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Story/즐거운 지식경영

나는 3가지 원칙으로 책을 산다

카잔 2016. 7. 14. 08:19

구입하고 싶은 책들이 쌓여가지만 좀처럼 지갑을 열진 않는다. 인터넷이든, 오프라인이든 서점에 가더라도 구매를 자제한다. 그렇게 최근 몇 달 동안 책을 거의 사지 않았다. 책장에는 읽을 책들이 넘쳐나고, 그동안 다소 헤프게 책을 구입했기 때문이다. 4~5년 전까지는 3대 인터넷 서점에서 최상의 구매 등급(플래티넘)을 유지했다.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에서 모두 월평균 구매 금액이 10만원을 훌쩍 넘었다는 말이다.

책 구입을 자제하기는 쉽지 않다. 힘든 일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은 들쑥날쑥하지 않고, 하나의 방향을 향해야 결실을 맺는다. 마음은 바뀌거나 흔들리기 일쑤다. 원칙이 노력을 빛낸다. 마음 가는 대로 해라! 이 말은 자기 길을 결정하려는 이들에게는 근사한 푯대가 되지만, 올찬 자기경영을 하려는 이들에게는 유혹의 말이기도 하다. 마음보다는 원칙을 따라야 할 때가 있다. 내겐 책 구매 문제가 그렇다.

1) [독서 적립금의 원칙] 읽은 만큼만 구입할 것! 책 구매의 첫 번째 원칙이다. 끝맺음보다는 시작을 좋아하는 이들은 책을 끝까지 읽기보다는 마음이 끌리는 책을 구입하기 십상이다. 책장에는 이미 읽지 않은 책들이 쌓여 있는데도, 조만간 읽지 못할 책들도 구입하고 만다. 책을 신중하게 구입하지 않았다고 후회하기도 한다. 이는 내 모습이기도 했다. 나는 달라지고 싶었다. 이젠 책을 읽지 않으면 사지도 않는다. 내게 읽기란 곧 읽고 사유하여 지적 생산물을 만듦이다.

"한 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 1만원의 적립금이 생긴다. 책은 적립금으로만 구입하리라!"

2) [도서 선택의 원칙] 아무 책이나 읽지 말 것! 앞선 원칙을 남용하지 않기 위한 원칙이다. 나와 수준이 비슷한 책을 읽으면 배움과 감흥이 적다. 독서 적립금을 쌓고자 의도적으로 얇은 책을 고르거나, 필요하지도 않은 책을 읽거나, 금방 읽어낼 수 있는 책을 선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책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과 시간의 유한함을 감안하면, 책 선택은 신중할수록 좋다. 오늘도 서점에서 책을 읽다가 내려놓았다. 예전 같으면 지갑을 열었을 법한 책이다. 훌륭한 책일수록 서평을 쓰고 싶어진다.

"서평을 쓰기 싫은 책은 읽지도 않는다. 적립금만이 아니라 영혼도 쌓일 책을 읽자!"

3) [읽고 쓰기의 원칙] 시시하게 읽거나 대충 쓰지 말 것! 서평을 작성해야 책을 살 수 있지만, 책을 사기 위해 서평을 쓰지는 않는다. 나는 생각하거나 실천하려는 마음이 없으면 아예 책을 읽지 않는다. ‘책 한 권 읽었다’는 결과보다는 ‘내가 성장했다’는 과정을 중요시하기에 독서가 선사할 생각의 기회, 실천거리와의 만남,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책을 읽는다. 읽기는 쓰기로 이어지면 좋다.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치열하게 읽고, 성실하게 쓰는 서평은 커다란 지적 즐거움이다.

"서평 쓰기는 지적 생활의 중심 활동이다. 깊은 저자에게 한껏 배워라. 읽었다면 일주일 내로 써라!"

원칙은 지키기 힘들 때에도 강경하게 지켜갈 때 더욱 빛난다. 나의 기질은 원칙 고수보다는 융통성 발휘를 더욱 능숙하게 해내는 쪽이다. 그렇기에 다음과 같은 신념을 올곧게 추구한다. "원칙 앞에서 변칙과 자기합리화를 내려놓을 때마다 도약을 경험하리라!" (연지원)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