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아름다운 명랑인생

아이폰 리퍼를 받고 배운 것들

카잔 2012. 8. 8. 18:47

 

* 아이폰은 모든 스위치와 버튼은 부분수리가 안 됨.  

  (홈버튼만 안 되는 경우라도, 고치고 싶다면 리퍼를 받아야 함.)

* 단, 강화유리만큼은 교체 가능함. (39,000원)

* 아이폰 유상리퍼 가격 : 199,000원 (보험가입했을 시, 본인부담금은 5만원 내외)

* 아이폰 공식 A/S 업체 : TUVA, 대우일렉서비스센터

* 아이폰 손쉬운 기능 중에 Assistive Touch 기능으로 홈버튼 대신할 수도 있음.

 

1.

내 아이폰은 내외부적으로 문제가 많았다. 뒷케이스의 강압유리는 깨져서 수백개의 조각으로 분해되기 직전이었다. 다행히도 아이폰 케이스가 감싸 주고 있으니 휴대에 무리는 없었다. 홈버튼은 나의 요청에 무반응으로 응수하기를 즐겼고, 앱을 많이 받는 편도 아닌데 앱끼리 서로 부딪쳐서 그런지 기동이 안 될 때도 많았다.

 

총체국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인터넷으로 이리저리 검색한 결과, 유상리퍼가 최상의 대안이었다. 199,000원라는 거금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문제가 없는 제품으로 써야 훗날 중고폰으로라도 팔 수 있을 거라는 점에서 감수할 만한 비용이라 생각했다. 무상리퍼 기간이 지났다는 것이 아쉬웠지만, 시간을 되돌릴 순 없으니 어쩔 수 없다.

 

2.

아이폰 리퍼를 결정한 것은 진일보였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리퍼폰' 만큼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리퍼폰을 선택지에서 제외한 까닭은 분명하다. 남들이 쓰던 물건을 사용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딘가에서 주워들은 바에 의하면, 리퍼폰은 다른 사람들이 쓰던 재활용품 중 상태가 양호한 제품을 일컫는 줄로 알았다.

 

나는 그 말이 사실인지 확인해 보지 않은 채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들였다. 하지만 직접 검색해 보니, 리퍼폰은 내가 알고 있던 것과는 달랐다. 수리한 폰이라는 개념이었고, 특히 남들이 쓰던 물건은 아니었다. 외관의 케이스와 대부분의 소모품은 모두 새 것이고, 하자가 없는 일부 부품을 재활용한 폰이 리퍼폰이었다.

 

리퍼폰의 정확한 개념을 한 번 만이라도 검색해 보았더라면, 나는 진작에 아이폰 무상 리퍼를 받았을 것이다. 나의 아이폰은 제품을 구입하고 몇 주가 지난 뒤부터 줄곧 문제를 일으켜 왔으니까. 부정확한 정보에 근거하여 '리퍼폰 교환'을 선택지에서 줄곧 제외해 왔다는 사실은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선택에 관한 교훈을 절절히 체험한 셈이다.

 

3.

정확한 정보를 모으면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

 

4.

사실, 정보가 전혀 없으면 선택이 힘겨워진다. 그럴 때에는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겸손한 노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 한 두 개의 정보로 필요한 것을 모두 얻은 양 행동해서는 지혜로운 처사와는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이것 역시, 아이폰 리퍼를 받으며 뼈저리게 느꼈다.

 

아이폰 홈버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는 속이 터졌다. 홈버튼이 기동하지 않으면 아이폰 사용 자체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언젠가 아이폰 유저 지인에게 묘수를 전수받았다. 손톱으로 홈버튼의 가장자리를 원을 그리며 힘주어 누르는 것이다. 꽤나 괜찮은 민간 대체요법이었다. 그것도 안 되면 볼펜 등으로 강하게 누르면 된다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아이폰 서비스센터에 가서 나의 아이폰 증상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대체요법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정보를 알려 주었다. 화면상에 홈버튼을 만들어서 터치하는 것으로 홈버튼의 역할을 해내는 기능(Assistive Touch 기능)이 존재했다. 아! 이럴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과 '진작에 여기에 왔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가 교차했다.

 

Assistive Touch 기능은 홈버튼을 바로 누르는 것보다 한 두 번의 터치를 거쳐야 하니 불편하기는 한 기능이다. 하지만 이런 정보를 알고 있었더라면 힘을 가압하여 버튼을 누를 것인가, 아니면 설정변경을 통해 Assistive Touch 기능을 사용할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었다. 너무 늦게 서비스센터를 찾았다는 후회와 함께 또 하나의 교훈을 배웠다.

 

5.

자신만의 생각에서 벗어나 다양한 정보를 접하면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6.

내 아이폰의 홈버튼에는 눈에 띄는 흠집이 있다. 홈버튼을 사무용 커터칼로 누르다가 생긴 것이다. 물론 칼은 제집에 당겨둔 상태였지만, 그래도 날카로웠나 보다. 이것만 아니었다면, 유상 리퍼 대신 뒷면 강화유리만 교체하고 소프트웨어 충돌을 바로 잡는 A/S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면 39,000원에 해결되니까.

 

프란시스 베이컨은 말했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 아는 것이 돈이기도 하다고. 프란시스 베이컨이 말한 '아는 것'이란 어떤 상태일까? 그는 신앙을 중시했던 스콜라 철학의 중세가 아닌, 회의와 과학적 사고 그리고 기계론적 세계관으로 대표되는 근대철학의 시기를 풍미한 철학자다. 그에게 앎이란 경험과 회의의 산물이었다.

 

베이컨은 전통이나 선입견, 대중의 믿음을 반성없이 받아들이는 태도를 비난했다. 명확한 앎은 회의를 통해 다다를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오게 되는 말이다. "확신으로 시작하면 의심으로 끝날 것이고, 의심으로 시작하면 확신으로 끝날 것이다." 프란시스 베이컨이 내게 이렇게 조언하고 있는 것 같다.

 

"자네가 리퍼폰의 개념을 직접 찾아보았거나 홈버튼의 무작동에 대해 한번이라도 A/S 문의를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7.

아이폰 홈버튼이 안 눌러질 때 사용할 만한 Assistive Touch 기능을 알아두시는 것은 어떤가? 혹시 아는가? 당신도 요긴하게 쓰일 날이 올지. 적어도 무식하게 커터칼로 홈버튼을 눌러대는 만행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설정으로 들어가서 손쉬운 사용에서 Assistive Touch 기능을 켜 두면 된다.

 

 

<Assistive Touch 기능>

설정 → 일반 → 손쉬운 사용  → Assistive Touch 켬으로 전환

 

위 이미지에서 오른쪽 하단에 카메라 모양의 그림이 보이시는가?

저 그림을 터치하시면 홈버튼 기능을 할 수 있는 창이 뜬다.

아래 이미지에서 보면 아시겠지만, 그림의 위치는 마음대로 옮길 수 있다.

 

 

 

 

 

8.

아이폰 유상리퍼 가격은 199,000원이었다. 무척 비싼 금액이었지만, 새 제품을 받았다는 기쁨과 서비스센터 직원의 친절함에 감동이 있었다. 나는 TUVA 삼성점(삼성역 1번출구, KT 상상아트홀 건물)에서 갔었는데, 한적한 매장과 직원의 친절한 설명이 인상 깊었다. 그는 유상리퍼가 아닌 적은 비용의 대안을 설명해 주려고 노력했다. 고마웠다.

 

9.

TUVA 직원이 설명해 주는 대안을 듣는 내내, 좋은 선택을 위해서는 정보를 모으는 것이 중요함을 절감했다. 아이폰 유상 리퍼를 받기를 결정하고 실행하는 동안, 선택의 순간에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를 배운 것 같다. 프란시스 베이컨의 조언을 덧붙여가며 그 교훈을 정리해 보니 다음과 같은 문장이 되었다.

 

항상 대안은 있다. 내가 대안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어떠한 상황에도 여전히 가능성과 대안이 남아 있다. 선입견과 부정확한 정보를 회의하며 정확한 정보를 모으자. 필요한 정보가 있다면 직접 확인하자. 정보를 모아가며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질문하자.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누구에게, 어디에서 도움을 구해야 하는가?

 

199,000원짜리 수업료를 지불하고서 얻은 교훈이다. 수업료의 값어치를 하는 교훈인지는 내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렸다. 다시 말해 교훈을 음미하며 살아가는 방식을 바꿀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인생은 수많은 선택으로 이뤄진다. 나는 선택의 달인이 되고 싶다. 선택의 달인은 멋진 인생을 창조해갈 테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기경영지식인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