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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나를 살아나게 하는 일들

서점은 나를 살아 있게 하는 장소다. 그곳에 가면 나의 에너지 레벨이 높아지고
하고 싶은 일들이 생겨 난다. 나의 근원적 욕망에 대한 감각이 되살아난다.
거창하게 말하면,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적어도 지금의 내가 어떤 일에 시간과 열정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게 된다. 

일주일에도 2~3번씩을 들르는 곳인데, 언젠가부터 그 횟수가 뜸해졌다.
그만큼 나는 바빠졌다. 매일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곧 죽어도 휴일엔 쉬어야 한다.
쉼이라 함은 예배를 드리고 독서를 하고 혹은 홀로 여행을 가는 시간이다.
그 쉼이 주말 결혼식, 와우팀 MT 등으로 대체되면 주 중에라도 그런 시간을 가지곤 했다.

그러나 회사에 출근하면서부터는 주 중에 쉼을 누리기가 힘들어졌다.
주 3.5일 출근인지라 시간경영을 잘 하면, 내가 추구하는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었다.
그건 Naive한 생각이었고, 나는 스스로를 좀 더 엄격하게 경영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밤이 되어도 오늘의 일을 끝내지 못하고, 하루 이틀 마감을 넘기는 일이 생기고 있으니.

몇 가지 일을 내려놓고, 집중해야 한다. 나를 가장 즐겁게 하고
집중하면 할수록 내가 점점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일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
탁월함은 승부를 걸고 싶은 일에 나의 모든 시간을 줄 수 있을 때 얻는 것이다.
나는 어디에서 나의 시간을 보내야 하며, 어떤 일에 승부를 걸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해 '제대로' 답하기는 힘들지만, 분명한 진실은
명확한 답을 내리기 전에도 삶을 살아야 하고 도전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이 끌리는 일에 도전하여 시행착오를 경영하면서 조금씩 정답에 가까이 가는 것이 인생이다.
지금까지의 시행착오를 들여다 보면 답변에 도움이 되는 키워드들이 있다.

독서, 글쓰기, 강연, 멘토링.

내가 이러한 일들을 잘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내가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일들이고, 남들과의 비교가 아닌
내 안의 재능끼리 비교했을 때에는 그나마 조금씩 두드러지는 것들이다.
그리고 서점, 도서관, 인물 박물관 등 지식을 탐구하는 곳에서 나는 살아난다.

오랜만에 서점에 갔다. 가장 읽고 싶었던 책은 로쟈의 신간 『책을 읽을 자유』였다.
2000~2010년까지 로쟈 이현우 선생이 '종횡무진으로' 인문학 책들을 읽고 쓴 책이다.
이미 『로쟈의 인문학 서재』의 달콤하고 깊은 맛을 본 터라 구미가 당길 수 밖에 없었다.
경제 민주화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조정래 작가의 신간 『허수아비춤』도 눈길을 끌었다.

서점은 하고 싶은 일들, 아니 해야만 할 것 같은 일들을 내게 던져주는 곳이다.
프라하에 있는 카프카 박물관에 갔을 때에도, 괴테하우스에 갔을 때에도
나는 다른 어느 곳에 있는 것보다 들뜨고 에너지가 솟아났고 기쁨에 잠겼다.
인생을 살며 나를 잘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런 '사실'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집으로 돌아와 책을 이리 저리 옮겨 가며 독서 계획을 세워 보았다.
올해까지 줄곧 독서에 투자해도 못 다 읽을 분량만큼 책기둥을 쌓으면서 참 흐뭇했다.
하지만 내게 이런 책을 읽을 시간을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분명하지 않은가?
일을 줄이든지, 사람을 덜 만나든지, 어떻게 해서라도 시간을 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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