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3 2

그리움이 짙어지는 날

4월은 그리움이 짙어지는 달이다. 밤에 감상하는 벚꽃은 영락없이 선생님을 떠올리게 한다. 2013년 4월 15일, 장례식이 끝나고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가던 밤, 벚꽃나무를 만났다. 봄바람이 불었고 벚꽃잎이 흩날렸다. '언젠가 내 인생의 꽃도 선생님처럼, 저 벚꽃처럼 떨어지는 날이 오겠구나' 하고 생각했던 그날 밤의 인상이 선명하다. 1992년 4월, 청명했던 하늘 아래에서 어미를 잃고 울부짖었던 열다섯짜리 중학생의 기억이 희미해진 것과 대조적이다. 4월을 조금은 쓸쓸하게 보내게 된다. 얼마간은 가슴 아리게 보내기도 한다. 어찌할 수 없는 내 인생이다. 두 분과 관계 없는 별개의 작은 슬픔이 선생님이나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어질 때도 있다. (4월에만 유독 그런 걸까? 모르겠다.) 선생님 사진 폴더를 ..

명랑하게 꿈꾸는 하루살이

1. 인터넷 서점에서 『30년 후가 기대되는 삶』이라는 제목의 책 표지를 보고 든 생각. '그래, 30년 후의 삶이 기대되거나 궁금한 사람들도 있겠구나.' 나는 기대하지 않는다. 궁금하지도 않다. 그때 살아있을까, 하는 의문이 잠시 들 뿐이다. 나의 관심은 오롯이 지금 이 순간이다. 일년의 목표를 세우긴 하나, 원대한 꿈이나 장기계획도 없다. 나에게 미래란,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대한 응답과 실행의 총합이다. 나는 하루살이처럼 살고 싶다. 내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매일 밤마다 하루를 갈무리하는 삶! 양극적 사유가 지혜를 낳는다. 하루살이처럼 사는 삶, 다시 말해 내일이 없다는 생각은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만들지는 몰라도 장기적 관점이나 사고의 유연함을 앗아간다. 집에서 잠자리에 든다면 실제로 내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