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아름다운 명랑인생

네 인생의 빛나는 날이 되도록

카잔 2013. 5. 30. 09:26


정우야. 잘 지내니? 

3~4일 동안 봄비가 내리더니

서울은 오늘 그쳤다. 이제 다시 더워지려나?

더우면 공부하기가 좀 더 힘들겠지만 

정우는 자신을 이기어 최선을 다해 시험을 준비하리라 믿는다. 


인터넷에 경찰공무원 시험일정을 검색해 보았더니

2013년 남은 일정이 8월 31일인 것 같더라. 맞니?

이번 일정은 여름 무더위를 누가 더 잘 이겨내어

열심히 공부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 같구나.

승리자의 명단에 네 이름이 당당하게 포함되기를 기도한다.


형은 네게 메일을 쓰려니 갑자기 왜 눈물이 나니?

눈물의 의미를 나도 모르겠다. 

형으로서 동생에게 무심했던 것만 같아 미안해서 그런가 보다. 

형이 고향에 있었더라면 종종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텐데

멀리 있다는 핑계로 동생을 아껴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어린 시절, 넌 참 귀염둥이였다. 

지금은 잘 생겼고, 어릴 때에는 귀여웠으니 한 인물 하는 동생이구만.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니, 우린 형제애가 좋았던 것 같다. 

함께 뒹굴며 놀기도 하고, 야구장을 같이 다니기도 했지.

네 공부를 가르친다며 함께 머리 싸매어 책상 앞에 있기도 했네.

2002년도였나? 함께 강릉으로 여행을 떠난 일도 기억하지?

네가 형을 잘 따라와 준 덕분에 보낸 즐거운 추억이다. 


오늘은 동생이 참 보고 싶구나. 

공부는 잘 되는지, 어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있지만

여유없이 지내느라 마음으로만 안부를 전했다.

그러다가 이렇게 메일을 쓰니 형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것 같다. 

네가 마치 형이 된 것처럼 든든한 마음도 들고. 


정우야, 네가 시험에 합격하면 

함께 여행을 가자고 약속한 것 기억나니?

그 약속을 실행할 수 있는 날을 앞당겨다오. 

멋진 풍광을 보며 우리 삶 역시 아름답기를 기원할 수 있는

아름다운 여행을 떠나자.


오늘이 엄마 생신이잖우.

곁에 있는 네가 엄마를 꼬옥 안아드리며 축하해 드리면 좋겠다. 

우리 경상도 사내들은 그런 표현을 어색해하지만

필요할 때에는 용기를 낼 줄 아는 것도 남자다움 아니겠냐.

형도 잘 못하는 걸 동생에게 당부하려니 머쓱하긴 하네.


엄마 케잌을 사는데 필요한 돈을 좀 보냈다. 

맛난 케익 사서 함께 먹고, 남은 게 있으면 용돈에 보태시게.

얼마를 보냈냐고? 이게 궁금하겠지? 2만원, 이라고 말하면 완전 웃기겠지? ^^

15만원 보냈다. 셋이서 먹을 맛나고 작은 케잌을 사렴. 작아야 네 몫이 커니니. 

엄마, 아빠랑 외식을 하게 되면 네가 쏘는 것도 좋겠다. 그럼 용돈은 따로 보낼께.


이만 글을 맺으련다. 

이제 곧 여름이 들이닥칠 텐데

무더위 속에서 창조될 짜증은 내쫓아 버리고

한여름의 태양을 본받아 뜨거운 열정으로 살자. 

8월 31일이 네 인생의 빛나는 날이 되도록 말이다. 


형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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