 없고,
흥미와 쾌감이 있기에 자꾸 하고 싶어지고,
활동 자체를 목적으로 자유롭게 임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지금 내가 하는 일은 분명 놀이이기도 하다.
와우팀, 글쓰기, 강연 등은 모두 눈이 뜨면 하고 싶은 일이고,
일을 할 때마다 즐거움이 있고, 어느 정도는 자유롭기도 하다.

나의 업무는 일이기도 하고, 놀이이기도 하다.
놀이의 비중이 줄고, 일 쪽으로 기울어갈 때 나는 긴장한다.
그 말은 책임감이 과도해지거나 부담감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물론, 성장을 위한 책임감과 부담감을 떨쳐 내서는 안 될 것이다.
피해야할 부담감인지, 맞닥뜨려야 할 부담감인지의 구분은 내게는 어렵지 않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인지, 부지런해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인지를 묻는 것이다.
이 질문은 내게는 효과적이지만, 다른 이에게도 적용될런지는 미지수다.

이렇게 재밌는 놀이요, 나를 성장시키는 일을 하는 시간이 나의 업무 시간이다.
오늘은 오후 2시 30분까지 간단하게 끼니를 떼워가며 업무에 임하고 있다.
이럴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얼마 전에도 표현한 적 있다.)
'하루가 오전 업무 10시간, 점심시간, 그리고 오후 업무 10시간으로 흘러갔으면 좋겠다.'
잠자는 시간과 저녁 시간은 그대로 가진 채로 업무 시간만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하며 죽도록 매맞을 테지. 그래서 소심하게 글로만 남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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