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멋진 날씨와의 한 판 승부

카잔 2011. 5. 16. 10:53


오늘... 날씨가 참 좋습니다. 이런 날, 나는 떠나거나 떠날 준비를 합니다. 떠남은 마음이 가는 곳으로 나의 발걸음을 훌쩍 내어 주는 것입니다. 지난 몇 년간 그렇게 잦은 여행을 하며 살았습니다. 매인 직장이 없고 자기경영을 잘 하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떠날 수 있습니다좋은 날을 맞아도 자기경영이 안 되어 일이 밀려 있으면 떠나지 못합니다. 그럴 때엔 떠날 준비에 박차를 가합니다. 떠날 준비라 함은, 약속한 일정이 있거나 미뤄둔 일 때문에 떠나지 못하게 된 것을 아쉬워하며 업무에 몰입하는 것을 말합니다. 내일도 날씨가 좋을지 모르니까요.

 

유니크컨설팅 미팅과 강연차 서울에 와서 호텔에 묵고 있습니다. 동쪽으로 창이 난 객실이라 아침햇살에 잠을 깼고 호텔을 나설 때에는 찬란한 햇살이 나를 반겼습니다. '곧 무더워질 테다'라고 말하는 듯한 강한 햇살입니다. 떠나고 싶은 곳으로 어서 떠나라고 보채는 듯도 합니다. 하지만 나는 떠나지 않았습니다. 나는 유니크컨설팅이라는 1인기업가들 몇 명으로 이뤄진 회사의 대표이고, 오늘은 주간미팅이 있는 날이니까요. 나는 자유분방한 편인데, 내가 소속감을 느끼는 곳에 대한 책임감은 강합니다. 묘한 역설입니다.

 

심지어는 과도한 책임감으로 인해 쉬지 못한 채 일만 한 적도 많습니다. 영업사원으로 근무할 때에는 외근을 할 때에도 근무시간을 넘겨서까지 일할 때가 많았고, 외근 시간에 잠시 개인업무를 보게 되면 근무 외 시간으로 채워넣는 등의 강박관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교회 청년부의 임원으로 일할 때에도 항상 일을 달고 살았지요. 청년부실에서 가만히 쉴 때에는 '내가 이렇게 편안하게 쉬어도 되나?'하는 식의 죄책감을 느낄 정도입니다지금은 굉장히 많이 나아졌습니다. 그런데 유니크컨설팅의 대표가 되니 책임감이 다시 과도해지려 합니다. 허허. 경계 중입니다.

 

나는 중책을 매우 잘 소화하면서도 잘 쉬고 잘 노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전문가가 되어서도 (고압적인 태도가 아닌) 마음으로 사는 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내게는 프로페셔널한 느낌과 아주 편안하고 소박한 느낌이 동시에 풍겨났으면 좋겠습니다. 지하철역을 향해 걸어가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나는 가치의 충돌을 느끼고 있구나. 여유롭고 자유로운 삶 VS 생산적이고 성취가 있는 삶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구나.' 물론 이런 고민은 1인기업가로 홀로 일하던 예전에도 있었습니다만, 여유와 자유를 위해 자주 훌쩍 떠남으로 해결했습니다. 지금은 균형이 깨진 상황입니다.

많은 일정과 업무량 사이에서 여유를 만들어내는 일이 좀 더 어려워졌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나는 도전할 겁니다. 더 훌륭한 시간관리자가 되면,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면, 좀 더 부지런해지면, 지금까지의 삶보다 더 멋진 인생을 창조할 수 있으니까요. 멋진 날씨보다 제가 보내게 될 이번 한주가 더욱 환상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날씨는 나의 경쟁상대군요. 날씨가 더 멋진가, 내 인생이 더 멋진가 겨누어 보아야겠습니다. 인생에는 꼭 이기지 않더라도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를 나은 존재로 만드는 싸움이 있습니다. 그러니 나는 승부와 결과에 자유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 자기경영지식인/ 유니크컨설팅 이희석 대표컨설턴트 younique@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