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 16

허접한 결과물이 나와도

"어쩌면 내가 쓰는 소설이 아주 작은 살구씨를 품는 행위인지도 모른다. 고통만 있을 뿐 아무것도 얻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겪는 산고가 아무 소용이 없는 짓이 되더라도, 나는 계속해서 양분을 흡수하고 가슴을 부풀릴 것이다. 그러다 보면 꾸물꾸물 움직이는 동물이 아니어도,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넓히는 나무 한 그루를 내 속에 키울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면, 그리하여 단 한 사람에게라도 새콤한 살구 맛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걸로도 되지 않을까? 나는 단단한 껍데기가 열리고 싹을 틔우는, 내 몸에 자리잡은, 하나의 살구씨를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바깥으로 내보이기 위해 거쳐야 할 고통을 기쁘게 맞을 것이다." 소설가 천운영의 말이다. 희망과 위로가 적절히 뒤엉킨 이 소설..

매너리즘에 빠지는 이유

책 출간의 기쁨은 컸다. 첫 책의 출간을 함께 기뻐해 준 와우팀원들의 모습을 보며 행복했다. 동기들을 비롯한 선후배 연구원들이 마련해 준 출간기념회는 내게 큰 기쁨과 깨달음을 안겨 주었다. 함께 축하해 준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또 축하받는 일은 얼마나 사람을 기쁘게 하는지를 알게 된 것이다. 허나, 가장 큰 기쁨은 책을 출간하기 위한 과정에서 느꼈던 희열과 만족감이었다. 하나의 주제를 매듭지어 갈 때마다, 좋은 착상이 떠올라 책을 조금씩 충실하게 만들어갈 때마다 최상의 기분을 맛보았다. 이것은 분명, 출간된 후에 듣게 되는 세간의 좋은 평가에서 얻는 기쁨보다 깊다. 동시에 책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에 대하여 의연할 수 있는 근원이기도 하다. 몰입하여 전부를 걸면 과정에서 희열을 느낄 수 있다. 나는 ..

몰입으로 행복한 하루

새벽 4시부터 밤 8시까지 식사했던 2시간 여를 제외하면 오롯이 업무를 처리하는데 투자했다. 최근 며칠 동안의 몰입도가 점점 높아지더니 오늘은 최고의 집중력으로 업무에 몰입하였다. 마감이 다가오고 있는 두 개의 글을 마감하여 송부하고 미뤘던 우체국 업무와 공저로 쓴 책의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오후 4시경 한 번 자리를 바꾸었다. 오전엔 사무실에서, 오후엔 카페에서. 12시간 가까이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볍고 기분 좋았다. 집에 가면 프로야구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더욱 설레였다. 일상 중에서 몰입 체험을 늘려가는 것은 분명 행복 증진에 도움이 된다. 내일도 이리 즐겁게 업무에 몰입하고 싶지만, 강연이 있다. 몰입의 흐름이 끊어지는 듯 하여 아쉬운 마음마저 든다. 목요일에도 강연이 이어..

[온전한 삶으로의 여행] 기쁨을 증폭시키기 위한 2가지 질문

"어린아이는 의욕을 가지면서도 그 이유를 모른다. 이 점에 대해서는 박학다식한 학교 선생도, 가정교사도 모두 의견이 같다. 그러나 어른도 어린아이와 마찬가지로 이 지상을 헤매고 다니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채, 진정한 목적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비스킷이나 과자, 자작나무 회초리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실은 아무도 믿고 싶어하지 않는다. 불을 보는 것보다 더 명백한데도 말이다." -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은 미각을 상실하여 좋아하는 음식의 맛을 느끼지 못한 채 씹는 것과 같다. 현재 자신이 세운 모든 목표가 자신이 원하는 만족감을 가져다 주지는 않을 것이다. 목표를 달성했는데도 기대했던 정서적 만족을 느끼지 못했던 ..

[성찰일지] 1월이 저문다...

당구를 잘 치려면 1) 무작정 치는 게 아니라, 다음 포지션을 생각해야 한다. 2) 내가 보내고 싶은 곳에 수구를 보내려면 타점에만 집중해야 한다. 3) 스트로크 자세가 안정되어 머릿 속에 떠오른 진로로 수구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삶을 잘 살려면 1) 개념없이 사는 게 아니라, 내일을 생각해야 한다. 2) 내가 원하는 삶을 살려면 오늘 하루에 집중해야 한다. 3) 의지와 근성을 발휘하여 머릿 속에 떠오른 계획대로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중/ 고등학교 시절 당구에 몰입했던 것이 헛되지 않음을 자주 느낀다. 삶은 내가 만족스러운 것들로만 이뤄지지 않음을 깨닫는다. 더 깊은 지혜를 얻으려면 내 삶을 이루는 모든 실체들에 대하여 "네"라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들까지 받아들이고 나..

11월 23일 캠퍼스플러스 특강 참가자들에게..

11월 23일 선릉을 찾아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2시간 35분 동안의 긴 시간 동안 집중해 주신 점도 거듭 감사드립니다. 졸강이지만, 여러분들의 빛나는 실천으로 삶의 도약을 만들어가시길 기원합니다. 시간관리의 처방은 이제 부지런해야지, 라는 다짐이 아니라 자기 내면 속에서 불꽃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 불꽃은 여러분의 비전이요, 여러분을 전율시키는 목표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모든 관심을 아우르는 소명의식입니다. 몰입과 성찰을 반복하셔서 여러분 자신을 만나시길 바랍니다. 몰입과 성찰에 관해서는 아래 글 [한국리더십센터 웹진 모음]에서 보보의 드림레터 2편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강연 내용과 연결되는 글이니 시간 내시어 한 번 읽어보시면 됩니다. 비전에 관한 내용으로는 보보의 드림레터 9편을 읽..