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이 책장을 정리하는 일은 즐겁다. 읽고 싶었던 책에 빠져드는 시간이고, 읽은 책들의 표지를 발견할 때마다 내용을 확인하거나 되새기는 시간이기에 그렇다.


1.
기둥 사이에서 『당신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힘을 어디서 얻는가』를 본 순간, 나는 옛 추억으로 빠져들었다. 무엇 때문에 힘겨워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 책을 읽었을 당시의 나는 살아가는데 필요한 힘을 찾고 있었다. 아래와 같은 구절에 밑줄을 쳐 둔 것을 보니 희망과 꿈을 찾고 싶어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시련이 크고 고통이 심하더라도 희망이라는 것이 있다. 우리는 그 어떤 것에도 질 필요가 없다.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도록 하라. 당신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삶은 아름다운 경험이 될 수 있다. 당신은 자신의 시련을 기회로, 비극을 승리로, 상처를 행복으로, 분노를 봉사로, 실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다."

20대 초반, 나는 "여전히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말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래서 밑줄을 그었는지, 당시의 내가 어떤 힘겨움에 허덕거리고 있었기에 감동이 되어 그었는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내가 20대 초반부터, 위로를 안겨다 주는 책, 마음의 힘을 키워주는 책, 누군가를 이해하거나 용서하도록 도와주는 책을 많이 읽었다는 사실이다.

『당신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힘을 어디서 얻는가』,『눈물이 나도록 용서하라』,『부서진 영혼을 고치는 공구상자』,『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등을 읽었으니 말이다. 어떤 책은 끝까지 읽어냈고, 어떤 책은 중간 정도까지만 밑줄 그어진 것도 있었다. 어떤 페이지에는 긴 메모가 있었다. 메모의 마지막 문장은 이랬다. "모든 힘듦을 이겨내고 다시 결심하자."

2.
자신이 읽어 온 책들을 살펴보면, 그간의 지적 성장과 자기 영혼에 일어났던 일들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내가 만약 예전보다 영혼의 힘이 강해졌다면, 그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강인한 영혼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책들을 꾸준히 읽어왔으니까. 

3.
하지만 나는 내가 읽어온 책들을 잊고 있었다. 눈물 나도록 용서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은 기억하지만 그것이 내 삶에 얼마나 큰 유익과 변화를 안겨다 주었는지는 세심하게 살펴보지 못했다. 내 영혼의 부서진 곳을 고칠 수 있는 공구를 찾아나섰던 날들도 내가 읽은 책들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잊고 있었다.

나의 성공 경험을 말할 때가 있다면 성실한 관찰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으면 핵심 성공 요인을 모를 수 있다. 혹은 성공 요인을 전달한다고 해도 불충분한 수준으로 말하게 될 수도 있다.

밀란 쿤데라의 『향수』로부터 시작된, 과거의 독서 회상은 휴일 오후를 즐기는 나를 잔잔한 감상에 젖게 했다. 자신의 책장을 살펴보는 일은 적어도 두 가지 점에서 유익하다. 향수를 불러 일으켜 진한 감상을 느끼게 하고, 자신의 과거를 들여다보며 자기 발견의 기회와 삶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옛 시절을 그리면서 느껴지는 애잔한 아픔 정도는 견딜만한 대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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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12 23: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12.02.13 07: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금은 양평이 아닌 다른 곳에 계시겠지요? ^^
      몇 해 전, 님의 블로그를 다녀온 적이 있지요.
      아이들의 사진은 보았지만 양평이 고향인 줄은 몰랐네요.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하셨다 함은
      아이들이 유아가 되어 아기일 때보다는 시간이 조금은 생긴 것 같네요.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愛를 써서 육아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책을 읽고. ^^

  2. 2012.02.26 23: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12.03.02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나는 강사님의 태도와 강연에 감동하곤 합니다.
      그 점은 새로이 하나의 글을 쓰려고 했지요. ^^
      위의 글에서는 주제의 통일성을 위해 아쉬운 점만 적어 본 거지요.
      강사님의 훌륭함에 비하면 옥의 티라 할 아쉬운 점들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