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자유로운 1인기업

내가 1인 기업가가 된 과정

카잔 2011. 6. 15. 08:09

2007년 1월, 나는 회사를 나왔다. 나는 더 이상 직장인이 아니었다. 직장인이 아닌 채로 4년 6개월이 지났다. 순식간에 흘러간 듯 한데, 나의 선택이 옳았는지를 가늠하기에는 짧지 않은 날들이다. 지금의 나는 퇴사 결정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매우(!) 잘한 결정이라 생각한다. 삶의 모든 분야에서 만족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수입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회사를 다닐 때보다 두 배 이상이라고만 밝힌다. 상상은 환영하나 지나친 예상은 금물. 이전 회사에서의 연봉이 많지 않았다. 2002년에 입사했고, 2년 동안의 군생활 후 복직했기에 많지 않은 연봉이었다.

1인 기업가가 된 과정

스스로를 1인 기업가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2009년 봄이었다. 1인 기업이다, 라는 인식은 그 이전에도 있었지만, 사람들에게 표현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업가'라는 단어가 품고 있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도전하고 혁신하는 기업가 정신은 조금 지녔을지 몰라도, 전략과 마케팅에 대한 감각은 평범한 수준이었다. 나의 전략은,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승부를 거는 것이었다. 강연하고 글을 쓰는 것 말이다. 앞으로 1인 기업가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미래 예측이나 정부가 1인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책에 용기를 얻어 뛰어든 것이 아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에 나를 던져 본 것이다. 내가 1인기업가가 된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난 것 같다.

삶과 일에 대한 철학 형성.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는 없지만, 하고 싶은 일도 하면서 사는 게 인생이다.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행복하다. 그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자신을 기쁘게 하고 세상에 공헌하게 된다. 나는 이런 생각들을 독서를 통해, 강연회를 통해 배웠다.

여러 가지 직업적 체험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감각을 키워감. 재능의 발견은 책상에 앉아서 재능을 발견하는 경우는 없었다. 삶의 현장에 행동하고 나서야 혹은 내 삶의 크고 작은 성과를 들여다보면서 재능인 것과 재능이 아닌 것을 조금씩 알아갔다. 나는 내 일에 몰입했고, 수 개월의 몰입 후에는 몰입을 하게 된 과정과 이유를 들여다보았다.  

회사 생활에선 내가 할 수 있는 일, 배울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함. 참 열심히 일했다. 내가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길이 회사에 입사하는 것이라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일을 통해 얻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돈과 의미.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하나를 제대로 얻어도 괜찮은 일이고 두 개를 모두 얻으면 매우 훌륭한 일이다. 

이런 저런 일을 하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음. 독서를 하다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기기도 했고, 누군가의 삶을 동경하며 그가 하고 있는 일을 꿈꾸기도 했다. 훌륭한 이들의 삶을 모두 동경했던 것은 아니다. 나에게 흥분과 끌림을 주었던 직업적 일을 가진 분들의 삶만이 그러했다. 꿈꾸고 동경했던 일에 뛰어들어 보니, 어떤 일은 머지않아 의미를 상실했거나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그런 일은 그만 두었다. 한편, 어떤 일은 하면 할 수록 내가 성장하고 강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 일에 내 인생을 걸어보기로 했다. 글쓰기와 강연에.

독립에 대한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함. 말은 이렇게 하지만, 준비가 철저했던 것은 아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다소 무모한 점도 있었다. 하지만 워낙 자신감이 컸던 시절이었다. 회사를 나오기 전 이미 백 회 이상의 강연을 했었고, 허접한 수준이지만 글도 꾸준히 써 왔었다. 이제 강연과 글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실험을 해 보고 싶었다.

1인 기업 첫 해에 일어나는 일들

1인 기업가로서의 첫 해는 아쉬움도 많았다. 회사 동료들이 전략 MT나 인센티브 여행을 떠날 때에는 나도 함께 '공짜로' 즐기고 싶었다. 한솥밥을 먹던 B2B팀이 회식을 하면 나도 참석하여 이야기를 나누며 소속감을 느끼고 싶었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는 느낌은 아주 어색했고 종종 불안하기도 했다. 역삼동 테헤란로 근처에 살던 때라,  넥타이 부대 사이로 청바지를 입고 모자를 쓰고 다닐 때에는 나 혼자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는 이질감을 느낄 때도 있었다. 나는 12시에서 1시 사이를 피해 점심 식사를 했다. 스스로 약속을 하지 않는 이상 함께 점심을 먹을 사람도 없었다. 명절이 되면 회사 상조회에서 보내주던 과일 바구니도 오지 않는다. 하루에도 수십 통 날아오던 업무 메일도 이제는 오지 않는다. 나를 괴롭히지 않아서 좋다라는 생각과 함께 왠지 모를 허전함이 들었다. 출력물 한 장을 뽑는데도, FAX 하나 우편물 하나를 보낼 때도 내 돈을 써야 했다. 무엇보다, 회사의 여러 가지 소식을 들을 때마다 '함께' 부대끼며 쌓아가는 유대감이 없어서 허전했다.

그렇게 행복과 아쉬움을 번갈아 느끼면서 첫 해를 보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쉬움은 줄어들고 낭만과 행복감이 늘어났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회사에 대한 그리움도 크게 줄었다. 기억하기로는 2년차 이후로는 아쉬움, 그리움은 전혀 없어졌던 것 같다. 1인 기업가로서의 3년차에 접어들고 나서는 '나는 무엇을 할까?'라는 질문을 넘어 '어떻게 할까?'라는 물음에 답 몇 개를 가지게 되었다. 3년차와 4년차는 내가 원했던 대로 여행을 가고, 원하는 만큼 일을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지낸다는 사실이 나를 매우 기쁘게 했다. 5년차가 되어서는 또 한 번의 큰 변화가 있었다. 1인 기업을 꿈꾸는 이들을 멘토링하는 일을 시작한 것이다. 8명이 모였고 나는 요즘 그들의 성공을 돕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금 나는 앞으로의 삶에서도 승리를 이어가기를 꿈꾼다. 그럴 자신도 있긴 하지만, 실패와 고생이 항상 나를 비켜가지는 않을 것이다. 실패도 과정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니까.


1인 기업가의 행복

아침에 일어나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음은 1인 기업가의 행복이다.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비교적) 자유롭게 훌쩍 떠날 수 있음은 1인 기업가의 낭만이다. 날이 좋으면 공원에 가거나 남들 다 근무하는 시간에 카페에 앉아 책을 읽는 것은 1인 기업가의 여유다. 행복과 낭만, 여유가 가득한 이 길을 걷는 것이 참 좋다. 나의 시간을 회사에 주지 않고, 나의 재능에 준 대가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믿는다. 이것이 1인 기업가의 믿음이요 자부심이다. 이 길이 좋은 가장 큰 까닭은 남들과 달라서도 아니고, 자유로워서도 아니다. 내가 참 원하던 길이었기 때문이다. 13년 전부터 내가 꿈꾸던 삶... 바로 그 길이기 때문이다.

제가 1인 기업가가 된 과정을 거칠고 간략하게 적어 보았습니다. 실패와 고생도 간단히 적었습니다. 회사를 다니던 중 하고 싶은 일이 생겨났고,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다고 적었습니다. 1인 기업가가 되기 전에 무엇을 했는지는 생략했습니다. 앞으로 그런 내용으로 글을 이어가려 합니다. 어떤 준비를 얼만큼 했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 일을 알게 되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써 보려 합니다. 나의 일에 '몰입 비슷한 것'을 했던 경험도 써 보겠습니다. ('몰입 비슷한 것'이라 표현한 까닭은 몰입이라 하기엔 나의 모습이 성실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야기들, 관심 있으신지요? 혹 질문이나 코멘트 주시면 그것 반영해 가며 글을 써 가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 자기경영지식인/ 유니크컨설팅 이희석 대표컨설턴트 youniqu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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