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친구가 아산병원을 떠났다. 고향인 대구로 간다. 건강하게 퇴원하여 집으로 가는 것이면 더없이 좋으련만, 녀석은 상황이 악화되어 호스피스 병동으로 간다. 형의 차를 타고 병원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고 나니 온몸에 힘이 모두 빠져나가는 듯했다. 1층 로비 접수대 앞 의자에 앉았다. 한동안 멍했다. 지나간 3주 동안의 병원 생활이 스쳐지나갔다. 퇴원하는 과정도 떠올랐다. 친구는 건강을 회복하여 웃으며 걸어 나가는 게 아니라,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다. 녀석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착잡함에 두려움과 절망이 버무러진 어떠한 느낌일 것 같다고 추측할 뿐이다. 휠체어를 밀고 가던 나는 간호대 앞에서 잠시 멈춰야 했다. 친구가 나를 세우더니, 간호사들에게 인사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간호사들이 밝게 인사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