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소설] K는 두 권의 좋은 책을 쓴 전문가다. 전문가들의 호평한 책인데도 대중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종종 신문사나 방송사에서 K에게 연락했다. 자문을 구할 때도 있었고, 책이나 토론 프로그램 출연을 부탁할 때도 있었다. K는 거절했다. 도움 될 말을 할 자신이 없었고, 그런 발언을 할 만큼 세상에 대해 잘 아는 것 같지도 않아서였다. 방송작가는 K 다음으로 중요한 전문가를 찾았지만 비슷한 이유로 거절당했다.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지성보다는 센스 있게 말을 잘하는 인사가 방송에 더 적합하지만, 작가와 PD는 자기 프로그램만큼은 말을 잘하지 못하더라도 높은 지성을 소유한 이들을 초대하고 싶었다. 그들의 의도는 실현하지 못했다. 결국 대중서로 이름을 알린 저자 J를 초대했다. 그는 흔쾌히 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