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두 권의 책과 하나의 속삭임

카잔 2014. 1. 27. 08:04

 

지난 주 최고의 순간은... 삼보인재개발원에서 고려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하기 직전에 벌어진 일입니다. 나는 강사 대기실에서도, 강의실 문 밖에서도 잠시 기다렸습니다. 강의장 문이 열리고 나니, 기다림의 이유와 기다리는 동안 강의장에서 벌어진 상황이 그려졌습니다. 문에서부터 강사연단까지 두 줄로 늘어선 환영 터널이 나를 맞이한 겁니다.

 

고려대학교의 전통 색상인 검붉은색 후드티를 입은 학생들이 활짝 웃는 얼굴로 함성과 박수를 보내며 강사를 맞았습니다. 나는 수줍은 기쁨을 느끼며 학생들과 하이파이브도 하면서, S자로 이어진 붉은 터널을 통과했습니다. 밤늦게까지 진행되는 교육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점까지 감안하니, 정말 황송한 환대였습니다.  

 

감동했고 감사했습니다. 터널을 빠져나와 강연장 앞에 섰습니다. 오른쪽에서 왼쪽까지 그들을 둘러본 후에 고마움의 마음을 담아 허리 숙여 인사했습니다. 당시엔 조금 쑥스럽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그 순간을 더 음미하고 즐길 수 있는 사람이고 싶네요. 15년 경력에서 맛본 가장 인상깊은 강사소개였습니다. 진행자의 연출력 덕분입니다.

 

진행자는 자신의 업(業)을 재창조했습니다. 교육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강사 소개의 '순서'를 역동적이고 즐거움이 깃든 짧은 '축제'로 바꾸었습니다. 그 축제의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의 제 주변을 둘러보게 됩니다. 습관적으로 지나치는 일상 중에도 축제로 재창조할 만한 것들이 있을 테니까요. 일상을 크고 작은 축제로 만드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구체적이고 자세한 노하우를 제시하기엔 저로선 역부족입니다. 다만 3가지의 키워드는 제시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하고 생각하고 실천하라! (너무 뻔하지요? 긁적긁적.) 우선 스스로에게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상을 좀 더 즐겁게 살아가기 위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의미를 놓친 채 습관적으로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등등.

 

질문 던지기가 익숙하지 않거나 좋은 질문을 만드는 일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쉽고 어려움은 그 일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아닙니다. 필요한가 아닌가 라고 묻고, 자신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라면 시도할 만한 겁니다. 필요하다면 질문의 기술을 익혀가면서라도 말이지요. 질문은 새로은 세계로 들어서는 문(門)입니다.

 

마릴리 애덤스의 『삶을 변화시키는 질문의 기술』은

창조적 질문하기의 노하우를 담은 책입니다.

    

질문의 맛은 던지는 데에 있지 않고 생각하는 것에 있습니다. 질문은 종종 인생의 멘토 역할을 하는데, 질문이 생각을 부르기 때문입니다. 질문을 잘 하는 것 만큼이나 창조적으로 생각하기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우리는 항상 해왔던 방식대로 생각하기 일쑤니까요. 생각 좀 했다고 여기는 순간에도 자기 편견의 재배열에 그치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에릭 메이젤의 『일상 예술화 전략』은 

이글의 주제인 '일상 재창조'에 관한 생각을 발전시키고 힌트를 얻을 책입니다.  

 

"실천이 곧 존재다." 언젠가 신영복 선생님이 <인물과 사상> 인터뷰에서 하신 말입니다. 실천만이 우리 존재는 아니겠지만(어떤 이에겐 사유도 존재이지 않을까요?), 실천의 순간에 이르러야 우리의 삶이 변화하고 진보하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아니, 가슴으로 저 말을 받들게 됩니다. 실천하는 일에 무슨 책이 필요하겠습니까. 나는 가만히 되뇌입니다. 

 

실천이 존재다. 실천이야말로 극기의 정수다.

그 무엇으로도 실천을 대체하지 말자.

실천을 대체한 것은 결국 자기기만일 뿐일 테니까.

 

'30여일 전에 상상하고 계획했던 대로 한달을 보냈나? (내 일상의 중요한 영역인) 와우팀원과의 만남을 더욱 의미 있고 즐겁게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내 삶의 직업적 영역에서) 좀 더 신뢰있는(역량+성품)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2014년 1월 말, 지금의 나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이제, 생각하고 실천하며 한 주를 살아 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