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강연 Follow-up

가천대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카잔 2013. 5. 22. 22:12


시간이 더 흘러가기 전에 가천대에서의 강연을 되돌아본다. 오랜만에 쓰는 강연 후기인 셈이다. 우선 좋았던 점부터 살펴보자. 학생들의 태도가 매우 훌륭했다. 친한 분의 부탁으로 하게 된 짧은 특강이라 부담없이 갔었다. 20대에게 하고 싶은 말이야 내 안에 넘쳐나니 멍석만 깔아주면 언제든 알찬 시간을 보낼 자신이 있었다. 


조건이 하나 있긴 하다. 청중이 잘 경청해 주어야 한다. 학습은 선생의 발언이 아니라, 학생의 경청으로부터 시작되니까. 자기 삶을 사랑하고 시간을 아끼는 청중이라면 금상첨화다. 가천대 강연이 그랬다. 몇몇은 매우 열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강사로서 고맙고 신나는 일이다. 학생들의 배우려는 열의 덕분에 나도 신나게 강연할 수 있었다. 


행여 그들이 블로그에 들러 이 포스팅을 본다면, 아마도 강연 중의 어떤 내용이 마음에 들어서일 것이다. 그러한 공감과 감동은 나와 그들의 합작품임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나 혼자 강연을 잘 한다고 해서 공감과 감동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니까. 그리고 강연을 들었던 그 열심으로 자신의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가 주었으면 좋겠다. 


후기를 쓰려 했지만, 후기보다는 학생들에 대한 고마움에 대한 글이 되려한다. 그래, 후기는 무슨 후기더냐! 되짚어보기엔 너무 짧은 특강이었고 피드백을 하기엔 내겐 너무 익숙한 강연 내용이라 식상하다. 이 글은 그저 시간을 내어 읽어 준 분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되도록 갈무리하는 게 낫겠다. 좋은 책을 소개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있고. 


나는 가천대 학생들에게 세 가지의 힘을 체험하기를 당부했었다. 비전의 힘, 독서의 힘, 생각의 힘! 원대한 꿈을 가지기를 강조하며 실패를 재정의했다. 결과가 어떠하든지 중도에 그만두지 않은 것이라면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고. 생각만 하다가 시도하지 않은 것이야말로 실패라고. 그리고 하루 30분씩만 책을 읽으라고도 부탁했다. 23시간 30분을 잘 살기 위해서.


'~때문에' 라고 생각하는 대신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의 사고를 하라고도 했다. 나는 지금까지 영어를 못했기 때문에... 라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까지는 영어를 못했지만 앞으로는 잘 할 수 있다! 나는 나이 때문에... 가 아니라 나이가 들어 조금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전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학생들에게 당부한 사고방식이었다. 


체험하여 자기 이야기가 되면 삶의 변화를 불어오는 내용인데, 글로 쓰고 나니 시시하고 별볼일 없이 보이는 구만. 이 즈음에서 학생들이 읽어 보았으면 하는 책을 몇 권 소개해야겠다. 더 시시한 포스팅이 되기 전에 말이다. 이런저런 책이 많이 떠오르지만 소수의 좋은 책을 나름대로 엄선해 보았다. 주제별로 쉬운 책부터 어려운 책 순서로 적어본다. 


훌륭한 자기경영서

찰스 두히그 <습관의 힘>

수잔 제퍼스 <도전하라 한번도 실패하지 않은 것처럼>

크리슨텐슨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로이 바우마이스터 <의지력의 재발견>


자기이해를 돕는 책들

찰스 핸디 <포트폴리오 인생>

파커 파머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삶을 돕는 문학/ 인문서들

김영하의 <퀴즈쇼>

강신주의 <철학이 필요한 시간>

강상중의 <고민하는 힘>

알랭 드 보통의 <불안>


인간관계를 풍성하게 만드는 책

리처드 윌리엄스의 <피드백 이야기>

데일 카네기 <카네기 인간관계론>


그리고 자기경영을 돕는 나의 글들

www.yesmydream.net/91


아! 책 추천은 어렵다. 특히 개인이 아니라 이렇게 일단의 집단에게 추천하는 것은 더욱 그렇다. 수신인이 모호한 이에게 편지를 쓸 때, 도대체 무슨 말을 쓸 수 있단 말인가. 어떠한 집단에게 책을 추천하는 일은 그러한 난해함이 있다. 블로그를 통해 책을 추천하겠다는 괜한 약속을 해서 좋은 날 밤에 이 고생을 하는구만. 


강연을 들은 가천대 학우들이여, 그대들을 탓하는 게 아니라 도서 추천 작업의 어려움에 대해 엄살을 부린 것이니 불쾌해 하지 말기를. 추천한 책들은 꽤나 좋은 평가를 받는 책들이니 한 두 권을 읽어보시기를 바라네. 혹시 재미가 없더라도 전혀 개의치 말기를. 그저 흥미를 끄는 다른 책을 찾아가면 그만이니까. 자기 입맛에 맞는 식당을 찾아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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