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지하철 입구에 들어서려는데 구두끈이 풀렸다.
에스켈레이터에 몸을 싣고서 뒤돌아 허리를 숙였다.
다른 것보다 비교적 길이가 짧은 에스켈레이터이니 빨리 묶어야 했다.
끈이 풀린 구두 쪽의 다리를 들어 올려 두 계단 위에 올리고 끈을 잡았다.
나는 <에스켈레이터가 끝나기 전에 신발 끈 묶기>라는 게임을 즐겼다.
지하에 내려가 발을 올려 둘 만한 곳이 없으면 허리를 훨씬 많이 숙여야 하니까.

짧은 순간이었지만 재밌었다. 그리고 희미한 짜릿함이 있었다.
주어진 시간 내에 끝내야 한다는 (비록 크지는 않지만) 긴장감 때문이었다.
신발끈을 묶으면서 머릿 속에 떠오른 것은 내 인생의 중요한 일들이었다.  
언젠가 삶은 끝날 것이다. 혹은 남아 있는 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음을 깨달을 날이 올 것이다.
그 때, 주어진 시간 내에 신발끈을 잘 묶어 낸 오늘처럼
내 인생에 주어진 사명을 완수한 사람이고 싶다.

인생은 3가지의 놀이 : 문제해결 놀이, 의식주 놀이, 그리고 만남 놀이라는
어느 시인의 말을 좋아했는데, 놀이 하나를 더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명 완수 놀이.

세상에는 인간을 하나의 기계로 보는 세계관도 있지만,
의미와 목적을 지닌 존재로 보는 세계관도 있다. 나는 후자의 세계관을 믿는다.
누구나 <삶이 끝나기 전에 사명 완수하기>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사명이 무엇인지 발견하기 위해 책상 앞에서 고뇌할 필요는 없다.
사명은 생각만으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며 조금씩 발견해 가는 것이다.
일에 흠뻑 빠져 보아야 일과 자신의 적합성을 알 수 있다.
사명은 강점, 고난, 부담감, 꿈, 자기다움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1. 강점은 축복일 뿐만 아니라 사명이다.
남보다 더 가진 것으로 세상에 공헌하고, 사람들을 섬길 수 있다.

2. 고난은 고통이 아니라 사명이다.
아픔을 겪은 사람이 느끼고 섬길 수 있는 영역이 있다.

3. 부담감은 부담스런 의무가 아니라 사명이다.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영역에 대한 부담감에 사명이 깃들어 있다.

4. 꿈은 망상이 아니라 사명이다.
설레는 꿈을 이뤄가는 과정과 결과를 통해 우리는 사람들을 섬길 수 있다.

5 자기다움은 특이함이 아니라 사명이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본연의 사명이다.

강점을 발견하여 활용하려고 노력하는 것, 고난을 통해 배운 깨달음을 나누는 것,
부담이 가는 일에 기꺼이 동참하는 것, 자기다운 삶의 모양대로 자신 있게 살아가는 것.
자신을 전율시키는 꿈을 이루기 위해  힘차게 전진하는 것,
이런 것들이 사명을 완수해 가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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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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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금&영원 2010.03.17 18: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팀장님, 읽으면서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짧은 글이 제게 참 귀한 통찰을 줍니다. 팀장님은 역시 저에게 은혜의 통로이십니다.^^

  2. 2010.03.17 2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10.03.18 0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구두닦이 놀이, 좋습니다. ^^
      더욱 멋진 모습으로 성장하시리라 믿습니다.
      따끔했을 조언을 이리 기쁘게 받아 주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