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디에도 삶의 의미가 없었다. 부모님의 사랑은 기억조차 희미하고, 가장 편하고 친했던 친구는 그리움이 됐다. 부모님은 내가 막 사춘기에 접어들었을 무렵 세상을 떠나셨고, 37살의 친구는 췌장암에 자신의 삶을 내어주고 말았다. 존경하던 스승은 폐암으로 예순이 되기 전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셨다. 사랑과 우정 그리고 배움이 나를 외면한 느낌이 드는 내 삶의 실존들이다. 고통은 그치지 않았다. 작가를 꿈꾸는 내게 글쓰기는 일상이다. 메모와 기록은 습관이다. ‘노트북 데이터 유실’은 엄청난 불운일 수밖에 없는데, 바로 그 일이 내게 벌어졌다. 어제까지 쓰던 자기경영 일지와 십년 동안 기록해 왔던 와우스토리랩 수업 노트가 없어졌다. 스무 살 이후 매일같이 써 왔던, 언젠가 책으로 내고 싶었던 글들도 나를 떠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