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적당한 포만감으로 마시는 진한 커피는 내가 즐기는 아침 일상이다. 지금 나는 카페에 앉아 커피를 읽는다. 머그잔을 기울일 때마다 크레마 아래로 기어나오는 까만 속살을 보며 미소 짓는다. 후 불며 커피를 홀짝인다. 키스라도 하듯이 커피가 입 안으로 들어온다. 짧은 키스의 반복이 이어진다. 커피 맛은 어쩌면 사랑 같다. 진할수록 향기롭다. 씁쓸함 속 그윽함이 있다. 커피 맛을 모르면 씁쓸하나, 맛에 눈 뜨면 달콤해진다. 사랑의 실체가 아무려면 어떤가. 어차피 인생처럼 희로애락이 있을 테고, 회사 일처럼 의무가 있으니 가끔씩은 휴가가 필요하다는 것은 뻔하지 않은가. 사랑 따위 다 안다고 말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오히려 그 반대다. 사랑에 빠지면, 흑백 세상이 컬러로 바뀌고 시들해던 삶 곳곳에 생기가 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