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리더로서 가장 힘든 일은?!

카잔 2012. 6. 25. 09:34

 

나는 자주 와우 연구원들과 만납니다. 대개는 여럿이 어울려 만나지만 일대일로 만나는 경우도 있지요.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때도 있고, 인생의 힘겨운 문제들로 머리를 맞댈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마다 저는 좋은 경청자,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상담가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어설픈 상담가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아는 연구원들은 종종 나에게 묻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힘들지 않으세요?" 론부터 말하면, 힘든 일은 맞는데 힘들지가 않습니다. 여기에는 최소한 네 가지의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해 주거나 혹는 내가 괜찮은 해결책이라도 내놓을 때면, 리더로서 제 역할을 해냈다는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보람을 느낍니다. 나는 그들이 보내주는 신뢰에 빚지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살거든요.

 

둘째, 와우 연구원들을 도우며 내 삶의 에너지를 얻습니다. 어떤 이야기는 힘이 빠지게 하고, 답답함을 느낄 때도 있지만, 묘하게도 그런 과정들을 지나고 나면 '나는 이렇게 살아가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크고 작은 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셋째, 고민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제가 잘 하는 일입니다. 미안함에 거절하지 못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그런 경우라면 이미 여러 번 탈진하고 말았을 겁니다. 너무 많이 주어서가 아니라, 없는 것을 주다가 만나게 되는 것이 탈진이니까요. 반면, 자신이 잘 하는 것들은 자꾸 주어도 다음 날 또 소생합니다.

 

넷째, 이야기를 듣는 일이 좋은 인생 공부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잘 알고 있는 주제의 대화거나 연구원들의 사고 자체가 아름답지 못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화를 들을 때에는 인생공부라는 생각을 하며 듣는 것은 아니기에, 세번째 이유는 합리화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삶의 힘겨운 고민이나 무거운 주제에 관한 이야기가 나까지 힘들게 할 때도 있습니다. 나의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가 떨어져 있을 때입니다. 그럴 때마다 리더의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해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와우 연구원들은 내가 너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힘들 거라고 예상들 하지만, 리더로서 가장 힘든 일은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정직하고, 나를 올바른 길로 이끄는 것이 가장 힘이 듭니다. 

 

자신을 제대로 리드할 수 있으면, 다른 사람을 리드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을 리드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리더십의 실패는 대부분 자신을 제대로 경영하지 못할 때 찾아 옵니다. 나의 경우를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말해 보겠습니다.

 

나는 와우스토리연구소의 리더로서 매년 새로운 도전을 맞습니다. 부분 나의 이기심을 컨트롤해야 하는 문제들입니다. 4기 와우연구원들과 일년 간의 수업을 할 때였습니다. 그 즈음, 나는 연구원들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나름의 안목을 갖기 시작할 때였습니다. 사람의 성격 유형에 대한 지식이 수년 동안 관찰과 경험과 함께 쌓였던 것입니다.

 

나는 종종 연구원들의 삶의 난관을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예측을 실제로 말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입니다. 그 예측이 빗나가면 괜한 빈축을 살 테니까요. 나의 능력을 드러내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지요. 맞아떨어지면 난관 없이 지나갈 테니까요.

 

병이 생기기도 전에 예방약을 지어 주어 사람들을 병으로부터 지켜주는 의사와 병이 생기면 곧잘 치료해 주는 의사가 있다고 칩시다. 사람들은 병이 생기기 전에 고쳐진 것에 대해서는 고마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반면, 모든 병을 척척 고치는 의원에 대해서는 용하다는 입소문을 내며 감탄할 것입니다. 

 

4기 와우는 내게, 진정으로 연구원들을 돕는 것과 내 실력에 대한 찬탄을 받는 것 사이에서 갈등했던 시절입니다. 갈등의 본질은 간단합니다. 이기심과 리더십의 대결인 것입니다. 이기심의 붕괴는 리더십을 세울 것이고, 이기심을 고집하면 리더십이 붕괴될 것입니다.

 

이기심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본성이니까요. 하지만 항상 이기심에 자신을 내맡기는 것은 아쉬운 일입니다. 리더로서 나의 이기심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야말로 정말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이기심을 내려놓으려는 노력 없이는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기도 무척 어렵습니다. 그러니 나는 선해지고 싶은 열망으로 이기심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합니다.

 

놀라운 것은, 하나의 이기심을 넘어서더라도 이듬 해에는 새로운 종류의 이기심을 만나게 됩니다. 그렇게 차츰차츰 좀 더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더 진한 이기심과 투쟁하는 것이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을 알면서도, 투쟁 당시에는 힘겨워서 유혹에 넘어갈 때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나의 투쟁은 선한 사람이 되려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그저 선한 행동을 지난 해 보다 한 번 더 많이 하는 것이 나의 목표입니다. 연구원들은 나더러 훌륭하다고 말할 때가 있지만,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으니까요. 

 

리더로서 나는, 나 자신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려고 노력합니다. 그것이 리더십을 얻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고 가장 힘겨운 일이니까요. 자기를 컨트롤하는 것은 최전방의 싸움입니다. 최전방에서 승리하면 당분간 밀어붙이며 전리품을 거둘 수 있습니다.

 

리더라면, 항상 자신을 올바른 길로 보내주기 위해 전심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다른 사람을 리드하는 일은 우리의 영향력 밖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잘 리드할 때, 운이 좋으면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운을 얻는 것이겠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기경영지식인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