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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계신 곳



"엄마 나 왔어요. 아들이 첫 책 들고 왔어요." 8월의 뜨거운 햇살이 쨍쨍 내리쬐던 어느 날, 나는 친구와 함께 엄마 묘 앞에 섰다. 내 손에는 갓 출간된 '이희석'의 책이 들려 있었다. 엄마에게 책의 몇 구절을 읽어 드렸다. 눈물이 났다. 기뻐하시는 엄마의 기뻐하시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 오듯 흘러내린 땀과 눈물로 얼굴은 뒤범벅이 됐다. 


참 기쁜 소식인데 엄마에게 전해 드리니 슬픈 일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언제쯤이면 이곳에 올 때 울지 않을 수 있을까? 아마도 기쁜 소식을 들고 올 때 만큼은 눈물 한 방울을 흘리게 될 것 같다. 돌아오기 전, 한 권의 책을 비닐에 싸서 엄마 묘 앞에 고이 두었다. '어머니가 읽어보세요.' 오래 전부터 소망해 왔던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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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읽으실 책


올해 초 보았던 <해피선데이-하이파이브>에서의 채연과 그녀의 어머니가 떠올랐다. 어머니는 딸의 노래 '둘이서'를 막힘없이 부르셨다. 빠른 박자에서는 아슬아슬하게 따라갔지만 결국 노래의 마지막 부분까지 온전히 부르셨다. 딸 채연은 처음 보는 모습이라며 눈물이 글썽해졌다. 나 역시도 처음 보는 장면이라 눈물이 글썽했다. 아니, 나는 그 때 울었다. 많이 울었다. 딸의 노래라며 얼마나 많이 흥얼거리며 따라부르셨을까. 그 어머니의 사랑이 전해져 눈물이 났던 것이다. 상욱에게 채연 어머니 얘기를 전했더니 공감해 주었다.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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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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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앞에서 한 컷


내 어머니도 살아계셨더라면 더할 나위 없이 기뻐해 주셨으리라. 책을 수십 번도 더 읽으시며 아들을 자랑스러워하셨으리라. 아무도 책을 읽어주지 않더라도, 혹은 모두가 냉랭한 반응을 보이더라도 어머니만큼은 나의 열렬한 팬이 되어주셨으리라. 망자에 대한 기억은 각색되기 마련이다. 내 어머니에 대한 기억도 분명 아름다운 것들만 남아 있으리라. 그러나 아무리 어머니에 대한 생각의 균형점을 찾아봐도 어머니는 꽤나 훌륭하신 분이라는 결론을 만나게 된다. 기억으로 도출된 이 결론이 맞는지 한 번이라도 직접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언젠가 그 날이 올 테지. ^^ 그 날에 만날 엄마에게 부끄럽지 않게 잘 살아야지. 호호.

2008년 8월 5일은 이렇게 지나갔다. 아름답게 추억할 만한 개인사의 한 장면이 되었다.

글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

Posted by 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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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왕누이 2008.08.07 0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쟈게 축하한다. 어머니가 정말 대견하셨을거야. 그리고 따듯하게 안아 주셨을 거야.
    애썼다고, 기특하다. 멋진 사람으로 성장해서. 누이도 너의 열렬한 팬이야. 전부터. 이제 훨훨 날으렴. ^!~

    • 보보 2008.08.07 08: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마워요. 누이.

      열렬한 팬이 한 명 늘었네. 이것도 참 신나는 일이네요.
      고맙습니다. 지켜 봐 주어서. 그런데... 저는 누나랑 함께 날고 싶네요~

  2. 2008.08.07 08: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08.08.07 08: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 그런 염려를 했었구나. 어머니께 가져 드린 책은 비닐로 고이 접었기에 비가 와도 젖지 않을 게다. 아들이 어머니께 드린 선물이니 누가 가져가지도 않을 테고. 호호. 이렇게 선물을 드리고 오니 기쁘더라. ^^

      희망을 전해 주었다니 기분이 좋네. 제자에게 행복을 주는 선생이 제자보다 조금 더 기쁠 게다. ^^

    • 2008.08.07 09: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08.08.09 07: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진을 유심히 봤구나.
      그래, 어머니 보시려고 책을 돌려 두었지.
      하하하. 하늘에서 보시겠지만 그래도 마음은 그게 아니더라구. ^^

      언젠가 와우랑 어머니께 갈 날이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네. ^^

  3. -freestylemove 2008.08.07 17: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젊지만 나중에 결혼하고, 아이가 생겨도
    세상에서 절 가장 사랑하는 분은 어머니라고 확신합니다.
    얼마 전 형 면회에 다녀왔는데요. 그렇게 평소에 움직이기 싫어하던 엄마가
    형이 전화로 밥맛이 없다고 하니 새벽부터 일어나서 아이스박스며 수박이며 혼자서는 들고가지도 못할 먹을거리들을 쌓아놓고 계시더라고요. 전 웃으면서 짐꾼으로 따라가 준다며 같이 갔지만 괜히 찡하더라고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제가 할아버지가 되도 전 마마보이일 것 같습니다.

    • 보보 2008.08.09 07: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음씨 고운 아들이군요.
      형 면회 이야기는 저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
      이 글을 어머니가 읽으시면 흐뭇해 하실 거예요.
      한 번 마음을 어머니께 전해 드리세요.
      '세상에서 절 가장 사랑하는 분은 어머니임을 확신한다'고. ^^

      좋은 얘기 들려 주어 고마워요~

  4. 착한고옴 2008.08.07 17: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책 무슨 내용일지 많이 궁금하네요..

  5. RNHJMS 2008.08.07 18: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 출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어머니가 자랑스러워 하실것 같아요.
    정말 멋지신분 좋은책 많이많이 지으시길 바랄께요. 책 대박나세요 ^^

    • 보보 2008.08.09 19: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렇게 들러 주신 것도 고마운데
      진심어린 축하와 축원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

  6. 행복소녀 2008.08.07 18: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정말 추카드려요
    책 제목도 정말 죠으네요
    저도..좀 있으면.. 저의 첫 책이 나오는데..
    정말 남의 일 같지 않군요 ^ ^

    • 보보 2008.08.09 19: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곧 행복소녀님의 책이 출간된다구요?
      미리 축하 드리며 출간의 기쁨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
      저 역시 기쁨과 행복감으로 충만했지요~ ^^

  7. 풍금 2008.08.07 1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엄마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신 분이라 감성이 풍부한 글이 책속에 땡글땡글.

    알찬글로 꽉!.~>>>>>>>>>>>>대박나세요..

    저도 쫌 있으면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줄 음반.생각중이거든요.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

    .

    • 보보 2008.08.09 1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라...
      뜻하신 일이 잘 되어 행복하게 성공하시기를 기원 드려요.
      그럼, 가수이신가요? 작곡가이신가요?
      예술가분께서 제 블로그에 오셨군요. ^^

  8. Bluepango 2008.08.07 2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님이 굉장히 기뻐하셨으리라 믿습니다.

    • 보보 2008.08.09 21: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
      허나 어머니의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지 못함은 못내 아쉽더군요.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9. 김소라 2008.08.08 0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개인적인 사정으로 어머니의 묘소에 자주 가지 못합니다.
    한 세번간 것이 고작 다네요...
    마음이 짠하고, 저도 너무나 부럽습니다. 현재 계신 엄마, 그리고 돌아가신 엄마,
    두분의 어머니를 두고 살아온 제 인생에서 강사님처럼 '기쁨과 감동을 주는 딸'
    이 정말 되고 싶습니다^^
    오늘 강연도 너무 기대이상이었고, 같이 온 친구도 열정을 받고 간 듯합니다.
    성공을 축하해주고, 격려해주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 또 부럽기도 합니다~
    체험에서 진득히 우러나온, 독서의 유용함과 삶의 변화라는 부분이 많이 와닿더라구요
    저도 독서강의를 하면서. 하는 비슷한 이야기들이었지만, 전 독서를 통해 아직까지 큰 삶의 변화가 없었던 것 같네요. 비교해보니...
    다독과 권수 채우기에 급급한 독서. 과시욕적인 독서, 전시품같은 책들.
    반성을 하면서 새로운 다짐을 하였던 귀중한 시간이었고, 다음달 다린 강의에서도 반갑게 뵐 수 있겠죠~ 아참, 그리고 언제 한번 시간내어 주셔서 함께 차라도 마시며, 더 좋은 이야기 나누면 좋겠습니다.
    다시한번 축하축하드립니다^^

    • 보보 2008.08.09 21: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그렇군요. 남다른 사연이 있었군요.
      언젠가 이야기 나눌 기회가 오리라 생각합니다.

      기대 이상의 강연이었다니 다행입니다. ^^
      친구분까지 만족하셨다니 기쁜 소식이네요.
      다음 달 다린에서의 강연도 잘 준비하겠습니다.

      9월이면 차 한 잔의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요?
      제가 수원에서의 강연이 있는 날에
      조금 일찍 만나서 식사와 차를 하는 것도 좋겠네요. ^^

  10. 이다현 2008.08.08 14: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샘 ^^ 맘이 짠해요 -
    저도 엄마가 무지 보고싶네요 지금 ^^

  11. 2008.08.08 15: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08.08.09 07: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와~ 기억력 대박이네. 청도 맞다. ^^
      내가 서울에서 책을 받은 게 월요일 저녁 8시 30분인데, 화요일 낮 1시에는 엄마 앞에 저 책을 놓아 두었으니 제일 먼저 달려간 게 맞겠지? ^^

      근데, 넌 엄마 보고 싶을 때 어떻게 하니?

  12. 2008.08.09 05: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08.08.09 21: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요. 그때 "왜 이렇게 떨리지?"라는 말을 했던 것 같네요.
      제가 잡아 먹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

      책과의 데이트는 어떤가요? ^^
      저자로서 궁금하긴 하네요. 하하하.
      다만, 즐겁고 유익하길 바랄 뿐입니다.

  13. 박상 2008.08.09 14: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님께 좋은 선물 했으니 이제 할머님께 좋은 선물 해야지?

    할머님께선 책 선물 받고 실망하셨잖우...ㅋㅋ

    열심히 열심히...알지?

    • 보보 2008.08.09 21: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 아직 할머니께 드릴 최고의 선물은 준비 못했지.
      네 말처럼 열심히... 열심히... 노력하마.
      수년 전 영란이랑 네가 새벽에 우리 집 앞에 찾아온 것처럼 나도 언젠가 나의 그녀와 너를 찾아가마. ^^ 기대하숑~!

  14. passion 2008.08.10 04: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몇일 전~나이트 근무 땡때이 치고(? 언어순화 한것임~) 놀자고 한 날!
    정말 심하게 흔들렸었지~~ㅋ
    책이 어떻게 됐는지 너무 궁금했지만 들은 이야기가 있어 차마 물어보지 못 했었는데..
    너무 기쁘다~~ㅎㅎ
    많이 축하하고...고마워~ 멋진 모습 보여줘서^^
    화이팅~ 나의 영원한 리더, 이희석!!

    • 보보 2008.08.11 09: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영원한 리더, 이희석 !?!?
      너의 이 말 때문에 십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되네.

      그 때 우리 조에는 자네가 있었고, 주희, 수용, 지영, 지혜 등이 있었지.
      아! 추억 속으로 빠져 드네. 다들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두 명은 결혼을 했구나. 지영은 확인이 안 되네. ^^ 이 녀석 잘 있겠지.

      아! 모두 함께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날이 올까?
      오지 않아도 참으로 감사한 날들, 행복했던 날들이었다.
      지금도 참 좋은데, 그 때도 참 그립구나. ^^

      이 놈아, 나 일해야 하는데 왜 날 이 지경으로 만들었누?

  15. 보리 2008.08.11 2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을 응원하고 둘러싸고 있음에..아마 선생님 눈물흘리실 때 어머니는 안아주시지 못하는 미안함과 벅차오르는 대견함에 더 많은 눈물을 흘리셨겠지요. 마지막 호호 웃음소리~선생님은 역시^^ 정말 멋진 분이세요! 어머니가 선생님을 늘 보호하고 있는 듯한 아..현덕이가 말하던 그 아우라? 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

    • 보보 2008.08.11 23: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관심 가져 주시는 분들이 계시어 얼마나 기쁜지, 얼마나 영광스럽게 생각되는지, 얼마나 감동이 되는지....
      그렇잖아도 오늘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이라 생각했다네.

      아우라?!
      현덕이가 나를 처음 만났을 때 느꼈다던 그 아우라가 무엇인지 사실 궁금하기도 했지. 나중에 물어봐야지 했는데, 보리도 그런 얘길 하는 구만. 하하하. ^^ 그저 좋은 얘기인가 보다 하며 지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