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것

카잔 2013. 10. 21. 10:58

 

 

여러분의 소중한 물건은 무엇입니까?

 

핸드폰은 그중 하나일 거라 생각합니다. 사진과 메모가 저장되었을 뿐만 아니라, 값비싼 물건이니까요. 핸드폰이 소중한 이유를 목록으로 만든다면 가격은 상위에 꼽히겠지요. 100만원이 아니라, 10만원에 살 수 있다면 덜 중요해질 겁니다. 저는 '갤럭시 노트'를 마구 다루는데, '노트 2'가 신제품으로 나온 후 무료로 받았기 때문입니다.

 

값비싼 물건 외에도 소중히 다루는 물건이 있습니다. 쉽게 구할 수 없는 물건이 그렇습니다. 먼 여행지에서 사온 의미 있는 기념품, 소중한 이로부터 받은 선물은 다시 구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소중히 다루게 됩니다. 잃어버리면 끝이니까요. 요컨대, 2가지의 조건은 물건을 소중하게 만듭니다. 값이 비싸거나, 잃어버리면 다시 구할 수 없거나.

 

인생은 두 가지의 조건을 너끈하게 충족합니다. 인생의 가치를 생각해 보세요. 값으로 환산할 수도 없습니다. 인생을 두 번 살 수가 없음도 생각해 보십시오. 인생은 단번입니다. 우리는 단 하루도 돈으로 살 수가 없고, 세상을 떠나거나 어떤 일이 발생한 후에는 절대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소중한 인생입니다. 그저 소중이 아니라 아주아주 소중한. 

 

소중한 물건을 잃은 적이 있으시지요?

인생의 불청객도 그야말로 예고없이 나타납니다.

소중한지만, 몹시도 당황스러운 인생입니다.

 

그는 세계적인 산악인입니다. 떠날 때마다 세계의 높은 봉우리를 정복하고 돌아왔습니다.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히말라야 14좌를 정복했고, 남극과 북극을 성공적으로 탐험했습니다.  떠났고, 정복했고, 돌아왔습니다. 이것이 그의 삶이었죠. 그가 떠날 때마다 성공적인 귀환을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2011년의 떠남은 돌아옴이 없는, 영원한 떠남으로 끝났습니다.

 

박영석 대장도 죽음을 정복하지는 못했네요. 그 누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대목에서 인간의 무능함을 떠올려서는 안 되겠지요. 그럴 사안은 아닙니다. 인생의 본질을 숙고할 대목이지요. 인간의 필멸성 그리고 인생의 한없는 고귀함, 그에 따른 우리의 태도 등등. 인간의 무궁한 가능성, 인간보다 더 큰 자연과 인생, 이 두 가지 명제를 모두 품어야 합니다.

 

인터넷 포탈 화면에서 자주 만나는 유명인의 부음 소식을 남일로만 여기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그렇지 못합니다. 어려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각기 다른 사고로 여의었고, 중학 시절 나를 아끼셨던 선생님과도 사별했습니다. 고등학생 때엔 함께 독서실에 다니던 친구가 교통사고로, 성인이 되어 인생의 스승으로 모셨던 분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셨고요.

 

인생의 불청객이 어디 죽음 뿐이겠습니까? 교통사고, 심각한 질병, 엄청난 사기 등으로까지 불청객의 폭을 확대하면, 인생이 우리를 슬프게 하고 당황시키는 일은 더욱 많습니다. 불과 얼마 전, 저랑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는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진단'일 뿐인데, 처음에는 암 '선고'를 받은 것처럼 충격과 비통함 자체였습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인생은 안녕한지요? 

안녕하다면, 소중하게 다루고 계시나요?

 

누구나 날마다 자신의 핸드폰을 충전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케이스를 구입하여 핸드폰을 보호합니다. 소중한 물건이니까요. 어떤 이는 비밀번호로 잠김 기능을 사용합니다. 프라이버시를 위해서겠죠. 우리네 인생도 소중히 다뤘으면 좋겠습니다.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충전하고, 의식과 자존감을 높여 인생의 불확실성에 덜 당황하기 위해 노력하시기를 빕니다.

 

'빕니다'라고 쓰고서, 평소 기도를 잘 하지 않는 제가 절박해짐을 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를 봅니다. 플래너에 적어 둔 이번 주의 계획입니다. 하지만 나는 계획을 대폭 수정했습니다. 목요일에 친구의 수술이 잡혔고, 최대한 많이 친구에게 가려고요. 인생이 계획과 주제를 변경한 셈입니다. 삶의 불확실성 또한 인생의 본질이겠지요.

 

 

박영석 대장의 인생은 자연이 앗아갔습니다. 속수무책입니다. 자연의 힘은 무서우니까요.

내 친구의 인생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겁니다. 암은 자연보다는 약하니까요.

충분히 무서운 암이지만, 내 친구는 더 충분한 의지로 이겨내리라 믿습니다.

"친구야, 어젯밤 씩씩했고, 멋졌다. 앞으로도 울고 웃으며 자연스럽게 대처해 가자."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것, 인생! 

블로그를 방문하여 이 글을 읽은 분들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건강, 웃음, 소원을 살뜰히 챙겨가면 행복한 인생이 되지 않을까요?

단.한.번 뿐인 소중한 인생이니 행복하고 의미있게 살아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