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와우팀 이야기

첫번째 WOW 와인시음회 후기

카잔 2013. 10. 9. 11:15

 

어젯밤에는 와우팀원들이랑 와인시음회를 가졌습니다. 가장 맛있는 와인은 미국의 나파밸리에서 만든 와인이나 프랑스의 5대 샤토의 와인이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마시는 와인이겠지요. 9월 초에 와우팀원과 둘이서 마셨던 와인은 저가였음에도 무척이나 맛났었지요. 2병 반이나 마셨는데도 취하지도 않았고요. 여느 때의 저는 반 병이면 취하는데 말이죠. 무슨 와인을 마셨냐고요? 바롱 필립 피노누아, 르 꼴롱베 그리고 얄룸바 갤웨이빈티지를 마셨답니다.

 

* 나파밸리 :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 카운티(Napa County)에 위치한 대규모 와인 생산지.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60km 떨어진 곳으로 캘리포니아 와인의 중심지. 300곳 이상의 대규모 와이너리가 있는데,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가 유명.

  

* 프랑스 5대 특급 샤토 :

 샤토 라투르, 샤토 무통 로칠드, 샤토 라피드 로칠드, 샤토 마고, 샤토 오브리옹.

 

WOW 와인시음회는 중저가의 좋은 와인들을 마시며 와우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기 위한 모임입니다. 여럿이 모이니 혼자나 둘이서는 마시기 부담스러운 가격대의 와인을 맛보는 것도 목적 중의 하나고요. 어제는 첫모임이라 칠레 와인으로 시작했습니다. 가격대비 좋은 품질의 와인이 많기 때문이고, 라벨을 읽기도 쉬우니까요. 참여인원이 얼마나 많을지 몰라 아래와 같은 후보군을 준비해 두고서 신청 인원에 따라 수량을 조절하려 했지요. 

 

- 산타 리타 메달야 레알 시라

- 카사 실바 퀸타 제네라시옹

- 에스쿠도 로호

-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

- 라포스톨 까사 카베르네 소비뇽

- 마르께스 데 까사 콘챠 카베르네 소비뇽

 

3만원~5만원대의 칠레 와인들입니다. 가격 대비 좋은 품질의 와인이라 일부러 적어보았습니다. 어제는 참가자가 저를 포함하여 4명이라 세 병 남짓을 마셨네요. '라포스톨 까사'와 '산타 리타 메달야 시라'를 맛보았습니다. 메달야 시라의 풍부한 과일향이 인상 깊었습니다. 물론 취향은 모두들 달랐지요. 라포스톨 까사를 좋아하는 분이 있는 한편, 둘 다 가벼운 바디감에 실망했다면 마지막에 오픈한 '카이겐 말벡'에 가장 만족한 이도 있었고요.

 

라포스톨 : 프랑스의 마니에르 가문이 1994년 칠레에 오픈한 신생 와이너리. 프랑스의 기술과 칠레의 토양이 어우러져 좋은 와인을 만들어냄. 특히 간판 와인인 '끌로 아팔타'는 2008년 와인스펙테이터가 선정한 세계 100대 와인에서 1위를 차지함. 

  

산타 리타 : 카사 레알, 메달야 레알 등의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전통적인 와이너리.

 

칠레 와인을 소개하고 대전국제푸드&와인 페스티발 세미나에서 익힌 와인에 대해 잘못 알려진 상식을 설명하면서 와인시음회를 시작했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즐겼네요. 밤 12시가 되어서야 시음회는 끝났고요. 편안하고 진솔하게 나눈 대화가 시음회의 주인공이었습니다. 나는 칠레의 명품 와인을 소개했습니다. 와우 와인시음회의 목표 하나를 공유하고 싶었거든요. 이날 소개한 와인은 '세냐'입니다.

 

세냐. (로버트 몬다비와 에라주리즈 사의 합작으로 만든 명품 와인) 

알마비바. (로칠드 사가 콘차 이 토로 사와의 합작으로 만든 칠레의 대표 명품와인)

 

칠레는 1980년 이후 '고품질의 저가 와인'을 생산하는데 주력하여 세계 와인 시장의 틈새를 공략했지만, 이제는 와인의 고급화를 위해 와인 산업에 많은 투자를 합니다. 대표적인 회사가 에라주리즈 사이고, 이 회사에서 나온 세냐, 비녜도 차드윅, 돈 막시미아노 등이 고급 와인으로 좋은 맛을 자랑합니다. 콘차 이 토로 사의 '돈 멜초'도 알마비바의 세컨드 와인으로 훌륭하고요. 참고로 알마비바는 보마르셰의 『피가로의 결혼』에 등장하는 백작의 이름입니다.

 

칠레 명품와인 하면 알마비바와 세냐는 와인의 교양 정도로 기억하면 좋을 겁니다. 미국의 오퍼스원, 호주의 그랜지, 이탈리아의 솔라이아, 프랑스의 5대 샤토 정도를 함께 말이지요.

 

첫번째 와인시음회에서는 와인 지식을 나누는 장은 아니었고, 와인을 매개로 하여 대화를 나누는 데에 의의가 있었습니다. 물론 와우리더로서의 숨은 의도가 있긴 했지요. 와인을 둘러싼 문화를 함께 누리는 것 말이죠. 그것이 즐거운 분위기든, 건강한 식문화든, 여행과 와인에 대한 지식이든, 새로운 정보가 우리의 일상에 작은 활력, 작은 변화를 불러오기를 바랐지요. 진솔한 대화, 즐거운 추억, 새로운 문화는 일상을 바꿀 힘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