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균형있는 삶 ①] 더 깊은 성공으로 나아가자~!

카잔 2008. 10. 4. 09:20

더 깊은 성공으로 나아가자~!

 

20대 초반, A4 용지에 나는 이런 문구를 적었다. 미국의 어느 CEO의 말이다. 내 안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멋진 말이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하고 싶은 일이 없다면, 당신은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 문구를 눈에 잘 띄는 책상 위의 벽에다 붙여 두었다. 나의 왕성한 호기심과 남다른 열정은 나에게서 게으름뿐만 아니라, 고맙게도 잠까지 앗아가 주었다. 건강에는 자신 있었던 나에게, 잠자는 시간은 일하는 시간을 방해하는 아까운 시간이었다.


열정은 어떤 일이 하고 싶어서 밤에 잠이 오지 않는 것이다. 혹은 그 일로 인하여 이른 새벽에 눈이 번쩍 떠지는 것이다. 종종 그 열정이 우리를 탁월한 곳으로 데려다준다. 열정이 성실함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성실히 보낸 하루에 대한 성취감을 느끼고 그 성취로 인한 기쁨과 뿌듯함을 누린 하루라면, 분명 보람차고 의미 있는 날을 보낸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열정의 부작용도 있다는 것을 세월이 조금 흐른 뒤에야 알았다.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 단 한 가지라면, 이 부작용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소중한 것은 여러 가지이다. 직업에서의 성공, 가정에서의 행복 그리고 몇몇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와 건강. 이 중에서 어느 하나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열정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것은 균형을 잃어버리는 삶이다.


균형은 추구할 만한 가치이다. 일의 성공과 가정의 행복 사이에서의 균형이 가장 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균형일 것이다. 현명한 사람들은 일과 삶이 서로 배타적이지 않음을 알고 있다. 일의 성공과 가정의 행복은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동시에 추구해야할 영역이다. 다행히도 이런 균형을 누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사람들의 조언이 담긴 책도 있다.


하지만, 크게 성공한 사람들 중에서 몇 분들이 균형은 포기와 함께 이뤄진다고 표현한 점은 무척 아쉬운 점이다. 잭 웰치는 이렇게 말했다.

“일에서의 성공을 첫 번째로 꼽는 사람들은 자녀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어느 정도까지는 포기해야 한다. 일과 생활의 균형은 교환이다. 다시 말해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포기할지를 스스로 나누는 것이다.”


『코리아니티』에는 호주에서 가장 유명하고 존경받는 뉴스캐스터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하는 맥신 맥큐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여성들은 무엇인가를 포기합니다. 그것이 생활입니다. 저는 커리어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갖지 않았습니다. 아마 지금도 아이를 키우면서 경력을 함께 키워갈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균형은 힘든 것이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잭 웰치나 맥신 맥큐는 우리보다 더 성취 지향적인 반면에 덜 관계 지향적인 사람들일 수 있다. 만약 누군가가 이들과 같은 정도의 성취심을 가진 동시에 관계 지향적인 성향까지 가지고 있다면, ‘포기’라는 방법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잭 웰치나 맥신 맥큐는 분명 일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그렇다면, 일하는 방식에서는 이들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유익할 것이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그다지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잭 웰치는 두 번이나 이혼의 아픔을 겪었고, 맥큐는 아이가 없다. 그렇다면, 삶의 방식에서는 이 두 사람의 얘기를 조언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 미국이 경제부국이라는 이유로, 그들의 문화까지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마찬가지로 그들이 직장에서 성공하였다고 하여 삶의 방식까지 탁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다.


그렇다면,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서는 또 다른 모델링이 필요하다. ‘균형’을 이룬 사람들의 조언이 필요한 것이다. 불행하게도 나의 가까운 사람들의 대부분은 균형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지나친 완벽주의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힘들게 만드는 나의 상사, 가정에 있어야 할 시간을 마련하지 못한 정도로 직장에서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삼촌, 건강의 중요성을 잊을 정도로 잠을 줄여가며 공부했던 어느 팀원이 그렇다.


항상 그래왔듯이, 나는 책을 찾았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교수와 연구원들이 쓴 『균형』, 마르코 폰 뮌히하우젠의 『균형잡고 살아라』, 데이비드 히넌의 『일과 삶의 균형 더블 라이프』등의 책들은 균형을 이상 강령에서 실천 지침의 영역으로 끌어내려 준다. 그 중『균형잡고 살아라』의 저자는 ‘균형’이라는 말만 기억하고 생각해도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며, 우리 삶의 균형을 위협하는 7가지 편견을 제거하라고 조언한다.


․ 직장에서 성공하면 인생도 성공한 거야.

․ 바쁘고 힘들어야 열심히 사는 것 같아.

․ 돈이 많으면 행복도 따라오는 거야.

․ 나만 정신없이 사는 게 아냐. 다들 그렇게 살아.

․ 성공한 후에 다 할 수 있어.

․ 하고 싶은 거 하고 사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

․ 사생활은 계획하기가 어려워.


이는 모두 잘못된 생각이다. 인생은, 종종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인생은 모든 사람들에게 실패의 자리에서 성공의 자리로 나아오라고 초대한다. 그 초청에 손을 내밀어 성공으로 가는 길에 올라서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또한 인생은 얕은 성공의 자리에 머물고 있는 이들을 더 깊은 성공의 자리로 초대하고 있다. 이는 더 큰 기쁨이 있는 곳이며, 더 의미 있는 성공이 있는 곳이다. 그 곳으로 가는 비결이 우리 삶에 ‘균형’을 덧입히는 것이다.


팀원 중에 잠자는 시간이 아까워, 2시간씩만 잠을 자며 공부를 하던 녀석이 있었다. 나는 말렸다. 그는 괜찮다고 했다. 그러다가 그의 몸에 탈이 났다. 그제서야 그 녀석은 자신이 뭔가를 착각하고 있었다고 토로하며 그 열정을 후회했다. 열정으로 인해 잠 못 드는 밤이 일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열정이 도를 넘어선 것이다. 이때부터 열정은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 이때의 열정은 더 이상 열정이 아니라, 조급함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것이 열정의 부작용이다.


잠들기 전에 잠시 누리는 여유는 아름답다. 열정이 이러한 여유를 누리지 못하게 만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물론, 나태함이 끼어들 틈이 없는 치열한 일상은 여유를 더욱 아름다운 시간으로 만든다. 잠자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을 정도라면, 치열한 열정은 반가운 손님이다. 안절부절 못하는 조급함이 아니라면, 치열한 열정은 필요한 삶의 태도이다. 잘 보낸 하루가 행복한 잠을 가져오듯이 잘 보낸 인생은 행복한 죽음을 약속해 주리라.


물론, 일에서의 성공은 우리에게 행복을 안겨다준다. 하지만, 일에 대한 열정이 발휘되어야 할 영역은 직장이다. 가정에서는 또 다른 행복의 근원을 위한 공간이기에 일에 대한 열정의 스위치를 OFF로 전환시켜야 한다. 잠자는 시간을 아까워하기 전까지만 치열함을 가지는 것이 열정의 역할이다. 마찬가지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아까워하기 전까지만 열심을 내어 일하는 것이 열정의 역할이다.


구본형 소장님은 『코리아니티』에서 이렇게 말했다. “삶에서 중요한 것들, 예를 들어 일, 가정, 친구, 배움 등은 버릴 수 없는 것이다. 그것들은 삶을 받치는 기둥이어서 버리는 순간 삶이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삶에서 중요한 것들은 버릴 수가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 그러니, 먼저 균형 있는 삶을 살아가려면 나의 삶에서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성찰해 볼 일이다. 그 성찰의 결과로 3가지의 중요한 것들이 발견되었다면, 균형 감각으로 그 3가지를 모두 누리며 살아가게 될 것을 기대하자. 나에게 정말 소중한 것들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은 될 수 있지만, 최고 ․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조화와 균형에 이르는 방법을 모색하자. 열정과 균형이 어우러진 삶을 꿈꾸자.

인생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니, 우리는 일과 가정에서 모두 성공할 수 있다! 균형, 그것은 더 깊고 의미 있는 성공으로 가는 길이다.

글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