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Story/즐거운 지식경영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Book Review

카잔 2011. 7. 20. 21:16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을 읽고

메디치 이야기, 리더십의 핵심을 찌르다!



리더십은 영향력이고 영향력의 근원은 신뢰다

 

지위가 높거나 지식이 있다고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영향력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된다. 리더십은 곧 영향력이다. 훌륭한 리더들의 행동 특성은 저마다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십은 영향력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것은 영향력의 모양이 리더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리더들은 자신만의 강점과 기질로 형성된 고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리더라면 반드시 해야만 하는 행동 특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리더라면 반드시 영향력이 있어야 한다.

 

리더에게 영향력이 있는가를 알아보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사람들이 리더의 말을 듣는지, 듣지 않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진정한 리더가 말하면 사람들은 경청한다. 반면 리더십이 없는 그저 ‘지위상의 리더’가 말하면 듣지 않는다. 영향력이 없다는 의미다. 영향력을 높여가는 길이 리더가 되는 과정이다. 영향력은 리더의 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리더가 아무리 큰 소리로 외쳐도 그의 삶과 태도가 더 큰 소리로 말하기 때문이다. “나는 리더다“라고 소리칠 게 아니라, 사람들이 리더라고 인정하고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자기를 컨트롤하여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 그리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과정이 리더십 향상의 본질이다.

 

사람들이 따르도록 만들고, 그들의 마음을 얻는 힘이 영향력이다. 영향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리더십의 전문가 존 맥스웰은 『리더십 불변의 법칙』에서 리더십의 굳건한 토대는 ‘신뢰’라고 역설했다. 리더십 구루인 워렌 베니스도 자신의 책 『리더 On Becoming a Leader』에서 다음과 같이 신뢰를 강조했다. “사람들을 리드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신뢰다. 나는 신뢰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데 있어서 뿐만 아니라, 계속 함께 하는 데에 있어서도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리더십은 영향력이고, 영향력은 신뢰에서 나온다! 리더가 되고 싶다면, 신뢰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스토리, 전달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도구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 신뢰를 획득하라는 말은 옳지만, 뻔 한 말이다. 문제는 이 식상한 말이 리더십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뢰라는 개념에 생생한 현장성을 부여해야 한다. 신뢰를 획득하는 것이 삶에서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건강관리는 자기경영에서 매우 중요한 영역이지만, “건강은 매우 중요합니다”라는 말로는 사람들의 건강관리를 제대로 도울 수 없다. 건강관리를 한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그림 그리듯이 묘사해 주어야 한다. 혹은 실제 삶에서 어떤 행동을 실천해야 하는지를 알려 주어야 한다. 신체 에너지 관리를 위해 좋은 간식을 섭취해라, 라는 조언은 보다 구체적인 말이지만, 더 나아가야 한다.

 

“에너지 바나 견과류를 사 두었다가 오전 10시 즈음과 오후 3~4시 즈음에 간식으로 먹어라. 건강에도 좋고, 특히 오후 간식은 저녁의 과식을 방지하여 다이어트에 좋다. 그 무렵에 떨어지는 신체적 에너지를 끌어올려 저녁 시간까지 활력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아침을 거르지 말아야 한다. 시간이 없다면 곡물 시리얼과 요구르트 그리고 바나나, 사과 등 과일 한 조각이라도 먹자. 아침식사 - 오전 10시 차 한잔과 소량의 간식 – 점심식사 – 3~4시 간식 – 저녁 식사로 이어지는 음식패턴을 만들라.”

 

이렇듯 조언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그것에 대한 인식이나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 나는 회사 내에서 인재를 잘못 배치한 적이 있다. 리더십이 없는 P를 팀장으로 세웠던 것이다. 그로 인해 회사의 중요한 일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고, P의 팀원들이 힘겨워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P는 팀의 리더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과 회의 등을 미리 준비하는 계획성과 성실함이 부족했다. 나는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마음을 터놓은 대화 덕분인지 P는 불편한 주제인데도, 나의 생각을 끝까지 들어주었다. 하지만 P는 말했다. “제게 책임감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책임감에 대하여 오랫동안 설명해야 했다. 책임감에 대한 그와 나의 이해가 달랐기 때문이다. 그에게 “책임감이 필요하다”라는 식의 말은 하지 않았다. 대신 책임감 있는 팀장은 어떤 생각을 하고,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하여 사례를 들어가며 묘사하듯 이야기했다. 그제야 P는 자신이 생각하는 책임감이 리더에게 요구되는 책임감의 정도와 모양에 미치지 못함을 이해했다. 그는 덧붙였다. 사례로 설명할 때에야 비로소 내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개념을 전달했다고 하여 교육이 이뤄졌다고 착각하는 교사들,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했다고 하여 그 비전이 공유되었다고 착각하는 리더들이 많다. 사전 이해와 지식이 다를 경우, 단순한 개념 전달은 교육과 비전의 공유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개념이 눈에 그려질 때까지 혹은 무엇을 행동해야 하는지 알게 될 때까지 구체적으로 묘사해 주어야 한다. 글의 서두에 워렌 베니스와 존 맥스웰의 말을 빌려 신뢰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신뢰가 실제 삶에서 어떤 모양으로 나타나는지에 대하여 보여주지 못하면 신뢰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이다. 요컨대, “신뢰가 중요하다”라는 주장으로는 신뢰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사람에게 신뢰에 대하여 아무 것도 가르쳐 줄 수가 없다.

 

이때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스토리다. 개념이 삶에서 어떤 모양인지를 보여주려면 스토리를 들려주어야 한다. 스토리는 개념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미지를 만들어내어 이해를 돕기 때문이다. 김상근 교수는 자신의 저서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에서 스토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리더에게 필요한 덕목을 성공적으로 전달했다. 책이 가진 4가지의 훌륭한 장점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대목이다.

 

『사람이 마음의 얻는 법』이 가진 4가지 장점

 

첫째, 메디치 가문의 역사적인 인물들은 리더의 자질을 논의하는 데에 아주 적절했다. 최고의 리더십을 보인 ‘코시모 데 메디치’, 인재를 소중히 여기고 문화 예술을 부흥시켰지만 리더로서 결정적 실수를 한 ‘로렌초’, 의리와 신용을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메디치 가문의 창업자 ‘조반니 디 비치’의 이야기는 리더가 리더십을 얼마나 잘 발휘했는지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보여주었다. 생생하고 유익한 이야기였다.

 

둘째, 책은 리더십의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존 맥스웰은 “사람들은 리더를 수용해야 리더의 비전을 수용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리더’라는 말은 있을 수 없다. 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순간 이미 리더가 아니기 때문이다. 메디치 가문의 역사는 신뢰 수호의 역사였다. 책은 말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걸고 신뢰를 지키라고. 언제나 대중의 편에 서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정신을 가지라고.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고. 리더십에게 사람들의 신뢰는 곧 생명이다.

 

셋째,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일 그리고 리더로서 성과를 내는 일의 균형을 이뤄낸 점도 훌륭했다. 신뢰는 성품과 역량의 균형으로 극대화된다. 성품이 매우 훌륭하지만 실력이 없는 의사에게 중요한 수술을 맡기기는 힘들고, 실력이 매우 뛰어나지만 도덕성이 결여된 펀드매니저에게 돈을 맡기기도 힘들다. 책은 메디치 가의 리더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낸 사례뿐만 아니라, 리더가 성과를 달성할 만한 역량을 가져야 함을 주장한다. 시대의 흐름을 파악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실행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우아한 도덕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는 일의 중요성도 놓치지 않았다.

 

넷째, 스토리를 통하여 리더십의 중요한 키워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개념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이야기를 통해 전달했다. 저자는 오랫동안 유럽의 시대정신을 추적해 온 학자다. 오랫동안 16세기 동서양 문화사상의 원류인 르네상스 예술을 연구했다. 흥미로운 역사 스토리를 들려주며 독자가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감대를 만들었다. 여기서의 공감대란, 감정적인 동질감이 아니라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이론적 밑그림을 말한다. 이러한 밑그림 위에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필요한 가치들을 설명했다. 책의 훌륭한 서술 방식 덕분에 나는 개념을 얻은 것이 아니라, 리더로서의 나는 부족한 점과 비전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었다.

 

책은 감동적으로 읽혔다. 가장 감동했던 대목은 위대한 리더 ‘코시모’가 카라라에서 열리던 종교회의를 피렌체로 옮겨 개최한 사건이었다. 이를 위한 비용을 전액 부담하면서까지 추진한 것은 피렌체와 시민들에게 새로운 세계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종교회의의 장소 변경은 서로 다른 두 문화의 만남을 이끌었고, 코시모의 의도대로 사상의 대융합을 이뤄냈다. “그리스어를 사용하고 플라톤 철학이 주도하고 있던 동방 비잔틴 교회와 라틴어를 사용하고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이 사상적 주류를 형성하고 있던 서방 카톨릭 교회”가 피렌체에서 만난 것이다. 나는 코시모의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자신의 판단대로 일을 진행하는 추진력에 매료되었다.

 

사실 여민동락, 융합, 신뢰 등은 우리가 많이 들어 왔던 단어들이다. 익히 알고 있던 단어로 독자를 감동시키는 저자야말로 내공 깊은 이다. 우리의 삶을 도약시키는 것은 새로운 비결보다는 근본 원리와 기본적인 가치를 실천하는 일이다. 이 책은 리더들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무엇을 실행해야 하는지를 (개념이 아닌) 스토리를 통해 훌륭하게 ‘보여’ 주었다. 우리는 ‘들은’ 것보다 ‘본’ 것을 더욱 잘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다. 이 책의 키워드를 많이 들어왔더라도 일독할 만한 충분한 이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 자기경영전문가/ 유니크컨설팅 이희석 대표컨설턴트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