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스티븐 코비 강연을 통해 배운 점 & 느낀 점

카잔 2008. 12. 7. 20:08
12월 5일, 리츠칼튼 호텔에서의 CEO 조찬모임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의 시간관리 페스티발.
두 개의 행사 모두 스티븐 코비라는 리더십 분야의 최고 석학이 메인 강사였다.
보보는 모두 참석했고 몇 가지를 느끼거나 배웠다.
스티븐 코비의 이론을 정리하기엔 역부족이어서 지극히 개인적인 배움과 느낌을 나눠 본다.


#1. 독서의 힘은 위대하다

"스티븐 코비에게 솔직히 조금 실망했어요." 어느 참가자의 말이다. 
그럴 만하다. 책으로 접했던 그의 탁월함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감격했을까!
그들은 또 얼마나 큰 기대감을 안고 스티븐 코비의 강연회에 참석했을까!

한 시간 남짓의 강연을 통해 감동을 받아 자신의 삶이 도약할 것을 기대한 것만큼,
딱 그만큼의 실망감을 안고 돌아갈지도 모를 일이다. 
대중 강연에서는, 그것도 짧은 강연에서 대부분의 유명 저자들은 당연한 소리를 한다. 
특별한 비법을 전수받기를 기대한 참가자들은 실망을 한다. 
이미 책을 통해 얻은 것, 그 이상의 것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강연 참가의 무익함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의 위대함을 한번 더 언급하려는 것이다. 
저자를 직접 만나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있고,  
독서하며 저자를 읽는 것은 실제적인 배움이 있다. 


#2. 위대한 강사라면 당연한 소리를 한다!

마크 빅터 한센도 그렇고, 스티븐 코비도 그렇다. 
그들의 강연은 퍽이나 이론적이었고, 자주 들었던 소리였다. 
'특별한 비법' 전수를 기대했던 이들은 '고귀한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실망한다. 

강사들은 이렇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주어진 한 시간 동안 전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경우, 특히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이 주어진 경우에는
구체적인 방법론보다는 태도, 가치, 마음가짐에 대하여 강연을 하게 된다. 
위의 질문에 대한 해답이 바로 이런 것이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책을 통해, 혹은 다른 강연을 통해 수없이 들었던 이야기이다.
그러나 끝장을 본다는 마음으로 실천해 보지는 않은 것들이다. 
강사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참가자들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들.
아! 만약 그 강사가 탁월함을 인정받는 사람이라면 믿고 자신의 삶을 던져 볼 일이다. 

좋은 강사라면 당연한 소리를 한다.  특별한 비법이나 과장된 약속을 남발하지 않는다. 
훌륭한 강사라면 당연한 소리를 설득력있게 전한다. 
위대한 강사라면 자신의 삶으로 당연한 소리를 살아 내어 영향력을 발휘한다.
결국 그들도 당연한 소리를 하며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한다. 

어쩌면 나는 당연한 가치(모두가 알고 있는 성실, 정직 등)을
더욱 영향력 있게 말하기 위해 권위를 얻으려 하는지도 모른다. 
결국, 나는 지금 그대로의 생각을 전하게 될 것이다. 


#3. CEO 조찬모임에서 배운 점

난 명함이 없다. 없어도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 조금 불편할 뿐이다. 
몇 마디를 더 해야 하니 말이다. "저는 명함이 없습니다. 제가 메일로 인사 드리지요." 
어떤 이의 명함이 그의 실제 모습과 전혀 다름을 보며 無 명함이 순간 자랑스럽기도 했다. 
그의 명함은 실력에 비하여 너무 뻥튀기 되어 있던 것이다. 
나는 명실상부하고 싶다. 명성과 실력의 조화를 이루고 싶은 것이다.

평소에는 명함의 필요성을 전혀 못 느꼈는데, 
이번 스티븐 코비의 조찬 강연회에서는 슬쩍 부담이 느껴졌다. 
리츠칼튼 호텔에서의 CEO 조찬 모임이니, 나를 잘 보여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인사를 할 때, 명함이 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
없으니 그냥 갈까 했는데 나는 책이 있으니 책 선물을 하기로 했다.

결국, 어색하게 두 권의 책을 내 옆에 앉으신 분들에게 드리긴 했다. 
지금 되짚어보니 두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첫째, 지금까지 책 선물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 
물론, 진심으로 고마운 분들에게 선물을 하긴 했지만
홍보를 위하거나 나를 드러내려는 목적으로는 한 권도 선물하지 않았다. 
내 책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구나, 라는 자각을 했다. 
이것이 과도한 착각일지라도 나에 대한 발견을 한 것 같아 기분은 좋았다.

둘째, 이제는 책 선물을 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 점.
나를 드러내려는 목적으로는 선물하지 않으리라고 다짐했다. 
내게는 한 명에게 저자로 알려지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었다. 
나는 열심으로 책을 썼고, 한 권의 값어치를 할 만한 가치를 담았다고 느끼는 자부심이다.
이 것을 스스로 지켜내는 것이 내게는 의미 있었다. 하하하.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다. 의미로, 고마움으로 선물했다. 
홍보로, 권위주의로 누군가에게 드리지는 않았다. 
누군가가 쓸데없는 짓이라 생각해도 스스로 지켜나가야 한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게 믿고 있으니까 말이다. 
나의 지력과 생각이 성숙하여 이러한 믿음이 바뀔 수는 있다.
그러나 나의 믿음과 행동을 어긋나게 살고 싶지는 않다. 
내가 곧은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 너무 많이 어긋나서 부끄럽기 때문이다.  
 

#4. 스티븐 코비의 탁월함

스티븐 코비의 이론은 체계적이었고 그의 저서들을 관통하는 일관성이 있었다. 
그가 개인적인 우정을 나누기에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르고 알게 될 가능성도 희박하다. 
하지만, 그가 조직, 리더십, 성공과 행복에 대해서는 최고의 지혜를 들려 줄 구루라는 점은 확실하다.

조찬모임 강연을 들으며 『성공하는 사람들의 8번째 습관』을 읽으며 느꼈던 감동이 기억났다. 
어렵다고 읽기를 포기하기엔 아까운 책이다.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권할 수도 없다. 어렵다는 얘기가 많았으니. 
(사실, 속도를 우선하여 읽는 독서 습관을 지양하는 노력을 조금이라도 한다면
스티븐 코비의 책들이 마냥 어렵게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코비의 관심 영역이 개인과 조직을 넘어 사회와 공익 분야까지 확대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당신의 지혜와 지식을 사회에 공헌하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나, 라는 생각도 슬쩍 들었다. 
『범죄의 종말』이라는 책을 집필 중이시고, 여러 공공 단체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시는 얘길 하셨던 게다.

스티븐 코비는 경영학, 성공학에서 손꼽을 만한 석학이고 깊이 공부해 볼 만한 인물이다.
개인적으로, 21세기에는 (작고하신) 피터 드러커와 스티븐 코비가 이 분야 최고의 경지라고 생각한다. 
짐 콜린스, 톰 피터스 등의 경영사상가들이 있지만, 한 수 높은 단계로 보인다.
그러니, 리더십과 경영, 성공학에 관심이 있다면
스티븐 코비와 피터 드러커의 저서들부터 읽어야 할 것이다. 물론, 주관적인 견해다. ^^


글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