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마음 한 구석이 허전했던 날

카잔 2013. 9. 6. 23:50

 

2013년 와우그랜드투어의 마지막 공식모임을 다녀왔다. 모임명은 거창하지만, 5명이서 모인 조촐한 자리였다. 호주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에서 만났다. 아웃백은 미국 회사지만, 실내 분위기를 호주 컨셉으로 꾸며 놓았으니까.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리던 해(1988년)에 미국 플로리다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1997년에는 한국 1호 매장을 열었고, 현재까지도 고객들의 사랑을 받는 레스토랑이지만, 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비싼 데다가 맛은 별로라 생각했다.

 

나는 호주 여행을 다녀온 후, 이번 주에만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에 두 번이나 갔었다. 한번은 오늘 모임이고, 다른 한 번은 와우팀원과의 만남이었다. 모두 호주 여행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좋은 장소라는 이유였다. 연달아 두번 식사를 하면서 기존의 생각이 바뀌었다.

 

음식이 맛났다. 좋아하지 않던 스테이크를 먹었는데도, 맛이 괜찮았다. 10여년 전, 베니건스의 음식을 좋아하여 종종 가곤 했었는데, 어쩌면 당분간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에 가끔씩 갈지도 모르겠다. 스테이크를 사 주고 싶은 사람이 있기도 하고.  

 

글을 쓰다보니, 아웃백 매장의 실내인테리어를 살피며 여행하던 날들을 추억하거나 호주의 분위기를 느끼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저 함께한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를 하는 데에만 신경을 썼다. 화장실을 자주 가는 편도 아니어서 잠시라도 매장을 둘러보지 못했다.

 

호주 그랜드투어 마지막 모임은 3시간 가까이 진행되었다. 여행이 우리에게 준 것들에 대해, 특히 생각이나 삶의 변화를 만든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와인에 대한 애정이 커진 것에 대해 말했다. 와인을 더욱 자주 마시고, 와인에 관한 책도 읽게 됐다고.

 

오늘 만난 와우팀원들이 가진 여행의 효용에 대한 생각이나 삶으로의 적용 의지가 많이 커지고 높아졌다. 나는 그들의 생각이 더욱 커지고 더 열정적으로 자기 삶에서의 행복과 의미를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 그러면 나의 외로움도 줄어들 것이다. 

 

대화는 좋은 것이다. 마음이 통하고 생각을 나누는 대화는 환상적인 것이다. 속깊은 마음을 터놓는 대화는 외로움을 덜어줄 것이다. 그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있다면 그것 자체가 행복이리라. 외로움을 덜고, 행복을 배가하는 대화가 내 삶에 가득하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