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기

카잔 2013. 11. 17. 12:33

 

1.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

 

요즘 내 삶의 푯대로 삼은 말이다.

아! 저 말을 '실행'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불과 세 줄 위에 쓰인 문장일 뿐인데,

저 멀리 바다 건너에 존재하는 이방인처럼 들리는 말이다.

 

실천이 곧 존재다!

 

금언으로 여기며 실행을 다짐하는데 곧잘 동원되는 말이지만,

내 삶은 실행 중심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렇다고 사유 중심으로 전개되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미루는 습관으로 실행이 지연되는 삶을 살아왔을 뿐이다.

실천이 없으니, 나는 無 존재인가. 존재는 있지만, 대부분의 영역에서 성과가 無다.

 

2.

어제, 유니컨 수업이 있었다. (1인기업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오전 수업은 앎을 삶으로 전환하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했고,

오후 수업에는 2014년 교육을 실행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장 실행할 것들의 목록을 서로 공유하며 뽑아냈다.

 

배운 것을 익히기 위해서는 연습해야 한다.

지식만으로는 탁월한 기술을 얻을 수 없다.

효과적인 지식을 습득한 후에는 거듭 반복하여 연습을 해야 한다. 

그 기술이 자신의 몸에 실력을 아로새길 때까지.

  

3.

오늘 하루를 살아갈 에너지를 얻기 위해 책을 펼쳤다.

(나는 독서를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활력을 얻는다.)

'위대한 스승이 되려면'이라는 제목을 단 버트런드 러셀의 에세이를 읽었다.

아이들의 독립 지성을 키워주고 문명의 수호자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위대한 스승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덕목을 말해 준 인상 깊은 책이지만,

(주장이 신선하거나 독창적이지는 않았지만 설득하는 문체와 방식에 놀랐다)

학생들의 독립 지성을 키우는 법이라든가,

어떻게 하는 것이 문명 수호자가 되는 비결인지에 대한 실용적 지침은 없었다.

 

위대한 스승이 지닐만한 특성에 대한 앎이 늘었지만, 

(그런 앎은 내가 지성인이 되는 데에 도움을 주겠지만)

그것은 앎의 진보요, 삶의 진보는 아니었다. 앎과 삶은 다른 기제로 작동하니까.

앎은 머리로, 삶은 마음으로부터 시작한 손과 발의 움직임으로.

 

에세이 한 편만 읽고서 나는 책장에서 '실행'에 관한 책 한권을 빼들었다.

앎의 확장 못지 않게 삶의 변화와 성장을 추구하자고 결심한 것을 상기하면서

손에 잡은 책은 『이제는 실행하라』는 내게 맞춤한 제목의 책이다.

아무 데나 펼쳤는데 '미루는 습관을 없애기 위한 성공전략'이란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 준비가 부족하게 느껴지더라도 과감하게 판단하고 모험을 감행하라.

- 어떤 사람이 당신에게 의미있는 존재라면 그에게 그 사실을 알려라.

- 누군가에게 무엇을 주고 싶을 때에는 망설이지 말고 행동하라.

- 혼자만 생각하면 상대는 답답해한다. 생각을 알리고 계획을 공개하라.

- 내키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 앞에서 의견을 말하고 당신의 실적을 발표하라.

 

10가지 지침 중에서 특히 내게 와 닿았던 5가지를 적어보았다.

구구절절 필요한 말만 하길래 책 좋다 싶었는데,

미루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 에니어그램 유형별로 정리해 둔 내용이다. 

정말 우연히도 내가 펼쳐들고 공감하며 읽었던 내용은 5번 유형에 속한 글이었다.

 

그러니 위의 지침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적합한 지침이 아니라

내게 (혹은 에니어그램 5번 유형들에게) 유효한 지침일 것이다. 

지침을 보고 있으려니 헛웃음이 난다. 문장들 속에 내 수많은 경험이 포개져서다.

몇 가지 실행한 것들도 머리를 스친다. 얼른 주워담아 플래너에 기록해야겠다.

 

기록으로만, 생각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실행해야 할 목록임을 잊지 않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